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은 알리를 꼭 투입시켜야 했나

최경서 기자
noblesse_c@segyelocal.com | 2019-09-02 15:00:36

토트넘의 해리 케인.(사진=EPL 공식 홈페이지)

 

어떻게 보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혹은 월드컵 본선경기 못지않게 치열했던 토트넘과 아스날의 ‘북런던 더비’가 승자를 가리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이번 경기는 양팀의 ‘교체술’로 경기 양상이 수 차례 뒤바뀐 경기였다. 아스날과 토트넘은 교체카드를 2장씩 사용했는데 각각 1장은 성공하고 1장은 실패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아스날의 미키타리안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수준을 보여주지 못했고 토트넘의 알리는 부상에서 막 복귀한 탓에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실수 되풀이

토트넘은 지난 시즌 리버풀과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부상에서 막 복귀한 해리 케인을 풀타임 출전시킨 바 있다. 결과는 거대한 실패로 돌아왔고 각종 언론 및 전문가들에게 거센 비난을 받아야 했다.

이번 북런던 더비에서도 이와 같은 일이 벌어졌다. 델레 알리의 이른 시간 교체투입이다. 북던런 더비는 세계 모든 리그를 통틀어 가장 치열한 더비 중 하나로 불린다. 매 경기 치열했고 대부분의 경기에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번 경기 역시 경기 템포는 상당히 빨랐고 양팀 선수들은 경기 내내 다소 격양된 모습을 보이다 결국 신경전을 벌였다.

제 아무리 팀의 핵심 선수라도 해도 부상에서 막 돌아온 선수를 이런 경기에 투입하는 것이 옳은 선택일까? 단언컨대, 시기상조라고 말할 수 있다. 실제로 델레 알리는 후반 60분 에릭 라멜라와 교체투입 된 이후 떨어진 실전감각 탓에 아무것도 보여준 게 없었다. 오히려 토트넘은 델레 알리 투입 이후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토트넘의 라멜라(왼쪽), 델레 알리. (사진=EPL 공식 홈페이지)

약이 되지 못하고 독이 된 토트넘 전술 변화

델레 알리가 투입되는 과정에서 토트넘의 전술 변화가 이뤄졌다. 케인을 최전방에 두고 좌우에 라멜라와 에릭센, 케인 바로 밑에 손흥민이 자리하는 ‘변칙 4-5-1’ 형태에서 ‘DESK’ 라인을 가동한 기존의 4-2-3-1로 돌아왔다.

이때 손흥민은 중앙에서 측면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주 포지션인 왼쪽 윙어가 아닌 오른쪽 윙어로 배치됐다. 이후 손흥민의 경기 관여도는 현저히 떨어졌고 전반전 내내 보여줬던 파괴력은 온데간데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이번 경기는 오른쪽 풀백 선수들이 전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센터백인 다빈손 산체스가 임시로 오른쪽 풀백을 맡아야 했던 경기였다. 산체스는 풀백이 낯설지 않을 수 없었다. 오버래핑이나 패스 등이 자연스럽지 못했다. 결국 손흥민과의 연계가 수월하게 이어지지 않자 손흥민은 비교적 아래지역에서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전반전은 손흥민이 케인보다 아래에 있었지만 역습 상황에서 오히려 케인이 아래로 내려와 공을 운반하고 손흥민이 뛰어 들어가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그러나 전술 변화 후 이 장면이 연출되지 않고 조직력이 깨지게 되자 경기 주도권을 빼앗긴 것이다.

‘안일?, 욕심?’ 의문의 교체술

토트넘은 델레 알리 투입 이후 아스날이 교체카드를 사용하면서 중원 싸움에서 압도적으로 밀리기 시작했다. 세바요스가 투입되면서 귀엥두지가 자유로워졌고 라카제트가 빠지면서 중앙으로 이동한 오바메양이 진가를 발휘한 것이다.

 

귀엥두지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경기장을 휘집고 다녔고, 결국 환상적인 패스로 오바메양의 동점골을 도왔다. 토트넘은 귀엥두지와 세바요스가 중원에서 마음껏 뛰노는 동안 아무런 방해를 주지 못했다. 자칫하면 역전골까지 허용할 수도 있었다.


아스날의 오바메양.(사진=EPL 공식 홈페이지)

특히 토트넘이 델레 알리를 투입시킨 후반 60분은 토트넘이 2-1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던 상황이었다. 손흥민의 맹활약에 먼저 2골을 성공시킨 토트넘이지만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는 경기였다. 더군다나 이런 치열한 경기에서 복귀전을 제공한 것은 다소 의아하다.

문제는 더 있다. 손흥민의 경기 관여도가 현저히 떨어지자,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을 빼고 ‘신입’ 로 셀소를 투입했다. 아스날은 뒷공간에서 그 누구보다 위협적인 손흥민이 빠지자 경기 막바지에 다소 무리하게 라인을 끌어올리며 토트넘을 궁지에 몰았다.

토트넘은 델레 알리가 아닌 완야마를 투입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최근 부진에 빠져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결과가 어떻게 되든 완야마 카드가 반드시 필요한 경기 양상이었다.

또한 꼭 손흥민을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로 셀소가 아닌 모우라를 투입했어야 했다. 케인과 에릭센을 비롯해 알리와 로 셀소는 역습의 마무리를 결정짓는 선수들이 아닌 역습을 만들어내는데 능한 선수들이다.

실제로 경기 막바지 수차례 발생한 역습 상황에서 토트넘 공격수들은 찬스를 전혀 살리지 못했고 위협적인 장면을 한 차례도 만들어내지 못한 채 고개를 숙여야 했다.

결과론적으로 이번 경기는 안일함 혹은 욕심에서 비롯된 포체티노 감독의 명백한 전술적 실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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