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뒤에 숨은 아동학대를 보며

심동섭 강화경찰서 경위
유영재 기자
jae-63@hanmail.net | 2020-06-15 10:44:05

 

▲강화경찰서 심도파출소 심동섭 경위

최근 충남 천안과 경남 창녕에서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


두 사건 모두 하루아침에 일어난 학대행위가 아니다.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씩 가혹한 학대행위가 있었지만 이번 사건처럼 피해아동이 여행용 가방속에 갇혀 있다가 사망하거나 굶주림을 참다못해 목숨을 건 탈출이 없었다면 우리는 오늘까지도 아무렇지 않은 듯 각자의 삶을 이어가고 있었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가 알고 있는 아동학대는 멀리 있는 듯 하지만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예전 같았으면 벌써 개학을 했을 시간이지만 코로나19의 감염 확장세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여전히 줄어들지 않으면서 초·중·고 학생들의 등교가 몇 차례씩 연기됐다. 학교에 있어야 할 학생들이 집안에서 이동의 제한을 받으며 생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기에 코로나19의 종식을 위한 정부정책의 일환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생활 속 거리두기를 철저히 실천한 다수의 지역주민들은 이웃 소통은 물론, 친인척의 왕래마저 일정기간 자제할 만큼 중대한 사안 속 과연 우리 모두가 잠재적 아동학대를 침묵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에 경찰청에서는 다음달 9일까지 1개월 동안 보건복지부·교육부·지자체 등과 함께 위기아동 발견 및 보호를 위한 합동점검팀을 구성해 집중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금도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는 아동학대 의심신고가 접수되면 상호 접수사실을 통보하고 동행을 요청하는 등 초기단계에서부터 아동학대 신고처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충남 천안과 경남 창녕의 아동학대 피해사건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등교일정의 연기와 집단감염 예방을 위한 원격수업이 학대행위자로 하여금 마음놓고 학대를 자행할 수 있었던 또 다른 기회였음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 9일 경찰청이 아동구호 비정부기구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4월 기간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3월 880여건, 4월에는 990여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30여건과 1,200여건을 비교할때 약 15% 감소한 수치다. 반면 올해 1월과 2월의 신고건수는 1,830여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신고건수 1,620여건보다 210여건 증가했다. 

 

이를 감안하면 아동학대 범죄는 결코 줄어든 것이 아니라 현재까지도 진행 중인 ‘거리두기’의 영향과 정부정책에 따라 각급 학교의 연기된 등교일정 등으로 이웃에 대해 모두가 무감각해진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다소 늦은감은 있지만 보건복지부에서는 2018년 도입해 '학대 고위험군' 아동을 선별해온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대면조사를 중단했지만 이를 전면 재가동해 다음달부터 대면조사를 다시 시작하고 연말엔 만3세 아동의 소재와 안전 전수조사 실시로 아동학대 범죄를 사전에 파악·예방한다고 한다.

이제부터라도 '이웃은 가장 안전한 사회적 장치'라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이웃에 대한 관심과 소통으로 다시는 아동학대와 같은 패륜범죄가 이 땅에 발붙일 수 없도록 국민 모두가 혼신의 힘을 모아 줄 것을 당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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