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다주택자 집 팔아라”…우리는 빼고(?)

공직자 ‘솔선수범’ 실종된 부동산 정책
김영식 기자
ys97kim@naver.com | 2020-07-02 11:19:31
▲ 다주택자들의 '집 판매'를 이끌어내려면 공직사회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해지고 있다.(사진=세계로컬타임즈DB)

 

문재인정부 들어 모두 21번의 부동산 정책이 발표됐고, 앞으로도 또 다른 부동산 이정표가 지속적으로 제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역대급 ‘횟수’만큼 국민 혼란은 그만큼 가중되고 있다. 공정‧정의를 앞세운 현 정부의 기치는 최소한 부동산 시장에서만큼은 실종됐다는 국민 여론이 높다. 


◆ 靑‧정부 ‘다주택 불로소득자’ 다수 포진


‘귀감’과 공직자. 최소한 귀감은 ‘못’ 되더라도 적어도 솔선수범의 자세를 요구하는 국민 목소리에 한국 부동산정책을 좌우하는 일부 공직자들은 오랜 기간 눈을 감고 귀도 막고 있는 모양새다.


현 정부가 3년 간 쏟아낸 여러 부동산정책들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다주택자가 집을 팔아 무주택자들에게 양보하라”는 것이다. 결국 ‘내가 살 집 하나만 가져라’는 셈이다.


이런 정부의 일방적 주장은 “우리는 빼고”라는 공직자 처신이 따라붙음으로써 ‘전 국민의 반대화’를 완성해낸다. 우리나라 정책 입안자 상당수가 ‘다주택자’라는 보도가 연일 터져나오고 있다.


일단 법이 만들어지면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이에 구속된다. 이런 당연한 이치는 부동산시장에도 적용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처럼 이념 전쟁이 극심한 사회에서 승리한 현 정부가 왜 진보‧보수 진영을 막론한 전 국민 반대에 부딪힌 것일까?


여기에는 위정자들의 ‘자격’ 요건이 거론되지 않을 수 없다. 청와대‧정부에 포진한 상당수 ‘다주택 소유’ 위정자들이 이런 부동산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는 데 지적이 쏟아진다. 


문 대통령은 이미 대선후보 시절부터 왜곡된 부동산시장을 바로 잡겠다고 공언해왔다. 기상천외한 수법을 앞세워 온갖 투기가 득세하면서 일반 서민들의 ‘내 집 없는 삶’은 오랜 기간 한국 사회를 멍들여왔다.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 그러나 국민 혈세로 자신들의 생계를 이어가는 공직자 입장에선 정책 하나를 만들더라도 여기에 들어가는 수고와 그에 따른 책임도 의식하면서 입안에 나서야 한다. 그러라고 국민 개개인의 권한을 대신 부여받은 것이다. 


대다수 공무원들은 이런 인식을 갖고 주야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직무를 수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만 합리적 이유를 근거로 정부 정책에 상당수 반대하는 국민 목소리가 높아진다면 유관 정부기관의 구성원들은 한 번쯤 자신들의 플랜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최근 진보 성향의 한 시민단체는 연일 국토교통부는 물론, 청와대 공격에까지 나서고 있다. 한 마디로 자격없는 자들이 정책을 부실하게 만들고, 이에 따른 고통은 고스란히 국민이 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실련에 따르면 청와대 고위공직자 다수가 다주택자로, 이들이 부동산을 통해 얻은 불로소득은 무려 7억 원을 넘었다. 주무부처인 국토부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주객전도라는 말로도 표현되지 않을 만큼 공직자와 일반 시민 간 입장이 크게 뒤바뀐 상황이다. 나조차도 하지 않는 일들을 국민들에게 하라고 요구하는 게 과연 정당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하물며 요구 주체가 특히 청렴을 요구하는 공직사회라는 점에서는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위정자 일각에선 자신의 주택 매각 절차가 현재 진행 중일 뿐이라는 ‘변명아닌 변명’이 나온다. 출범 초기부터 부동산 개혁을 외쳐온 문 정부가 집권한지 3년이 흘렀다. 과연 이 같은 변명이 합리적 이유가 될 수 있는지 따져볼 문제다.


결국 자격을 갖춘 정책 입안자들의 ‘의지’ 문제로 귀결된다. 공정과 정의라는 가치 수호의 문제도 일맥상통한다.

 

현실을 백번 감안해 ‘귀감’은 요구할 수 없을지언정 최소한 솔선수범이라는 공직자 본연의 자세를 촉구하는 국민들의 ‘피 맺힌’ 목소리는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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