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진 법치국가 건설 계기돼야 할 공수처 신설

편집부 기자
| 2017-09-25 09:55:52

공직자들의 부패 근절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공직자, 특히 고위 공직자들의 청렴도는 한 사회의 도덕윤리지수를 상징한다.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부러워하는 덴마크와 뉴질랜드, 핀란드는 국제 투명성기구에서 발표한 2016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에서 차례대로 1, 2,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상국가 175개국 중 43위에 머물렀다.

 

부패인식지수는 공직사회와 정치권 등 공공부분에 부패가 얼마나 존재하는지에 대한 인식 정도를 평가한 지표로 전문가의 인식을 반영해 산출한 것이다. 이와 함께 얼마 전 글로벌 홍보기업 ‘에델만’이 세계 주요 27개국 정부. 기업. 언론. 비정부 기구(NGO) 등 4개 주요기관을 대상으로 신뢰도를 매긴 2015 에델만 신뢰바로미터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기업 신뢰도가 2014년 39%에서 2015년 36%로 조사대상국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고, 정부 신뢰의 경우 2014년은 45%였으나 2015년 33%로 추락해 멕시코와 공동 바닥권인 20위에 그쳤다. 공직자와 사회지도층의 부정비리 사례들이 바닥에 이른 신뢰수준을 확인해주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부정부패와의 전쟁은 쉽게 끝나는 게 아니다. 희생이 뒤따라야 한다. 정부 차원서 부패와의 전쟁을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지도층의 도덕능력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부패문제는 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나 화재경보식 접근이 될 수밖에 없다. 부패척결을 논의할 때 예방 교육과 적발, 처벌, 엄정성 등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부패와의 전쟁’을 멈출 수 없는 이유이다. 일반 국민들은 우선적 현안으로 경제활성화와 부정부패 척결을 꼽고 있음을 되새겨야 한다. 근래 공직 부패는 보다 구체적이고 은밀한 형태를 띠고 있다. 법규를 위반하고 부당한 개인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서 때마침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를 전담할 수사기관의 윤곽이 드러났다.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독립적인 특별수사기구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을 박상기 법무장관에게 권고하고 관련 법률 제정안 초안을 공개한 것이다. 만시지탄이다. 개혁위원회가 그린 밑그림을 보면 검사 50명을 포함해 수사 인원만 최대 122명에 달하는 매머드급이다. 검사 50명은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에서 부패범죄 등 특별수사를 맡는 3차장 산하 검사 60명과 비슷한 규모다.

 

권한도 막강하다. 공수처는 수사·기소·공소유지권을 모두 갖고 경찰·검찰 수사가 겹칠 때는 공수처가 우선 수사할 수 있다. 수사 대상에는 대통령, 국무총리, 국회의원, 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 대법관·헌법재판관, 광역지방단체장 등 주요 헌법기관장 등이다. 여기에 장·차관 등 국가공무원법상 정무직 공무원과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공무원, 판·검사와 경무관급 이상 경찰, 장성급 장교도 수사 대상이다.

 

수사 대상 범죄도 폭넓다. 전형적 부패범죄인 뇌물수수, 정치자금 부정수수 등 외에도 공갈, 강요, 직권남용, 선거 관여, 국가정보원의 정치 관여 등 고위 공직 업무 전반과 관련한 범죄가 처벌 대상이다. 정밀한 보완점이 적지 않다. 사실상 국가의 반부패수사 기능을 모두 맡게 되는 공수처의 위상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인원이라는 지적이다.

 

공수처 검사에 대한 각종 제한도 유능한 수사 인력의 유입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혁위 권고안은 공수처 검사가 퇴직 후 3년간 검사로 임용될 수 없고, 1년 이내 대통령비서실 공무원이 될 수도 없도록 규정했다.
최대 관건은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확보다. 수사와 기소권 분리, 국회 청문회 의무화, 내부 인사와 예산권의 독자성 부여 등을 긍정 검토하길 바란다. 더욱이 임명권자의 눈치 보기를 차단할 제도적 장치 마련이 요청된다. 전문가들의 충분한 여론 수렴을 거쳐 ‘살아 있는 권력’을 견제해 정의와 윤리가 뿌리내리는 선진 법치국가 건설의 계기가 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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