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車 보급 1위 한국…충전소 설치는 꼴찌

“인프라 확대 시급”…충전소 美 절반-日 33% 수준
김영식 기자
ys97kim@naver.com | 2020-10-08 10:12:38
▲ 문재인 대통령을 태운 수소차가 청와대 본관에 도착하고 있다. 전경련은 국내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기술력과 인프라 개선 등에 대한 연구개발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미래 세계 에너지 수요의 20%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 ‘수소’를 활용한 한국 에너지·자동차 산업에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의 수소자동차 보급률은 세계 정상 수준이지만 관련 기술력이나 충전소 등 인프라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 2050년 대체에너지 20% 전망

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에 따르면 한국은 수소 활용(수소전기차‧연료전지발전 등) 부문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나, 수소 생산, 저장·운송 분야에서는 주요국 대비 기술력 격차가 있으며 충전소 등 인프라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 산업의 주요 성장동력으로 평가받는 수소 경제는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산업과 시장을 의미한다. 

수소 경제의 밸류체인은 수소 생산-저장·운송-활용으로 구성된다. 특히 수소는 활용 과정에서 유해 물질(온실가스‧미세먼지 등)을 전혀 발생시키지 않고 화석연료 대비 효율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향후 수소 경제 규모는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수소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2050년 수소는 최종 에너지 소비량의 18%를 차지하고 4억 대의 승용차와 2,000만 대의 상용차가 활용될 전망이다. 이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약 20%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한 시장 규모는 2.5조 달러(약 2,940조 원)에 달하며, 3,000만 개 일자리도 창출할 것으로 관측된 가운데 한국 역시 70조 원의 시장 규모와 60만 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예상됐다. 

이외에 연간 CO2(이산화탄소) 감축 목표의 약 20%가 수소를 활용할 계획으로, 최근 뚜렷해진 기후위기 대응에도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수소차‧연료전지발전 등 활용 분야에 투자·성과가 편중된 반면, 인프라·기술력은 크게 미흡해 정부 정책추진 방향의 전반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경련 조사 결과 한국의 수소 경제는 활용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의 지난해 승용부문 수소전기차 보급 대수는 4,194대로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수소연료전지 발전량도 408MW로 1위다. 

그럼에도 수소 산업 투자가 활용 분야에 지나치게 쏠려 있으며, 기술력 역시 미국‧일본‧독일 등 세계 주요국가에 비해 뒤쳐져 있다는 것이다. 

세계 수소경제 관련 특허 출원 중 한국의 비중은 8.4%로, 약 30%인 일본 등에 비해 턱없이 낮다. 또한 높은 수소차 보급량에 비해 충전소가 일본의 1/3에 수준에 불과해 국내 소비자들의 불편과 불만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112곳에 비해 한국은 34개소에 그친다.

전경련은 세계 주요국들이 이미 수소 생산 기술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유럽연합(EU)은 ‘친환경’ 수소생산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생산과정에서 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이른바 ‘그린수소’ 개발에 집중, 오는 2030년까지 20~40GW 규모의 ‘물분해 발전주 시스템’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서 말하는 물분해 발전주란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리해 수소를 생산, 일반 발전에 활용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아울러 오는 2030년까지 수소운송 파이프라인을 현재 1,600km에서 6,800km까지 확대해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 전경련.

일본도 2030년까지 호주‧브루나이 등지에서 생산하는 수소를 수입하는 국제 수소수입망을 구축해 충분한 수소를 확보하는 전략을 세웠다. 또한 수소충전소를 현재 112개에서 900개로 확대하고 가정용 연료전지발전기도 10만 대 수준에서530만 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어 미국은 풍력 발전 기반 수소생산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Wind2H2 프로젝트),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수소 인프라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2030년까지 수소충전소 건설에 2,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며, 충전소 설치비를 최대 90% 지원하고 있다.

수소 경제의 후발주자로 평가된 중국은 산업 육성을 위한 4대 권역(베이징‧상하이‧광동성‧대련)을 조성하고 기술개발 및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또한 활용 부문에서는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100만대, 수소충전소 1,000개소 설치 등을 목표로 내건 상태다. 

한국 또한 지난해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과 그해 10월 수소 R&D 로드맵을 수립한 데 이어 올해 2월 수소경제법 제정으로 수소전문기업 육성, 수소 확보를 위한 해외 프로젝트 발굴 등에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이 세계적인 수소활용 분야 경쟁력 지속을 위해선 원천기술 확보·인프라 투자 확대가 필수라는 조언이다. 수소경제 구축의 목표 중 하나가 에너지 자립에 있는 만큼 자체적인 수소생산 기술력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초기 단계인 수소경제 구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정부의 연구개발이 최근 5년(2016~2020) 간 52%가 수소 활용 분야에 편중되고 있다. 수소 생산과 인프라 부문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 비중은 각각 22.9%와 12.9%에 그치고 있다. 

전경련 유환익 기업정책실장은 “한국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수소 활용 분야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수소 생산, 인프라 부문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수소충전소 확충과 함께 공공부문의 수소차 구입을 늘려 초기 시장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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