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보수적…‘우리가 남이가’ 연대고리 거부땐 생활 불가능

[연중기획] 지자체 행정 해부 14-2. 경상북도 사회·문화
민진규 대기자
stmin@hotmail.com | 2019-09-30 22:51:07
▲경상북도 신 도청 모습. (사진=경북도 제공)

인구감소 불구 화려한 도청 건물 짓는 적폐행위 비난 받아

사회 2019년 8월 기준 경북의 인구는 총 266만 명으로 2015년 270만 3,000명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09년 267만 명이었는데 10년 만에 인구가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포항시가 50만 명, 구미시가 41만 명, 경산시가 26만 명, 경주시가 25만 명 등으로 주요 4개 시의 인구가 전체의 절반을 넘을 정도로 인구가 일부 지역에 집중돼 있다. 

다른 시·군의 현황을 살펴보면 군위군은 2만3,000명, 청송군은 2만5,000명, 영양군은 1만7,000명, 영덕군은 3만7,000명, 청도군은 4만2,000명, 고령군은 3만2,000명, 성주군은 4만3,000명, 봉화군 3만2,000명, 울진군은 4만9,000명, 울릉군은 9,700명 등으로 조사됐다. 

10개 이상의 자치단체가 인구 5만 명에 미달할 정도로 인구 감소현상은 심각하다. 

강원도의 기초자치단체의 인구 감소로 소멸위기에 진입한 것과 마찬가지로 경북의 기초자치단체 대부분도 머지 않아 정상적인 자치행정을 펼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를 늘리기 위해 귀농과 귀촌정책을 꾸준하게 펼치고 있지만 인구감소세를 전환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수도권과 너무 떨어져 있고 교통이 불편하다는 것도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북은 보수적인 지역이지만 진정한 보수의 가치가 무엇인지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폐쇄적이고 변화가 없는 지역 정치는 지역 정치인과 공무원을‘운명 공동체’로 묶었다. 개인의 능력과 열정보다는 소속 정치세력이나 출신지에 따라 이합집산(離合集散)하는 것도 호남의 정치와 닮았다. 

지역주민보다 계파의 보스에 먼저 충성을 맹세하고 공무원도 정치논리에 따라 줄 서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
 
지역정치의 후진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 2019년 벽두에 터졌다. 예천군 의회의원들도 미국 연수 중 가이드를 폭행해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다. 변명과 거짓말로 일관하다가 진실이 밝혀졌지만 관련 의원들 대부분은 경징계 처분만 받았다. 지방의회 의원의 외유성 해외연수와 일탈행위에 대한 지역민의 공분은 허공에 쏜 신기루에 불과했다.
 
예천군 의원들에 비난의 불똥은 공무원사회로 튀었다. 경북은 2019년 1월 공무원의 해외연수에 대해 일정, 방문기관의 타당성, 여행시기의 적정성 등에 대한 심사를 철저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행 일정이 변경됐는데도 보고를 하지 않을 경우에 직장이탈금지 위반으로 징계할 계획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경북 지역 공무원이 비리로 부과 받은 징계부과금 8억2,300만 원을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징계부과금은 공무원이 공금을 횡령하거나 금품 및 향응을 수수해 비리를 저질러 징계를 받을 경우 이익금의 5배 이내로 부과한다.
 
2019년 4월 경북도청은 경북요양보호사협회를 통해 진행하던 요양보호사권익지원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2015년 이후 3년 동안 지급된 보조금 4억9,000만 원 중 3억4,000만 원이 부당하게 지출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관련 공무원 2명에 대해서도 징계처분을 내렸다.
 
경북 도청은 도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비위행위가 근절되지 않아 청렴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수립하는데 고심하고 있다. 

또한 30개 출자회사, 출연기관의 징계규정도 일원화할 방침이다. 동일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기관별로 제각각 적용해 형평성 문제가 지적됐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장은 업무태만이나 비위가 적발되면 즉시 해임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현직 공무원과 퇴직 공무원의 연계고리를 끊는 것도 부패를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고려되고 있다. 폐쇄적이고 혈연과 지연 및 학연으로 똘똘 뭉친 지역 공무원 공동체의 패거리 문화가 부패의 공생구조를 유지하는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패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퇴직공무원과 만난 경우에 신고를 의무화해 신고하지 않거나 허위로 신고하면 중징계 처분을 내려야 한다. 

퇴직한 선배 공무원들이 전관예우를 요구하면 거절하기 어려운 상명하복의 공무원 사회의 특성도 감안해 현직 공무원들에게 중압감으로 작용한다. 

특히 인구의 이동이나 신분의 변화가 많지 않은 보수적인 지역은 ‘우리가 남이가’라는 연대고리를 거부하면 일상적인 생활조차 불가능하다. 지난 수십 년 간 한국 사회를 말아 먹은 소위 말하는 적폐세력도 이러한 유형의 자양분을 토대로 성장하고 세력을 유지했다.

경북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안동의 허허벌판에 휘황찬란한 도청 건물을 짓고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비난 받아 마땅하다. 

공간이 남아 돌아 역사적 가치도 없는 허술한 전시물로 채운 도 청사를 보면서 견제세력이 없는 지역의 적나라한 지방자치 현실에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다. 오늘도 한국 곳곳에서 유사한 작태가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 음식관광·의료휴양관광산업 육성 구상도 코미디 불과

문화 경북은 4대 도정목표 중 하나인‘세계로 열린 관광경북’을 달성하기 위해 관광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2017년까지 6차에 걸쳐 경북권 관광개발계획을 수립해 실천 중이다. 

경북의 유교·가야·신라 등 역사문화자원과 낙동강·백두대간 친환경 녹색자원의 관광자원화를 통해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광역관광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2010년부터 2021년까지 2조8,481억 원을 투자해 3대 문화권 문화·생태 관광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3대 문화권과 사업내역을 살펴보면 경주의 서라벌 연희테마단지, 문경의 백두대간 불교문화역사길, 고령의 수변역사누림길 등이다. 43개 지구에서 30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23개 시·군에 걸쳐 최소한 1개 이상의 사업이 골고루 분산돼 있다. 

포항만 보면 신라문화탐방 바닷길과 동해안 연안녹색길을 조정한다며 477억 원을 투자했다. 

신라문화탐방 바닷길은 설화의 주인공인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을 짓겠다는 사업이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울릉군과 울진군에 수토문화전시관과 수토문화랜드를 조성하는데 300억 원이 투입됐다. 

그 이외에도 낙동강 문화관광권 개발, 중부내륙권 광역관광개발, 동해안권 광역관광개발, 대구-광주연계협력권 관광사업, 백두대간권 관광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백두대간에 탐방길을 조성하고 캠핌장, 밀리터리 레포츠센터, 산악 익스트림 스포츠 클러스터 조성 등이 대표적인 프로젝트다.

구미·포항·경주·안동시에 지역별 특화 MICE (Meetings, Incentives, Conferencing, Exhibitions) 도시를 육성하겠다며 연계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대구·구미·포항시의 의료시설과 영천군, 경주시, 안동시의 한방자원을 연계해 한방힐니스 의료휴양관광산업도 진흥할 계획이다. 

경주시 보문단지에는 블루테라피 관광의 거점을 조성할 방침이다. 지역의 대표 먹거리인 안동찜닭, 청송 달기백숙, 포항 과메기, 울릉도 오징어, 청도 추어탕, 경주 최부자손님상 등 대표 먹거리로 음식관광도 진흥하려고 추진 중이다.

경북은 경북한옥지원센터를 두고 한옥건립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기존의 건축자산을 보존, 활용하고 미래의 건축자산 건립비를 지원해 경북의 건축문화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지원하는 한옥의 규모·정의·건축기준 등을 세부적 정리해 지원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도청 홈페이지와 도에서 발간한 관련 책자를 보면서 영혼이 없는 공무원과 양심이 없는 학자들이 야합하면 ‘허황된 이상한 나라’도 쉽게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좋아하는 필자도 경북지역을 골고루 다녀봤지만 경주와 안동을 제외하고 제대로 된 관광자원을 보유한 지방은 파악하지 못했다.
 
차라리 경주와 안동만이라도 특화해 개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 

경주도 지진 이후 관광객이 줄어들어 지역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졌고, 안동도 한옥 몇 채와 탈춤만 갖고 대표 관광지로 부상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음식 맛이 없기로 유명한 경북의 먹거리로 음식관광을 진흥시키겠다는 구상을 보고 헛웃음이 나왔다. 

한방자원으로 의료휴양관광산업을 육성하고 한옥건축을 지원해 건축문화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코미디에 불과하다.

▲ 오곡밸리모델로 평가한 경상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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