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강의 땅따라 물따라] 제야(除夜)의 종소리로 코로나 물리치자

news@segyelocal.com | 2021-12-31 14:56:23
▲제야의 종 ⓒ벽강 이동환

 

조정에서 갑오개혁을 1896년 2월까지 추진하면서 마지막으로 태양력을 채택했다.

 

적잖은 백성들은 양력을 모르고 돌아가신 조상들이 제사 시기를 놓치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기도 했다. 사실 서양문화에 먹힌 셈이다. 1970년 이후부터 ‘제야의 종소리’는 양력으로 옮겨 행사를 진행해 왔다.


제야의 종소리 유래를 살펴보면 불교가 발달한 고려시대의 사찰에서 범종(梵鐘)은 고통받는 중생들이 종소리 듣고 모든 번뇌에서 벗어나며, 지옥에 있는 죽은 중생들까지도 계도하기 위해 종소리의 기능을 해왔다. 

 

또 법당에 매달아 새벽에 28번, 저녁에 33번을 타종해 부처님의 음성이 사방에 퍼지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유교를 표방한 조선시대 때 한양에 종을 처음 설치한 것은 1398년(태조7)에 청운교에 걸어놓고 타종하기 시작했고, 1413년 종로 네거리로 옮겨 도성의 4대문과 4소문 등 8문이 열리고 닫힘을 타종으로 널리 알렸다.

야밤 22시경에 28번, 새벽 04시경에 33번 종을 쳐서 도성 8문의 통행금지가 시작되거나 끝났음을 전달했다. 지금의 보신각(普信閣)은 서울 종로에 보신각종이 있는 누각이다. 조선 태조 4년(1395년)에 만들어진 보신각 건물은 임진왜란과 한국전쟁으로 사라진 후 1985년 종을 주조했고, 새롭게 개축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갑오개혁 이전까지 제야(除夜)의 행사는 음력(陰曆) 12월 마지막 날인 29일 또는 30일 그믐에 실시했다.

 

달리 표현하면 그믐은 삭일(朔日) 전날이다. 삭(朔)은 달(月)이 황도(黃道)를 지나는 순간이며 그믐달이라고 한다. 보름달의 반대로서 가장 작아진 그믐달은 가장 어둡고 컴컴하며 밤이 길다. 그래서 이 시간에 귀신이 침범하기 좋기 때문에 불을 밤새 밝히고 가족끼리 밤을 새우며 경계한 것이 ‘제야(除夜)’의 기본 개념이다.


제야(除 덜 제, 夜 밤야)란 ‘어둠을 제거하거나 밤을 꼬박 새운다.’는 뜻이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따르면 섣달그믐 마지막 밤을 부엌이나 곳간, 장독대 등에 불을 밤새 밝히고 악귀를 쫓는 풍습이라고 했다. 게다가 칠흑(漆黑) 같은 밤 자시(子時)에 울려 퍼지는 종소리는 장엄하고 여운이 길어 귀신이 침범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동환 풍수원전연구가
양력설을 기준으로 ‘제야의 종소리’가 50년을 한반도에 울리다 2020년도부터 코로나19 등장한 이래 올해(2021년)까지도 ‘제야의 종소리’의 듣지 못하고 온라인상의 영상으로 대체한다고 하니 아쉽다. 그렇지만 따뜻한 공간 아랫목에서 기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한다면 또한 세상만사가 즐겁지 아니한가.

우리 조상의 얼과 정신이 서려있는 ‘제야의 종소리’가 서양문물의 그늘에 가려 뜻이 변질됐어도 그 정신만은 양력의 기준에 의거 ‘제야의 의식’으로 갈아 탄 전통이 계승돼 왔다. 제야의 본 뜻처럼 ‘변질된 코로나’ 악귀를 물리치기 위해 힘차게 ‘2022년 종(鐘)’을 울려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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