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선택 자유의 미래

정영훈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
.
| 2020-09-03 14:47:25
ⓒ게티이미지뱅크

 

헌법 제15조에는 '모든 국민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가진다'고 기재돼 있다. 여기에서는 직업의 '선택'에 관한 자유만을 기술하고 있지만, 뉴시스 광장 내용에 따르면 이 자유의 보장 범위는 꽤 넓다.


직업의 자유는 우선 말 그대로 어떤 직업을 선택할 것인지에 관한 자유며, 자신이 선택한 직업에서 어떠한 방법으로 직업 활동을 할 것인지 고를 수 있는 자유다. 따라서 자신이 선택한 직업을 자영업으로 할지 아니면 누군가의 지시·감독을 받으면서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방식으로 할지도 개인의 자유다.


그리고 원하는 직업을 선택하는 데 필요한 전문지식 등의 습득을 위한 직업교육을 받을 곳을 자유롭게 선택할 자유다. 직장선택의 자유는 자신이 선택한 직업을 어떠한 '직장'에서 영위할 것인지에 관한 선택의 자유다.


근대시민 혁명에 의해서 봉건적 경제 질서가 해체된 이래 직업 선택의 자유는 사적 자치와 재산권 보장과 더불어 자본주의 시장결제질서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법적 장치였다.


나아가 직업을 가지고 경제활동을 한다는 것의 의미를 개인 차원에서 보면 이는 자신과 부양가족의 생존을 위한 물질적 기초를 확보하는 것과 함께 개성 발휘와 인격 신장 그리고 사회참여의 기회를 보장한다는 의의를 가지고 있다.


기쁨·보람·명예는 바로 직업 생활의 중요한 의의다. 따라서 직업을 가지고 직업 활동을 한다는 것은 경제적 차원을 넘어서 개인의 인격 실현이라는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에 직업 선택의 자유는 다른 어떤 자유권적 기본권 못지않은 중요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중대한 자유가 어떻게 보장되고 실현돼야 하는지를 법학적 관점에서 보면 다소 복잡해진다. 우리나라의 헌법학과 헌법재판소는 자유권을 개인의 자유에 대한 국가의 간섭과 침해를 방어하는 권리라고 이해하기 때문이다.


국가가 어떠한 공익적 이유로 법률의 형태를 취해 개인의 자유를 제한한다면, 개인은 국가에 자유의 제한을 중단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물론, 직업 선택의 자유를 포함한 대다수의 자유가 절대적이고 무한정의 자유는 아니기에 이러한 중단 요구는 국가에 자유의 제한이 정당하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라는 요구가 된다.


이와 같이 직업 선택의 자유의 핵심적인 기능은 국가의 자유 제한에 대한 소극적인 방어다. 따라서 직업 선택의 자유가 최대한으로 보장되기 위해서는 국가는 개인의 선택에 개입하지 않는 소극적인 방식을 취하면 된다. 


그런데 현대의 자본주의 시장경제질서에서는 국가가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한다고 해 언급한 직업 선택의 자유를 보장한 의의가 개인에게 실현되지 않는다.


취업 가능성과 직업 생활을 통해 인간의 존엄에 상응하는 최소한의 물질적 수단을 얻을 가능성 그리고 직업 생활을 인격 실현의 기회로서 영위할 가능성, 선택한 직장을 계속 유지할 가능성 등은 대다수의 개인에게는 국가의 소극적인 방임으로는 제대로 확보되지 못한다.


이러한 점을 인식해 헌법에서는 노동3권과 근로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노동3권의 보장은 근로자가 스스로 단결해 형성된 힘으로 근로조건을 향상시킬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한 것이다. 이에 비해 근로의 권리 보장은 국가가 노동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고용을 촉진하고 보호할 의무를 부여한 것이다.


다음 주에 계속

[ⓒ 세계로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