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균 비움갤러리 대표 “관람객 접근성 높여야”

감염병에 팍팍해진 정서…예술적 자극제 필요
갤러리문화 확대…편견‧선입견 극복여부 ‘열쇠’
김영식 기자
ys97kim@naver.com | 2020-04-09 10:51:15

 

▲ 비움갤러리 김상균 대표는 갤러리 문화가 우리사회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대중 접근성이 더욱 높아져야 한다고 말한다.(사진=변성진 작가 제공)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최근 정부는 국민의 자발적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 동참을 권고하고 있다. 


감염증 확산 우려에 시민 간 물리적‧심리적 공간 격차가 확대되면서 국민 정서는 시간이 갈수록 점차 메말라가고 있다. 지난 1월 국내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장기간 지속된 감염병 공포는 대중의 ‘답답함’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는 최근 화창한 봄날을 맞아 나들이를 떠나는 시민들의 일상 모습에서 확인된다. 거리 두기 등 철저한 개인 방역을 전제로 일상 복귀를 조심스레 권고하는 정부 방침도 이 같은 나들이객 증가의 원인 중 하나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로 한국 산업계 곳곳이 신음하고 있다. 갤러리업계도 예외는 아니어서 특히 중소형 갤러리들의 고통도 만만치 않다. 감염병 이슈가 없다 하더라도 이미 대형갤러리의 수익 독점 등 구조적 원인에서 비롯된 중소형의 어려움은 가중된 상태다.


이에 더해 코로나19 직격탄까지 맞은 중소형갤러리는 최근 관람객 발길까지 뚝 끊기면서 이달 지급해야 하는 임대료 걱정까지 일부에서 나오는 실정이다.


오랜 기간 감염병 공포에 이미 고갈된 국민 정서를 다시 순화하기 위해서는 예술적 자극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특히 회화‧사진은 물론 설치‧공예에 연극‧모노드라마 등 예술 전반을 다루는 전시 공간 ‘갤러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시급해 보이는 이유다.


관람객들이 일상적으로 갤러리의 문턱을 쉽게 넘을 수 있으려면 먼저 왜곡된 선입견과 편견 등을 극복해야 한다는 김상균 비움갤러리 ‘대표’를 최근 본지가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관장 아닌 대표예술가관람객 위한 광장지원

갤러리-작가 연결고리 부족소통창구 확대해야

 

인터뷰에 앞서 김 대표는 자신을 관장이 아닌 ‘대표’라 불러줄 것을 부탁했다. 업계에서 통상 갤러리 대표에 대한 호칭을 관장으로 통일하는 관행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는 결국 김 대표만의 갤러리 운영 철학과 연결되는 대목이었다. 김 대표는 “스스로 관장보다는 대표라고 소개하고 있다”며 “그 이유는 갤러리 관장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딱딱하고 권위적인 선입견을 떠나 자유롭게 공간을 운영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장(長)이 아닌 ‘대표’로서의 역할은 더 많은 예술가들이 보다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공간을 운영·관리·지원하는 데 그치고 갤러리에서의 주인공을 관람객‧예술가가 차지할 수 있게 적극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김 대표가 지난 2018년 비움갤러리를 시작한 계기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갤러리를 ‘어려운’ 예술작품만을 모아 전시하는 게 아닌 예술인 스스로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이를 자연스레 대중이 공유하는 일종의 ‘광장’을 만들어나가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갤러리 오픈 당시 복합적인 문화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며 “사진가 등 예술인이 편하게 모이기도 하고 공부‧토론 등을 하는 공간, 그들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알릴 수 있는 광장의 모습으로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비움갤러리 내부 전경.(사진=김영식 기자)

서울 중구 충무로 소재 ‘비움갤러리’는 2018년 서준영 작가의 ‘캣워크’ 사진전을 시작으로 사진‧회화‧설치‧공예 등 다양한 예술작품을 대중과 공유하고 있다.


최근까지 연극과 모노드라마 공연, 사진작가 100인 단체전, 결손가정을 위한 모금전 등 폭넓은 기획을 기반으로 하는 전시를 지속 중이다. 비움갤러리의 모든 전시과정은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공개된 상태다.


김 대표는 특히 갤러리들의 활발한 전시 관련 정보 공개로 신진 작가들의 참여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서 오랜 기간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온 신진작가들의 전시기회 부족 이슈가 바라보는 관점을 전환하면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취지다.


김 대표는 “작가들의 전시공간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그건 아니라고 본다”며 “다만 작가와 갤러리 사이 정보의 연결고리가 너무나 부족하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전국에 산재한 전시공간들이 많이 있음에도 거리적 제한 등 작가 개인별로 정보 접근성에서 크게 제약받고 있다”면서 “갤러리들이 전시정보 소개 등 더욱 적극적으로 작가와의 협업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김 대표가 이끄는 비움갤러리는 유튜브 등 SNS를 적극 활용해 전시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결과, 신진 작가들의 참여 문의가 잇따르는 등 소기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따뜻하고 대중 문턱 낮은 공간 만들어나갈 것

중소형갤러리 지역참여 활발해져야 역량 충분

 

김 대표는 광범위한 예술영역에서도 유독 갤러리 문화에 대중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에 대해 잘못된 선입견·편견 등이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김 대표는 “미술관이나 박물관도 각각 차별화된 강점이 있듯이 일반 갤러리 역시 마찬가지라는 대중 인식이 보편화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고가의 미술품이 거래되고 입장료가 비쌀 것이라는 등 막연한 편견과 선입견이 일반 대중의 갤러리 유입을 가로막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김 대표의 갤러리 운영 철학에 따라 비움갤러리는 ‘따뜻한 공간’을 표방하며 관람객들의 자유로운 출입을 보장하고 있다. 실제 이날 인터뷰 진행 중인 상황에도 수많은 관람객들이 갤러리를 찾아 자유롭게 관람하고 떠나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포착되기도 했다.


또한 김 대표는 전시문화의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중소형갤러리들이 더 많은 문화행사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기회보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정부나 지자체에서 주관하는 문화행사 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 각종 관련활동들이 이어지고 있으나 중소형갤러리의 참여 기회는 극히 제한적”이라며 “대형은 대형대로, 중소형은 중소형대로 각자 맡은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열린 ‘충무로 사진축제’에서 소형갤러리들이 힘을 모아 식당 전시 등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승부해 호평받은 기억이 있다”면서 “중소형갤러리들의 이벤트 참여역량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 김상균 대표가 최근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변성진 작가 제공)

당시 진행된 사진축제에서 비움갤러리를 비롯한 중소형 연대로 각종 기획안이 쏟아졌고, 특히 시민들이 일상 속 많이 접하는 식당이나 카페 등에 예술작품을 게시하는 아이디어가 호평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대중이 갤러리에 대한 선입견 없이 작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즐길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심리적 거리감을 줄였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대학생 신진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기획전 등 올해 갤러리 전시 일정을 숨가쁘게 채워나가고 있다. 특히 정부가 주관하는 ‘문화가 있는 날’ 참여 의지도 다지는 모습이다.


“예술은 생활”이라 말하는 김 대표는 “많은 분들이 일상에서 어려움에 부딪혀 예술 자체를 잊고 살아간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대해 “자유롭고 따뜻한 공간인 갤러리를 찾아 생활 속 예술을 아무런 편견없이 즐길 수 있다면 삶의 고단함을 한번쯤 내려놓을 수 있는 여유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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