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태 동국대 교수 “생활안전? 걸으며 휴대폰 안보기 먼저”

프로파일러·범죄심리학자로서 임 교수가 본 여성범죄·생활안전 ②
김영식 기자
ys97kim@naver.com | 2019-07-26 15:49:08

▲동국대학교 경찰사법대학 범죄심리학자 임준태 교수. ⓒ세계로컬타임즈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본지 취재진은 19일 오후 서울 이태원 소재 한 카페에서 동국대학교 경찰사법대학 소속 범죄심리학자 임준태 교수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임 교수는 경찰대 졸업 이후 현장 30년 경력, 독일·캐나다 등 선진국 사례 연구 등 경찰사법 관련 국내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유력 프로파일러다.


이번 인터뷰는 본지가 추진 중인 생활 안전 캠페인의 일환으로, 특히 여성·어린이 등 범죄취약계층의 범죄 노출이 잦아지고 있는 현 시점, 근본적 예방 및 대책 등에 대한 임 교수의 전문성을 공익적 관점에서 풀어보고자 한다. 

 

몰카-스토킹 등 범죄취약계층 보호 강조

경찰 처우 개선시민 향한 서비스 자연스레 높아질 것  

 

이미 오래 전부터 여성들의 ‘스토킹’ 공포는 줄기차게 이어져 왔다. 관련 논의가 장기화됐음에도 여전히 한 발짝도 진척된 것은 없다.


각 지구대 평균 2~3대의 순찰차가 운영되는 등 열악한 경찰 현실에서 각 사안별 우선순위 매기기란 매우 민감한 문제다. 피해 당사자 입장에선 그 어떤 사건이라도 억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임 교수는 “한 마디로 시민들의 모든 간지러운 부분을 다 긁어줄 수 없는 노릇”이라며 “범죄 피해자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으나 경찰 조직의 현실적 한계 문제”라고 진단했다.


선진국에서 사회 전반적으로 가장 칭송받는 직업군에 소방‧경찰이 매번 꼽히고 있다는 점에 임 교수는 주목한다. 인력‧예산 투입의 꾸준함은 물론, 시민들의 의식 변화도 필수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국민 안전 관련 최접점으로 주저없이 꼽히는 경찰 조직 확대 사안을 두고도 중대함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쓴 소리도 이어졌다. 인력‧예산 확충에 부족함이 많다는 점, 그리고 열악한 상황에 대한 홍보 또한 매우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캐나다에선 경찰 60명가량 근무하는 지역에서 1명의 인원을 추가 고용하는 데 드는 연구 용역비만 한화 1억 원 수준인 반면, 임 교수가 직접 수주한 우리나라 용역비는 400만 원에 불과할 정도로 우리 사회가 바라보는 심각성 자체가 매우 가볍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임 교수는 “자치경찰제가 발달한 국가에서 경찰은 공통적으로 높은 급여 등 처우가 좋다”며 “따라서 시민들을 향한 수준 높은 치안서비스 제공이 가능해 지역주민들의 범죄예방 관련 의식 수준도 자연스레 제고되는 등 선순환 구조가 정착돼 있다”고 귀띔했다.


이런 가운데, 여성범죄 등 근본적인 생활안전 확보를 위해 ‘교육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임 교수는 말한다. 다만 현재 우리 사회가 수용하고 있는 관련교육의 양과 질이 너무나도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선 개별 경찰관 단위로 마을 학교를 찾아다니면서 수시로 체계적인 성범죄 예방 등의 주제로 교육을 진행한다. 우리도 이를 벤치마킹해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레 성교육 등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게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한국 사회의 성 의식 자체가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온 만큼 관련 교육 수준도 뒤따라야하며, 이를 위해선 우리 사회 특유의 ‘가부장적’ 사고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임 교수는 “최근 성도착증 범죄자가 많이 발견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해결이 가능하다”며 “남녀 간 성관계 등을 죄악시하는 우리 사회의 풍조가 바뀌어야 한다. 거의 아랍권 수준의 엄격함을 가진 우리 사회에서 윤리·도덕적 잣대로 성범죄를 단죄한다는 생각 자체가 구시대적 발상의 유물이란 사실을 빨리 깨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임 교수는 성도착범죄자나 연쇄성범죄자는 환자로 바라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단호히 말한다. 실제 의학적 관점에서 이 같은 범죄자들은 뇌 호르몬 분비에 불균형 문제가 발견되기도 했다.


따라서 성범죄 인식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범죄자들에겐 엄벌 및 치료를 병행함으로써 범죄율을 낮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성범죄자=환자인식 중요이를 기반으로 정책 마련돼야

사회적 범죄예방교육 시스템 구축 시급

 

동 시대 같은 공간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여성들의 범죄에 대한 공포감은 최근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현실적 대안을 물었다.


임 교수는 “성범죄자 신상 등 특히 독신 여성들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정보가 매우 제한적인 게 현실”이라며 “여성가족부나 경찰청 홈페이지를 통해 보다 현실적인 안전대책 관련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임 교수는 사회적으로 미비한 교육 시스템 보강을 촉구했다.


이에 임 교수는 “유치원 등 공식 기관과의 연결고리가 탄탄한 어린이들에 대한 범죄예방 교육은 오히려 여건이 우호적”이라면서도 “다만 대학에선 이 같은 교육이 전무한 실정이다. 범죄유형별 대처 관련 강의를 필수로 지정한다든지 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선적으로 경찰 차원에서 제도권 내 이른바 ‘공직’ 구성원을 중심으로 체계적 교육을 지원해 점차 민간 부문으로 확대해나갈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임 교수는 “경찰 인력상의 문제 등을 감안해 일단 공공기관 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범죄예방‧대처교육을 실시한다든지 하는 체계적 경찰 교육이 시급하다”며 “전문가 집단을 활용한 사회교육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는 정부‧지자체의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라며 “이들 기관이 선심성 예산 낭비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이 같은 교육 투자는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우리 생활 속에서 작은 실천을 하는 것으로 일정 부분 안전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임 교수는 “내 강의 중 학생들에게 ‘휴대전화 보면서 횡단보도 건너지 말기’를 항상 강조한다”며 “급한 용무가 있으면 반드시 통화를 끝내고 걸어라, 이처럼 안전 예방은 가장 기초적인 실천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임 교수는 “성별을 막론하고 범죄예방 공부를 스스로 일상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경찰청이나 여가부 홈페이지 등 인터넷에 공개된 범죄예방 요령만이라도 터득하게 되면 일정 부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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