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義人) 리원량(李文亮)을 추모하며

최문형 성균관대 유학대학 겸임교수
최문형 교수
news@segyelocal.com | 2020-03-02 14:45:01

 

▲ 최문형 성균관대 유학대학 겸임교수
사람이 먼저다. 생명이 우선이다.

 

호흡이 있고나서 경제가 있다. 

 

유학의 창시자인 공자가 마굿간에 불이 난 사건에 듣고는 먼저 다친 사람이 없는지 물었다는 내용은 잘 알려져 있다. 

 

공자는 재화보다 생명을 중시했다. 그런데 ‘마굿간’에 불이 났는데 쉬쉬하고 감추기에 바쁜 사건이 최근에 중국에서 일어났다. 

 

와중에 위험을 무릅쓰고 이를 세상에 알린 사람이 있었다. 


공자처럼 생명이 가장 소중하다 여겼던 그는 자신에게 돌아올 제재도 뒤로 한 채 사람들을 살리기에 바빴다. 

그런 그가 34세의 젊은 나이로 굵고 짧게 생을 마쳤다.

그 지역은 폐쇄되고 그 안의 생명들은 가둬졌다. 

이 불길이 전역을 덮치면 수습이 힘들기에 내려진 조치였으리라. 

그의 죽음이 생명의 순교가 아니고 무엇일까? 

침묵을 지키라는 정부의 압력 앞에서 사실을 은폐할 수 없어 끝내 알리고야 만 그의 용기는 생명과 자유의 표상이 아니고 무엇일까? 

세상을 향해 목청을 높인 그의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 지구촌 가족들은 어떤 상황에 처했을지 모른다.

작년 12월 30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 증세를 지닌 환자 보고서를 계기로 전염병을 세상에 알린 그는 의사 리원량이다. 

▲ 중국에서 코로나19를 최초로 폭로하고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던중 감염돼 투병하다 끝내 숨진 의사 리원량. (사진=KBS화면 갈무리)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하나로 그는 외쳤고 일했고 스러졌다. 그는 대륙에, 지구촌에 한 줄기 햇살이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자유로운 언로(言路)의 확보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는다. 

언로가 막힌 세상은 암흑이며 어두움 속의 생존은 힘들다. 

진실이 은폐된 세상은 호롱불 하나 없는 암흑과 같다. 자유는 햇살이다. 햇빛은 세상의 모든 것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것이 아름답건 추하건 간에 말이다. 

우리가 ‘코로나 19’를 두려워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처음 대하는 바이러스라 그렇다. 우리가 많이 겪는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관한 데이터는 많이 쌓여 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란 말이 있지만 적의 정체를 전혀 모르니 두려울 따름이다. 

무지는 어두움이다. 어두운 곳에서는 아무 것도 볼 수 없다. 

흑암 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적과 싸우는 격이다. 그래서 적의 꼬리라도 잡아 본 사람은 외쳐야 한다. 

일부분이고 정확하지 않아도 알려줘야 한다.우리가 코로나19에 대처하는 마음가짐이다. 

생명을 얻어 이 세상에 태어난 인간은 자유롭고 행복할 권리가 있다. 그것은 하늘이 준 것이다. 

그래서 천부의 권한을 침해하는 세력은 하늘을, 자연을 거스르는 것이다. 

처음에 사람들은 천부의 권한이 사제와 왕에게만 있는 것으로 알았다.

그러다가 이 권한이 일반 개인에게도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찾기 위해 투쟁을 계속했다.

이 과정이 자유민주주의의 노정이다. 

수많은 질곡을 거쳐서 인류는 이곳까지 왔다.

대한민국도 소용돌이를 거치면서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존재한다. 

자유를 억압하는 독재는 바이러스보다 무섭다. 은폐의 권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자유는 자기 생각을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는 공기와도 같은 것이고 생명의 고귀성을 지펴줄 인간의 천부적 권리다.

인류는 이것을 위해 여기까지 왔다.
 
겹겹이 싸인 어두움 속에서 바이러스의 존재를 최초로 알린 젊은 중국의사 리원량은 우한 시민들의 생명을 지키다가 죽었다.

아니, 자유와 생명을 사수하다 죽었다.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이 눈시울을 적신다. “내 묘지명은 한 마디로 충분합니다. ‘그는 세상의 모든 이를 위해 말을 했습니다(他爲蒼生說過話).’” 

우리 모두는 그에게 빚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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