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여전한 조롱…가담자 전원 수사로 본때를

성범죄 피의자 최초 신상공개…“가담자 전원 처벌” 목소리 ↑
김영식 기자
ys97kim@naver.com | 2020-03-26 11:35:13

 

▲ 피의자 조주빈을 핵심으로 이른바 n번방 사건에 대한 국민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가담자 전원의 전수조사 및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국외 서버를 둔 텔레그램에 이미 빼돌린 개인정보로 미성년자 포함 무려 74명의 여성을 협박해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배포한 이른바 ‘n번방’ 사건의 핵심 피의자 조주빈(남·25)이 살인 등 흉악범죄가 아닌 성폭력범으로는 사상 처음 신상이 공개됐다. 


검찰에 송치되는 과정에서 발언한 조주빈의 모습에서 반성은 커녕 죄책감조차 없어 보인다는 여론의 공분은 더욱 치솟고 있다. 이 같은 여론 흐름은 조주빈의 범죄행위를 도운 가담자들도 똑같이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로 이어졌고 정부도 이에 응하는 분위기다.


◆ ‘조주빈 조력자’ 고강도 수사‧처벌 한 목소리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24일 ‘n번방 사건’ 가담자 전원의 엄정조사 방침을 검찰에 지시했다. 이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참여자 전원에 대한 신속한 수사’ 발언이 나온 직후 내린 조치다.


당시 추 장관은 “n번방 사건은 아동·청소년 등 취약계층을 주된 상대로 디지털 공간에서 성착취를 자행하고 디지털 공간에서의 범죄가 현실 공간 성범죄로 연결되고 있다”며 “적극 관여자의 경우 범행 기간과 인원 및 조직, 지휘체계, 역할분담 등 운영구조와 방식을 철저히 규명해 가담 정도에 따라 법정최고형 구형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은 ‘n번방’ 사건을 전담 수사하기 위한 특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활동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TF’는 유현정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은 총괄팀장으로 검사 9명과 수사관 12명이 수사를 맡는다.


이와 함께 검찰 여성·아동범죄조사부와 강력부·범죄수익환수부·출입국·관세범죄전담부 등 4개 부서가 합동으로 구성돼 종합적 상황을 점검하게 된다.


경찰도 빠른 대응에 나섰다. 같은 날 경찰은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를 발족하고 관련 수사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와 관련, 민갑룡 경찰청장은 “검거된 운영자 조주빈은 물론 ‘박사방’의 조력자 및 영상 제작자, 성착취물 영상을 소지‧유포한 자 등 가담자 전원에 대해 경찰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투입해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며 이들에 대한 신상공개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정부 차원의 ‘강경 대응’ 기조도 확인된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전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N번방’ 참여자 26만 명(추정) 전원에 대한 전수조사 및 신상공개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 위원장은 “관련 대책이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국민께 사과드린다”며 “불법 동영상 소지자들은 가능한 모두 찾아내 처벌해야 예방 효과가 생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文 대통령 “조주빈에 수사 국한하지 말라”


여성가족부는 그간 추진해온 관련 대책을 더욱 강화한 ‘제2차 디지털 성범죄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여기에는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 강화 및 법률개정 ▲경찰과 디지털 성범죄 모니터링 체계 구축 ▲피해자 심리 치료 및 법률지원단 구성 등이 포함됐다.


문 대통령도 이번 사건을 “한 인간의 삶을 파괴하는 잔인한 행위”라고 규정하며 이번 수사를 조주빈에 국한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이는 ‘n번방’ 가담자 전원에 대한 수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조주빈에 이어 가담자 전원에 대한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국민 공감은 청와대 답변 요건인 20만이 넘는 개별 청원만 5개에 달하는 등 전날 오후 기준 560만을 넘어섰다.


한편, 이 같은 여론 분노에도 제2의 n번방 사건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을 최초 세상에 폭로한 대학생 잠입취재단 ‘불꽃’에 따르면 ‘박사’ 조주빈 구속 뒤에도 여전히 미성년자가 포함된 성착취물 영상 게시가 계속되고 있다. 

 

또한, 일부 회원들은 최근 일련의 상황을 두고 ‘찻잔 속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취지의 조롱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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