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2057년 국민연금 고갈론

연금개혁 시급…‘고령화 사회 가속’ 불안감 증폭
김영식 기자
ys97kim@naver.com | 2020-01-20 12:07:03

 

▲ 국민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국민연금의 고갈 시기가 현실화된 가운데, 국민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사진=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 갈무리)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젊을 때 열심히 일해 연금을 내지만 정작 늙으면 돌려받을 수 있을까?” 


기자가 만난 30대 남성의 불안감 가득한 발언이다. 이 같은 국민연금 고갈에 대한 위기 의식은 30대는 물론, 20대 청년층 등 직장인을 중심으로 널리 퍼져있는 모습이다.


특히 국민연금 내부에서 2057년 연금 자체가 고갈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연구보고서가 나오면서 위기감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 ‘국민연금 받을 수 있을까’…청년층 위기감


국민연금연구원 김형수 부연구위원은 현 상황을 전제로 오는 2042년 국민연금은 적자로 전환된 뒤 서서히 고갈돼 2057년 마침내 바닥나버린다고 진단했다.


현행 40% 수준의 소득대체율 유지를 위해선 부과방식 비용률을 의미하는 ‘보험료율’은 장기적으로 30%가량 돼야한다. 이렇게 되면, 현재 9%의 보험료율에 대한 미래세대 부담은 3배 이상이 뛰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분석의 기저에는 희망과 절망이 공존하는 한 가지 전제가 깔려있다. ‘현 제도가 유지될 경우’다. 이것이 국민연금 개혁에 대한 국민 열망이 높아진 이유다. 일부에선 대한민국의 생존 자체를 위해 선택이 아닌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개혁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런 주장에는 사회의 지속 가능성의 문제가 걸린 인구감소와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변화에 따른 위기감이 자리잡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늙어가고 있는 한국 사회는 이미 상당 기간 초저출산국으로도 글로벌적 관심(?)을 받고 있다. 아이를 낳지 않고 점차 부양 부담만 늘어나고 있는 현 시점에는 세대 갈등의 직격탄으로 번질 위험성도 도사리고 있다.


행정안전부 조사 결과, 지난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는 800만 명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약 38만 명이 고령자로 등록된 반면, 40대 이하 인구는 줄어들었다.


급속한 고령화에도 무색하게 오는 2028년부터는 전체 인구 자체가 줄어들 것이라 통계청은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심각한 저출산 심화로 이 같은 인구감소 시기는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된 상태다.


지금까지 전체적인 인구감소는 ‘경향’ 수준에서 그치고 있으나, 생산가능인구 수는 이미 줄어들고 있어 국민연금 수급에도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런 위기가 오래 전부터 예견된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서 국민연금 가입자 수 역시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국민연금공단 조사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는 지난 2017년 3,757만 명을 정점으로 2020년대 연평균 33만 명 등 연속적으로 줄어들어 회복하기 어렵고, 국민연금 가입자 수 역시 공단이 이미 2019년을 감소 원년으로 규정하는 등 줄곧 내리막길을 걷게 될 전망이다.


국민연금의 의무가입 연령은 만 18세, 면제 뒤 수령자 연령은 만 60세로 인구증감의 대표적 연령대다. 결국 폭발적 증가세의 국민연금 수령액을 기록적 감소세의 인구층이 뒷받침해야 하는 ‘기형적’ 사회구조가 현실화된 셈이다.


◆ 개혁 책임자 행태…국민 정서 괴리감 ↑


결국 이 같은 문제 해결의 열쇠는 ‘국민연금 개혁’에 달려 있다. 특히 인구절벽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사회적 요소들이 맞물려 있는 개혁인 만큼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를 고려한다 해도 이른바 ‘위정자’라 불리는 개혁 책임자들의 대책 없는 안일한 행태가 국민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 등 정치권에선 4월 총선에 따른 ‘표’를 의식해서인지 이 사안에 최근 그 어떤 입장도 들려오지 않는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총 3차에 걸친 인구대책을 내놓으면서 당초 기대를 저버리고 국민연금 개혁 사안은 아예 배제했다. 재정부담 급증 등 민감한 사안에 역시 총선을 앞두고 일부러 논의를 미룬 것 아니냐는 같은 의혹이 나온다.


국민연금공단의 개혁 의지도 지적된다. 김성주 전 이사장의 사퇴 후 총선 행보를 두고 각종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수장마저 잃은 공단에서 어떤 개혁 논의가 있는지 의구심이 짙어진다.


대다수 국민들은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오늘이란 과거를 살아내고 있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지키고 우리 가족 미래의 행복을 이뤄내기 위해 오늘도 몸과 마음 모두를 소진한다.


공단이 정규직 전환으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고 자화자찬할 사회적 분위기가 아니라는 말이다. 정부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근본적 과제인 국민연금 개혁에 집중할 것을 요구하는 국민 정서와의 괴리감은 더 크게 받아들여진다.


최근 프랑스에선 마크 롱 대통령이 중심이 된 연금개혁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비록 우리와 사회적 상황과 여건이 다르다고 할지라도 이로 인해 불거진 일련의 사회갈등 과정이 오히려 부럽게 느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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