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안되는’ 전동 킥보드…‘안전’ 사실상 방치

사고 5배 급증 불구 보험 적용 안돼…시민들 불안 호소
김영식 기자
ys97kim@naver.com | 2020-06-04 10:43:38
▲ 운전자 이용 뒤 전동 킥보드가 거리 한복판 아무렇게나 방치돼 있다. 최근 전동 킥보드 관련 사고가 급증하면서 안전 문제가 부각되는 상황이다.(사진=세계로컬타임즈DB)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개정법 시행이 임박하면서 이제부터 만 13세 이상이면 면허가 없어도 운전이 가능해진 ‘전동 킥보드’에 대한 안전대책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동 킥보드로 인한 사망 등 인명 사고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부실한 단속이나 시민들의 자발적 운전의식에만 기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최근 법원은 ‘전동 킥보드=차량’이라는 취지의 판결을 냈으나 이에 따른 보험조차 없으며, 이용 뒤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방치된 ‘전동 킥보드’는 원활한 교통 흐름을 방해하고 미관상 좋지 못하다는 불만까지 쏟아지는 모습이다.


개정안 본회의 통과에도 사고 위험도↑ 

차량으로 본 판결 등장…보험상품 無


4일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 관련 교통사고는 지난 2016년 49건에서 2018년 258건 발생, 불과 2년 만에 5배 이상 증가했다. 피해액도 2016년 1억8,350만 원에서 2018년 8억8,860만 원으로 약 4.8배 늘어났다. 


현재 전동 킥보드를 포함한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은 급격한 팽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기존 여가 수단에서 최근 직장인들의 출퇴근 수단으로 확장되며 향후 관련 사고‧분쟁 상황은 더 복잡해지고 많아질 전망이다. 


최근 전동 킥보드를 몰다 사망자가 발생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지난 4월 부산에서 무면허로 전동 킥보드를 몰던 30대 남성이 차량과 부딪쳐 숨진 것이다. 


또한, 작년 10월 서울에서는 술에 취해 전동 킥보드를 운전하다 행인을 쳐 상해를 입힌 사건도 발생했다. 서울남부법원은 이 사건과 관련해 사고를 낸 운전자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당시 법원은 “전동킥보드는 손잡이·안장·발판·2개의 바퀴가 장착돼있다”며 “전원을 공급받는 모터에 의해 구동돼 육상에서 1인이 운행하는 이륜자동차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전동 킥보드를 자동차로 본 첫 번째 판례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처럼 전동 킥보드의 사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관련 상품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사고 위험이 적지 않은 만큼 보험가입 의무화는 불가피한 조치라는 지적에 보험업계는 난색을 표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동 킥보드가 놀이기구인지 교통수단인지 여전히 법적으로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서 “이에 따라 피해액 산정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지난달 20일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6개월 뒤부터는 전동 킥보드가 ‘개인형 이동장치’로 새롭게 분류된다. 이에 자전거도로 통행이 가능해지고 만 13세 이상이면 면허없이도 운행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대여업체가 면허 소지자에 한해 빌려줘왔다.

 

서울시 규제 강화에 업계 반발 

‘거리 폭주’에 시민 불안감 고조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시가 전동 킥보드 불법주차 사안에 과태료 및 견인처리 비용을 사용자·운전자에게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제 강화를 추진하면서 업계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8월을 목표로 무단 주‧정차된 전동 킥보드에 견인비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정차·주차위반 차량 견인 등에 관한 조례’ 개정에 착수한 상태다. 전동 킥보드 단속을 오토바이 등 ‘이륜차’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차량처럼 일정한 견인비와 보관비를 내야 단속된 전동 킥보드를 회수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는 것이다. 또 불법 주‧정차 전동 킥보드에 범칙금은 물론 과태료까지 부과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현재 경찰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퍼스널 모빌리티 업계는 법 개정으로 향후 전동 킥보드의 위상이 새로이 설정되는 만큼 기존 이륜차와 같은 단속 규정을 적용받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조례 개정이 강행될 경우 사유지에 주차되지 않은 모든 전동 킥보드가 단속 대상에 오를 것이며, 이에 따른 단속 비용도 무제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게다가 전동 킥보드가 크기가 작고 이동 조치도 용이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치르게 될 비용이 과도하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최근 부쩍 늘어난 전동 킥보드가 길거리를 폭주하면서 불안감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금도 길거리 곳곳에서는 전동 킥보드 이용자들이 안전모 미착용은 물론, 한 대에 두 명이 타거나 달리는 차량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질주하는 모습들이 발견되고 있다. 


특히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고 난 뒤 길거리 아무 곳이나 버려두고 가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어 교통 방해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끊이질 않는다. 공공이 이용하는 공원이나 시설 등에 방치된 전동 킥보드의 모습은 미관마저 해치고 있다는 불만이다.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일하는 직장인 A씨(29‧남)는 “(전동 킥보드가) 주행시 소리도 작고 생각보다 속도도 빨라 스쳐갈 때 놀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라며 “운전자 개별적인 안전의식에만 맡기기에는 미덥지 못한 구석은 분명히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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