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안전, 100세 시대 ‘장밋빛’ 보다 건강·복지 정책 우선

이미 고령사회 진입…나이 많아질수록 심신상태 저하돼
노령운전 사망사고 등 사회문제화 심각…안전대책 시급
최환금 기자
| 2019-08-06 16:44:05

고령사회에 진입해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노인들에 대한 사회안전망은 미비하다. 서울 시내에 노인들이 삼삼오오 앉아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 없음. (사진=세계로컬타임즈 DB)

[세계로컬타임즈 최환금 기자] 지금은 100세 시대라고 한다. 통계청이 2018년에 발표한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2009년 출생 기준으로 80.5세다. 40년 전보다 평균 수명이 약 18년 늘었다. 


2018년 기준 OECD 자료는 83.1세(남자 80.50세 여자 85.74세)로, OECD 34개 국가 중 2위를 차지했다. 2018년 기준 WHO 자료 역시 83세·2위로 거의 같았다.
 
기대수명(출생아가 앞으로 살아갈 것으로 기대되는 연수-年數)과 기대여명(특정 연령자가 앞으로 살아갈 것으로 기대되는 연수)의 경우 60세를 기준으로 남녀 모두 평균 80세를 넘긴다. 즉 회갑을 맞이한 이들이 평균 20년 이상은 더 살 수 있다는 통계 수치다.

대한민국은 2000년에 이미 ‘고령화 사회’를 넘어 2018년에 ‘고령 사회’에 진입했으며, 2026년에는 ‘초고령 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수치도 의학 기술의 발달에 따라 100세 이상의 인구가 머지않아 크게 늘어 날것으로 예상된다. 

노인에 대해 미국에서 열린 국제노년학회는 ‘노인은 사람의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생리적·심리적·환경적 행동의 변화가 상호작용하는 복합 형태의 과정’이라고 이미 60여년 전에 정의했다. 노인의 역할 수행능력에 대해서는 심신의 노화로 인해 사회활동이 어려운 사람으로 보는 견해 등 나이와 사회적 역할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월 12일 부처님오신날 양산 통도사에서 70대 노인이 몰던 자동차가 인도로 돌진해 1명이 숨지고 많은 사람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난 지 얼마 후 강남에서도 90대 노인이 차량을 후진 중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밟아 30대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 등 고령운전자에 의한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7월 30일 서울 서초구에서 70대 여성이 몰던 차량이 한 초등학교 옹벽을 들이받아 동승자 한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 차량은 교차로에서 신호를 무시한 채 빠른 속도로 그대로 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 이상의 사례를 들지 않아도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대한민국이 노령화 사회가 되면서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시력이나 체력도 떨어지고 귀도 잘 안 들리게 된다. 이에 판단력이 흐려져 순발력 있게 즉각 대응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 운전에서도 긴급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75세 이상 운전자의 교통사고 상황은 지난 2013년 9,845건 사고에 858명 사망과 9,618명 부상에 이어 2015년 1만2,531건 사고에 957명 사망과 1만2,350명 부상으로 2년 새 급증한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통계학적으로도 증가세를 보이나 운전면허를 보유하고 있어도 운전을 하지 못하게 규제하는 나이나 법은 아직 없다. 즉, 운전면허 취득에는 하위제한(원동기 면허 만16세·자동차 면허 만18세)만 있고 상위제한(oo세 이상은 운전 불가)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몇 세 이상은 운전을 할 수 없도록 법으로 규정하면 고령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를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는데 왜 관련법을 제정하지 않는 것일까.

▲서울 신대방동에서 70대 고령운전자의 차량 급발진 사고로 추정되는 건물 충돌 사고가 발생해 행인 여러명이 부상당했다. (사진=세계로컬타임즈 DB)

▲ 지자체, 65세↑ 고령운전자 운전면허 반납 우대 시행

법을 바꿔서라도 개정이 필요하나 국회의원 누군가가 개정안을 발의했다가 다음 선거 때 노인들의 표가 자신에게 오지 않게 돼서 낙선하게 될까 우려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즉, 누군가는 교통안전과 사회안전을 위해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를 해야 한다. 하지만 ‘자신의 목’이 걸려 있기에 선뜻 나서지 않아 아직 고령운전자에 대한 나이 제한이 없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정부는 2019년부터 고령운전자 관련 변경된 도로교통법을 시행하고 있다. 그동안 운전면허 적성검사 기간이 65세 미만이면 10년, 65세 이상이면 5년이었지만 이후 75세 이상 고령운전자는 적성 기간을 3년으로 단축했다.

이와 별도로 65세 이상 고령운전자 운전면허 반납 우대제도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인센티브로 서울시·인천시·부산시 등은 교통카드 10만원 지급, 경기도는 지역화폐 1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고령 운전만이 아니다. 고령 사회를 대비한 생활과 관련된 전반적인 노인안전정책은 결여 상태다. 

그런데 오래전에 마련된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는 주거·교통·문화·생활 등과 관련한 고령사회 안전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노인정 등 노인 전용시설과 노인 대상 공산품 및 서비스 시설과 식·의약품 분야 등 노인 인구의 증가에 따른 노인 생활안전 종합 대잭은 아직도 미비하기에 서둘러 실제적 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100세 시대에 어떻게 살 것인가 등 많은 사람이 노후대책을 미리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더욱 바쁘게 살고 있다.

하지만 100세 시대가 순조롭게 열리는 데 비해 이에 대한 개인적·사회적인 준비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문제는 수명이 늘어나는 만큼 질병을 안고 살아가는 기간이 늘어나는 데 있다는데 심각성을 더한다. 

개인적으로는 생활에 치우쳐 상대적으로 건강에 소홀하게 되고 이에 따라 나이가 들어가면서 건강을 잃고 고혈압·당뇨·비만·심장질환 등 건강 위험 요인에 시달리게 된다. 사회적으로도 노인들에 대한 건강·사회보험 등 생활 보장성이 너무 부족하다.
 
100세 시대에 대한 장기적인 대비보다 당장 노인들 삶의 질 자체가 허덕이고 있다. 전체는 아니더라도 노인들은 빈곤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치상으로도 노인 빈곤율은 48%로 OECD 회원국 평균보다 4배 정도 높다. 이에 따라 노인들의 삶의 질은 매우 낮다. 

한 국제노인인권단체에서 지난 2015년 65세 이상 노인의 소득·건강·취업·사회성 등을 기준으로 노인이 살기 좋은 나라를 평가했을 때 대한민국은 세계 96개국 가운데 60위에 머물렀다. 이는 아시아에서 일본·베트남·중국보다 더 낮은 순위로 그만큼 빈곤하다는 의미다.

따라서 노인들이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폐지 수집 등 사회적 활동량이 많아지고 활동반경이 넓어지는 것에 비례해 노인의 사고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고령운전자 교통사고가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730일 서울 서초구에70대 여성이 몰던 차량이 한 초등학교 옹벽을 들이받아 동승자 한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SBS 화면 갈무리)

▲ 노인들 안전사고 이유 ‘개인 안전의식 부족’ 가장 많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65세 이상 노인의 안전사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노인의 안전사고 중 낙상은 매년 발생빈도가 높다. 통계청에서 65세 노인 35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9.3%가 낙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체 낙상사고의 39.2%는 노인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노인의 안전사고 중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은 국내 전체 사망 7위이며, 이 중 80대 노인 인구가 운수사고 및 추락사고에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노인의 안전사고 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보건복지부의 ‘노인생활 안전사고 실태조사’를 보면 사고유형·연령별 분석 결과 사고유형 대부분 65·69세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넘어짐·미끄러짐·추락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돼 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노인간호학회지 ‘노인의 안전의식과 안전사고 발생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노인의 안전사고 원인은 1차적으로 신체적 노화의 결과로 나타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신경계의 변화로 반응시간이 지연되고, 지적 능력이 저하되며, 걸음걸이·균형 감각과 시력·청력 등의 감각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만성적으로 질병에 시달리는 노인은 신체적 문제와 함께 심리적·사회적 취약성도 안전사고를 증가시킨다. 

그런데 안전사고의 90% 이상은 예방이 가능한 것으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안전한 행동을 해야 한다. 안전의식은 안전행동 기여 습관·태도 및 지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에 의하면 노인들이 사고를 당하는 이유 중 자신의 ‘안전의식 부족’이 가장 많았다. 따라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노인들의 안전의식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즉, 노인의 안전사고 예방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하며, 이를 위해서는 노인들의 안전의식 수준과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전반적인 자료 분석 및 대책 수립이 중요하다.

서울 신대방동에서 70대 고령운전자의 차량 급발진 사고로 추정되는 건물 충돌 사고가 발생해 행인 여러 명이 부상당했다. (사진=세계로컬타임즈 DB)

노인 사망사고는 2005년의 경우 전년 대비 4.1%가 증가한 6,927건으로, 2003년 이후 노인 사망사고 20,279건의 원인을 살펴보면 교통사고가 34.4%로 가장 많았다. 그리고 추락사고 27.5%, 질식사고 3.3%, 익사사고 2.6%, 화상사고 2.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사고 발생 장소별로는 가정에서 사고 발생 건수가 가장 많아 가정이 고령자 안전사고의 사각지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가정에서 넘어지거나 미끄러짐 사고가 50%(347건)로 가장 많았고 추락·낙상이 13.3%(92건)으로 기력이 전반적으로 쇠약해진 고령자들이 넘어지거나 미끄러지지 않도록 집안에 안전시설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처럼 노인 안전사고의 48.8%가 가정에서 발생한다고 볼 때 가정 다발 사고에 대한 예방 수칙을 마련하고, 사고 예방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넘어짐·미끄러짐, 추락·낙상 등 안전사고 예방교재·동영상·안전용품 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하고 언론매체를 통해 지속적인 노인안전교육이 시행돼야 한다.

100세 시대의 가장 큰 과제는 빈곤·질병·고독 등 이른바 노인 3苦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가다. 노인 10명 중 6명이 3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며, 5명 중의 1명은 독거노인으로 정신적으로 빈곤한 상태다. 즉 65세 이상 노인은 대부분 빈곤한 상태로 몸에 병이 걸린 상태로 혼자 살면서 외로움에 쓸쓸히 죽어간다는 것이 100세 시대 노인의 슬픈 현실이라는 얘기다.

노인은 시대를 살아오면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역사의 주체다. ‘100세 시대 활짝’ 등의 장밋빛 허상보다 노인안전을 우선한 건강·복지·사회 정책 등이 실현돼야 한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이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 웃으며 내일을 열어가는 활기찬 복지국가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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