‘장애인 안내견 막은’ 롯데마트에 불매운동 확산

무성의한 사과에 되레 공분 ↑…“퍼피워커 관심 필요”
김영식 기자
ys97kim@naver.com | 2020-12-02 09:38:56
▲ 롯데마트 매장에서 출입을 거부당한 장애인 안내견.(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최근 롯데마트 한 매장에서 장애인 안내를 훈련하던 퍼피워커와 안내견 출입을 막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회사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여론 공분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에선 해당 대형마트에 대한 불매운동 의견이 속속 제기되는 등 사태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장애인 안내견 훈련, 이른바 ‘퍼피워킹’에 대한 사회적 무지와 무관심이 확인되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장애인 안내견, 대중교통‧시설 출입 가능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마트 잠실점에서 한 직원이 ‘퍼피워킹’ 중이던 예비 안내견과 견주 출입을 막아서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이는 최근 SNS에 한 누리꾼이 해당 장면을 목격, 당시 소회를 글로 게재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해당글은 온라인상에서 일파만파 확산됐고 롯데마트에 대한 여론은 급속히 악화됐다. 

해당글에 따르면 당시 롯데마트 직원은 매장을 방문한 ‘퍼피워커’에게 “장애인도 아닌데 왜 안내견을 데리고 입장했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글쓴이는 “봉사자는 눈물을 흘렸고, 강아지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했다. 이같은 사람 다툼에 놀란 예비 안내견은 리드줄을 물었고 분뇨까지 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 악화가 이어지자 롯데마트는 지난달 30일 긴급공지를 내고 사과했다. 당시 롯데마트는 “잠실점을 내방한 퍼피워커와 동반고객 응대 과정에서 견주님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한 점을 인정한다. 고개숙여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언급했다. 

이어 “롯데마트는 장애인 안내견뿐 아니라 퍼피워커에 대한 지침 및 현장에서의 인식을 명확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과에도 회사가 사과문을 게재한 방식을 문제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여론 공분은 더욱 커졌다. 공식 홈페이지가 아닌 해당 SNS에 사과문을 올린 사실이 전해지면서 롯데마트 측이 사건을 축소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왔다. 

현재 롯데마트 전 지점에는 안내견 관련 공지문이 부착된 상태다. 공지문에는 ‘안내견은 어디든지 갈 수 있어요! 식품 매장, 식당가도 출입이 가능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네이버‧다음 등 포털 댓글에선 현재 어렵지 않게 롯데마트를 비판하는 글들을 찾을 수 있다. 이미 전날까지 포털 트렌드 순위권에 롯데마트가 이름을 올리면서 굵직한 이슈들을 잠식하기도 했다. 

현재 누리꾼들이 게시한 글들을 보면 “비난 여론이 가라앉지 않으니까 결국 사과하네”, “사과문이 짧아 성의가 느껴지지 않는다”, “이제부터 롯데마트 안 가” 등 부정적 의견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논란이 자칫 국민적 불매운동으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특히 사실 여부를 떠나 롯데를 일본기업으로 인식하는 국민 정서가 있어 작년 크게 번진 일본기업 불매운동이 재현될 수 있을 것이란 우려다. 

실제 온라인상에선 ‘롯데마트 불매’ 관련 게시글이 다수 확인되면서 조짐이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통계상 수치도 이를 방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SNS에서 안내견 거부 사실이 처음 알려진후 ‘롯데마트 불매운동’ 관련 온라인상 포스팅은 7건 게시됐다. 다음날인 30일 이같은 사실이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다뤄지자 272건으로 급증했고, 전날에도 273건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롯데마트 논란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 안내견훈련 봉사과정인 ‘퍼피워킹’에 대한 성찰 부족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선 다수의 무지가 우연히 롯데마트 사례에서 드러난 것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퍼피워킹’은 장래 안내견이 될 강아지를 생후 7주부터 약 1년 간 일반 가정에서 맡아 위탁·양육하는 자원봉사 활동을 말한다. 퍼피워킹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를 ‘퍼피워커’라고도 한다.

퍼피워커는 개훈련 활동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소모해야 한다. 예비 안내견은 장애인 안내를 위해선 미리 다양한 경험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자원봉사자는 이들 개를 데리고 상가·대중교통‧공공장소 등 많은 곳을 직접 다니며 상황에 맞는 훈련을 진행해야 한다. 

위탁 기간 안내견학교에서는 퍼피워커 가정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개들에 대한 건강관리와 훈련에 대한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기본적인 사육용품과 경비, 예방접종 등도 안내견학교에서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과정을 거친 예비 안내견은 정부에서 발행한 ‘장애인 보조견 표지’를 부착한다. 이 표지가 있는 강아지는 대중교통 수단에 탑승할 수 있고,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에도 출입 가능하다. 이번 롯데마트 사례에 등장하는 강아지도 해당 표지를 부착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애인 복지법’에 따르면 장애인 보조견 표지를 부착한 안내견의 대중교통 및 공공장소, 숙박시설 등의 출입과 관련해 정당한 사유 없이는 거부할 수 없다. 만일 정당한 사유없이 거절할 경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한 퍼피워커가 보조견 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경우에도 적용된다. 

장애인단체 한 관계자는 “우리 사회에선 장애인 인식과 관련해서도 부족한 부분이 여전히 너무나 많다고 느끼는 게 현실이다. 하물며 동물은 어떻겠느냐”면서 “이제부터라도 ‘퍼피워킹’ 관련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이 사안을 바라보는 국민적 시각이 개선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세계로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