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영화 메카’ 서울극장, 42년 만에 사라진다

31일 폐업…11일부터 3주간 ‘감사 의미’ 무료 상영
김영식 기자
ys97kim@naver.com | 2021-08-02 10:18:49
▲ 그동안 서울 종로 영화의 메카로 자리잡아온 서울극장이 42년 만에 폐업을 예고했다.(사진=서울극장 제공)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피카디리·단성사 등 종로 3가에서 한국영화의 메카로 자리잡아온 서울극장마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전망이다. 대형 멀티플렉스 등장에 이어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빚어진 경영 악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979년 개관해 어느덧 42년에 접어든 서울극장은 이달 31일로 예정된 폐업 전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

서울극장은 이달 31일을 마지막으로 모든 영업을 종료한다고 2일 밝혔다.

서울극장은 “현재 영화계는 코로나19로 인해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직면해 있다”며 “비대면 문화에 이은 극장 관객수 급감,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약진 등 변화로 영화관은 끝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서울극장의 영업 종료 원인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했다.

서울극장을 운영하는 ‘합동영화사’는 지난 1964년 영화 ‘주유천하’를 시작으로 247편의 한국영화를 제작해왔다. ‘빠삐용’, ‘미션’ 외 100여 편의 외화를 수입·배급하며 한국 영화계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서울극장은 고(故) 곽정환 회장이 지난 1978년 세기극장을 인수하고 이름을 바꿔 1979년 개관했다. 서울극장은 단성사와 피카디리, 허리우드, 스카라, 국도극장, 대한극장 등과 함께 한국 1970년대 영화관 전성기를 이끌었던 한국 영화계의 메카로 군림해왔다.

단 1개의 스크린으로 시작했던 서울극장은 점차 총 11개의 상영관으로 확대됐으며, 특히 2013년 ‘미래문화 유산’으로 선정되며 역사 깊은 문화 중심지로서의 가치를 더 빛냈다.

한편, 서울극장은 폐업 전 마지막 감사의 인사라는 의미를 담아 오는 11일부터 3주간 무료 상영회를 연다.

하루 제한된 인원에게 선착순 무료 티켓을 제공하는 이번 상영회의 라인업은 일반 개봉 영화와 하반기 개봉 예정인 프리미어 상영작, 그간 서울극장의 다양한 기획전에 상영 검토되다가 아쉽게 누락됐던 명작 영화를 포함한다.

먼저 류승완 감독의 1991년 소말리아 내전 생존기 ‘모가디슈’와 대한민국 톱배우 황정민이 납치되는 리얼리티 액션 스릴러 ‘인질’ 등 8월 극장가 화제작들이 무료 상영회로 진행된다.

이어 2021년 하반기 개봉 예정인 4편의 상영작도 프리미어로 만나볼 수 있다. 남편의 죽음 후 맞이하게 되는 두 여자의 감정선을 유려하게 담아낸 ‘사랑 후의 두 여자’와 틸다 스윈튼의 열연이 돋보이는 ‘휴먼 보이스’, 동화 같은 유럽발 로맨틱 코미디 ‘아웃 오브 마이 리그’, 2020 칸영화제 공식 선정작 ‘러브 어페어: 우리가 말하는 것, 우리가 하는 것’이 상영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퇴색되지 않을 명작들도 기다리고 있다. 제 67회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실화 바탕의 스릴러 영화 ‘폭스캐처’를 시작으로 ‘가족영화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힐링 가족 영화 ‘걸어도 걸어도’, ‘여름’ 하면 떠오르는 아름다운 잔혹 동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이외에도 수많은 영화가 대기 중이다.

마지막으로 서울극장의 역사를 함께 마무리하는 의미를 담아 합동영화사 작품 1편이 특별상영된다. 이는 서울극장 설립자인 고 곽 합동영화사 회장이 연출하고, 현 고은아 회장이 주연한 ‘쥐띠부인’으로, 1972년 제작돼 대종상 건전작품상, 각본상, 여우조연상(도금봉), 조명상을 수상한 명작이다.

이번 무료 상영회는 기간 내 서울극장 현장 발권 분으로 한정해 평일 100명, 주말 200명에게 선착순 무료 티켓이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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