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낳으면 키우는 건 정부가 한다"

온라인뉴스팀
news@segyelocal.com | 2017-11-20 14:01:58

대재앙이 시작됐다. 22세기 이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로 대한민국이 꼽히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아이를 낳지 않아서다. 하긴 신생아 울음소리 그친 농어촌이 어디 한두 군데인가.

 

일부 학자들은 지구별에서 여섯 번째 대멸종이 시작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바로 그 여섯 번째가 인류라는 것이다. 지구가 생긴 지 46억년 동안 삼엽충→바다전갈→암모나이트→매머드→공룡 순으로 사라졌는데 이젠 지구 생태계의 최고 포식자인 인간의 대멸종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저출산이 초래한 무서운 현상이다.

 

더욱이 영국 옥스퍼드대 인구문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대한민국이 인류 최초로 소멸 위기에 놓였다는 것이다. 2016년 기준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1.17명. 한 부부 당 아이 낳는 이 출산율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2016년 약 5천만 명이었던 한국의 인구 수가 약 120년 후에는 1천만 명으로 급속히 줄어, 2750년에는 ‘한국인’이 한 명도 안 남게 된다는 것이다.

 

무서운 경고다. 정부는 10년간 150조원이 넘는 예산을 저출산 대책에 쏟아 부었지만 출산율은 요지부동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병원비를 대신 내주고 보육비를 지원해도 젊은 부부들이 아이 낳기를 꺼리니 출산율이 바닥을 기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주된 원인 중 하나로 자녀 양육비 및 교육비, 주거비 부담이다. 이를 줄이는 정책의 우선순위가 긴요하다. 경제여건에 맞춰서 선진국들처럼 출산장려금이나 육아수당, 주거 마련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프랑스는 ‘아이는 국가가 키운다’는 정책을 기조로 2명 이상의 자녀를 둔 모든 가정에 ‘가족수당’을 주고, 자녀 양육을 위해 휴직하는 근로자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출산율 올리기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렇다. ‘아이 낳고 싶은 나라’를 위해 대한민국 사회는 바꾸어야 한다. 방법은? 어려운 일이지만 남성과 여성의 성평등 문화 정착이 중요하다. 한국 사회는 여성에게 일과 가사를 완벽히 해낼 수 있는 ‘슈퍼우먼’을 강요하고 있다. 맞벌이 부부 중 아내의 가사노동 시간은 3시간 28분. 그러나 남편의 가사노동 시간은 47분이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은 여성의 몫으로만 여겨진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4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한국 여성들의 대학 진학률은 75%로 남성의 대학 진학률 68%를 앞질렀다. 그러나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50%에도 채 못 미친다. 남성보다 20% 이상 낮은 이 수치는 결혼과 출산이 여성들의 경제활동을 방해한다는 증거다. 스웨덴을 벤치마킹하자. 스웨덴은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키우기 가장 좋은 나라로 손꼽힌다. 1970년대의 스웨덴은 한국처럼 저출산의 위협을 겪었지만 성 평등 정책을 통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스웨덴은 남성 육아휴직을 의무화했다. 또 부모 모두에게 주어지는 육아휴직 480일 중 90일은 반드시 아빠가 이용하게 했다. 이뿐만 아니라 매년 국민총생산(GDP)의 1% 이상을 보육시설에 투자하고 육아휴직 기간 중 임금 보존비율과 아동수당을 높였다. 그 결과 스웨덴의 2015년 합계출산율은 1.88명에 달한다. 이 수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24명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아이를 낳기만 해라. 키우고 가르치는 건 정부가 맡겠다’는 정책이 주효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2016년을 정점으로 경제활동의 주축인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줄어들고 있다. 생산가능인구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할 만큼 젊은 세대의 부담이 커지고, 사회보장 재원 때문에 재정수지도 나빠져 인구 위기가 결국 경제·사회 위기로 이어진다는 암울한 전망이다. 저출산 해법에서 미래 성장동력인 노동력 확보의 과제를 푸는 데 사회구성원 모두 힘써야겠다. 아이들 많이 낳아 부모에게 효도하고 나라에 보탬이 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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