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과 원격의료

당·정·청 비대면 의료 강화 추진에 ‘반발’ 여전
김영식 기자
ys97kim@naver.com | 2020-05-18 15:02:09
▲ 최근 비대면 의료서비스 사업 도입을 두고 사회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지난 20여 년 동안 사회적 반발에 밀려 표류해온 국내 원격의료 도입과 관련, 최근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한국판 뉴딜’ 정책과 맞물리며 논란이 재점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개척해야 할 중점 육성사업으로 ‘비대면 의료서비스’를 직접 거론하면서 원격의료 도입 관련 논란의 불씨를 댕겼다.


◆ 원격의료=의료민영화?…논란은 여전


물론 청와대와 정부는 비대면 의료가 곧장 원격의료 서비스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긋는 분위기다. 오랜 기간 지속된 의료계와 시민사회 반발을 인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정부는 비대면 의료 서비스에 대해 제도화를 통한 전면 확대가 아니라 시범 사업을 일부 늘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한국판 뉴딜 비대면 산업 육성 계획이 원격의료 제도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원격의료에 대해서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시간을 두고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난 13일 김연명 사회수석은 “최근 (원격의료에 대한) 긍정 평가가 있어 검토 중”이라고 발언한 데 이어 정세균 국무총리도 “비대면 진료 확대 등으로의 과감한 중심 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과 김용범 기재부 차관,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 등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며 원격의료 도입에 무게를 실었다.


청와대와 당‧정은 이 같은 비대면 의료 서비스 도입 근거를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찾고 있다. 


코로나19로 병원 업무가 폭증하자 정부는 앞서 전화상담 등 일부로 제한해 한시적 원격의료를 허용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말 이후 무려 26만여 명의 환자가 사실상 원격진료를 받았고 정부는 일각의 우려를 해소할 만한 역량을 갖춘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IT 기술 관련 세계 최강국 중 하나인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먹거리 사업인 원격의료 시장을 포기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라는 꾸준한 문제제기도 감안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의료민영화 전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비대면 의료 서비스는 말 장난에 불과할 뿐 정책 방향성 면에서 본질은 원격의료라는 일각의 주장도 더해진다.


지난 DJ 정부서부터 추진됐던 원격의료 서비스 도입은 그동안 의료계와 시민사회 일각에서 주로 반발의 목소리를 내왔다.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으며, IT‧통신 대기업과 대형병원 등에 수요가 집중돼 결국 병‧의원급 중소병원 몰락이 불가피하다는 게 반대의 핵심 골자다.


이들은 특히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정부와 정반대로 해석하고 있다. 원격의료 도입을 통한 사실상의 의료민영화 허용이 아닌 공공의료 강화와 인력 확충으로 감염병 확산에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최근 성명에서 “지금 시급한 것은 코로나19 환자를 진찰할 수도, 치료할 수도 없는 원격의료가 아니다”라며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공공의료의 중요성과 보건의료인력 확충의 필요성은 상식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열악한 보건의료노동 환경을 통해 보건의료인력을 확충함으로써 인력의 선순환을 가능케 하는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면서 “의료영리화가 아니라 공공의료 확충과 보건의료인력 확충만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절박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현 시점 전국 병상 수 기준 공공의료부문은 약 1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영리화 추진이 아닌 비대면 의료 서비스 도입을 강조하는 정부와, 방향성을 근거로 원격의료 도입에 따른 의료민영화로 규정한 의료계‧시민사회 주장의 간격은 여전히 크다. 


기나긴 시간이 흐르고 다시 원점에서 만난 ‘한국판 뉴딜’의 핵심사업 논란은 앞서 정부가 밝혔듯 일방적 정책 추진이 아니라 조금 더 사회 구성원 간 치열한 토론과 이를 통한 대안 마련 등 소통의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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