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 기획] 2019 부동산, 여전히 ‘강남 불패’ 지속

‘부동산 정책 이슈’ 총정리…文정부, 전반적 실패론 득세
김영식 기자
ys97kim@naver.com | 2019-12-13 16:09:38
2019년 황금돼지 기해년이 저물고 있다. 올 한 해 한국 부동산 시장 관련 이슈를 정리했다.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올해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은 그 어느 해보다 숨가빴다. 특히 정부발(發) 각종 규제책이 쏟아진 가운데, 시장 대응도 발빠르게 이뤄졌다.


역대 정권과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부 역시 ‘집값 안정화’를 목표로 지난 2년 반 기간에 모두 17개에 달하는 부동산 정책을 내놓았다. 여전히 서울‧수도권의 인구 과밀화 문제는 개선되지 않은 가운데 대다수 정책의 초점은 이 지역의 주택 안정에 맞춰졌다.


‘시장 자율’을 강조한 기존 두 번의 정권을 거치면서 사회는 실패를 맛봤고, 확연히 달라진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 상대적으로 많은 기대와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 이 같은 기대와 관심은 문재인 정부 집권 초기에 멈춰선 것으로 보여진다. 업계와 전문가, 국내·외를 막론한 언론 등이 평가‧형성하고 있는 여론 지형은 매우 좋지 못한 상태다.


건설‧부동산 관계자들은 “정부의 각종 규제책으로 (시장‧기업이) 과도한 답답함을 느낀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언론에서도 같은 기조의 기사들이 일정 주기로 꾸준히 나오는 상황이다.


문 정부의 집값 안정화의 1차적 타깃인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 상승은 여전한 가운데, 이를 잡기 위해 내놓은 최근 정책 중 하나인 ‘분양가 상한제 확대’가 적용됐음에도 이달 초 양상은 백약이 무효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현 시장 여건을 감안하면 정부가 그리는 ‘청사진’ 실현은 어려울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2019년 기해년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올 한 해를 돌아보고, 이를 통해 발전적 계획을 세울 수 있다면 다가오는 2020년 새해, ‘집 없는’ 모든 국민들이 바라는 내 집 마련의 꿈이 그리 요원하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희망도 점쳐진다. 


올 한 해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었던 굵직한 이슈들을 총정리해 본다.

 

3기 신도시 계획 발표부실한 교통대책

종합부동산세 인상에 다주택자 버티기

 

먼저 지난해 12월 정부는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했다. 이 지역으로 남양주 왕숙 1·2지구와 하남교산지구, 인천계양지구, 과천지구가 포함됐으며, 지난 5월 고양창릉과 부천대장지구가 각각 추가됐다.


이들 지역에 대한 주택 공급은 계획대로라면 2021년 하반기 이후 총 30만 가구 수준 이뤄질 전망이다. 문제는 서울 쏠림 현상을 잡겠다고 만든 3기 신도시 계획이 전혀 효과가 없다는 점으로, 올해 하반기로 가면서 실제 서울지역 청약 성적은 높아졌고, 이는 집값으로 반영됐다.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 개발계획과 관련, 신도시 성공여부를 가르는 교통대책이 GTX 노선 예타 통과를 제외하면 크게 부실하다는 점과 지난 1‧2기 신도시 개발과 사실상 내용이 다를 게 없다는 등의 지적을 내놓고 있다.


또한 다주택자들의 주택 매도를 유도하기 위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세율 조정’도 올 한 해 시장의 큰 관심을 모았다. 정부는 종부세 과표 3억∼6억 원 구간을 신설하는 한편, 과표 3억 원 초과 구간 세율을 기존 대비 0.2∼0.7%p씩 추가 인상해 최고세율을 2.7%까지 올렸다.


이에 따라 공시지가 상승 요인 등과 맞물리면서 올해 종부세 대상자는 지난해에 비해 13만 명이 증가했고, 무려 3조 원이 넘는 세수가 전망됐다.


하지만 다주택자들의 ‘버티기’ 전략은 여전하고, 되레 매물 수 자체가 떨어졌다. 높은 수준의 양도소득세 등을 우려한 집주인들이 매물 자체를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선 종부세‧재산세 등 이 같은 ‘보유세’ 인상 정책이 주택 매도를 통한 집값 안정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선 양도소득세‧취등록세 등 ‘거래세’를 인하해 퇴로를 열어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최근 집값 상승 요인 지적

교육 이슈에 서울 강남권 학원가 집값 들썩

 

아울러 이미 지난해부터 시장 초미의 관심사였던 ‘분양가 상한제 확대’가 결국 지난달 발표되며 올 하반기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이번 정부 발표로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은 서울 25개구 전역과 강남 4구 22개동을 비롯해 이른바 ‘마‧용‧성’ 지역인 마포구 1개동과 용산구 2개동, 성동구 1개동 등이 포함됐다.


특히 재개발‧재건축 단지는 내년 4월 29일 이후부터 입주자 모집 공고를 신청한 단지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게 된 가운데, 최초 발표와 달리 부산 전역과 고양, 남양주 일부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에서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노무현 정부 당시 실패한 전력과 현 시점 정책 시행 직후 불거진 폭발적 집값 상승 현상으로 정부는 또 다시 코너에 몰린 형국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정책 시행 전부터 가격 통제책은 결국 공급을 옥죌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했고, 현재 이런 예측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 9일 기준 0.17% 올라 15개월 만에 최대 증가치를 기록했다.


시장분석전문업체 부동산인포는 내년 전국 입주물량은 올해보다 10% 이상 줄어든 34만 가구 수준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가오는 2020년 역시 정부가 강력한 시장규제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침체된 경제 상황과 저금리 기조 유지 등을 변수로 꼽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내년 부동산 정책과 관련, 정부는 공급 확대 및 거래세 인하 등을 통해 다주택자들이 실질적으로 집을 팔 수 있도록 유도하는 등의 근본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비슷한 기조의 목소리는 외신을 통해서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둔화의 요인으로 건설투자 약화를 지목했다.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한국경제 전반의 침체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잠정치)은 전 분기 대비 0.4% 수준이었으나, 건설투자는 6.0%나 감소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으로 대변되는 정부발 부동산 정책에 올 한 해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이에 블룸버그통신은 “내년에도 한국 건설투자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결국 강남 등 부유한 지역의 아파트 가격 급등세를 멈추는 데 실패했다”고 혹평했다.


올 한 해 부동산 관련 이슈로 정부의 ‘대입정시 확대 발표’도 거론된다. 부동산 사안이 모든 경제상황의 축약판이라는 명제가 입증된 셈이다.


특히 정부가 예정 중인 자사고‧특목고 폐지와 맞물려 대치동 등 이른바 서울 강남권 학원가를 중심으로 수요자 관심이 쏠리면서 주택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이를 의식한 듯 “대입정시 비율이 높아지고 특목고 등이 사라지면 강남 8학군이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면서 “교육개편이 강남의 집값, 부동산 문제를 심화하는 부분에 관해 종합적으로 살피고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강남 학원가 인근 상가에 수요가 집중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상가정보연구소가 SK텔레콤 빅데이터 서비스 플랫폼 ‘지오비전’ 통계를 분석해 서울 대치동 학원가 상권을 분석한 결과, 지난 10월 기준 이 곳의 일일 평균 유동인구는 48만9,169명으로, 월 평균 약 1,467만5,070명이 드나들었다.


대치동 내 총 학원 수는 706곳으로, 이들 대입학원 인근 상가 매출은 같은 기간 월 평균 3,598만 원, 기타 학원은 4,071만 원인 것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서울 강남구 내에서도 같은 조건 내 200~800만 원 수준 높은 수치다.


이외에도 올해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는 ▲ GTX노선 개통 관련 예비타당성 논란 ▲ 낮아진 기준금리 ▲ 주거형 규제 따른 수익형 관심↑ ▲ 경실련 ‘땅값 상승’ 논란 등 사안이 주로 국민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정부 핀셋정책 부작용 초래근본적 인식 전환해야

내 집 마련 성공하는 2020년 되기를

 

당초 의도와 달리 서울과 수도권 등 전통적 집값 강세 지역의 폭등 현상은 되레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빠르면 이달 말 늦으면 내년 초 세금·대출규제 등을 활용한 추가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유력한 방안으로 ▲보유세 강화 및 거래세 완화 등 세제 개편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관리지표 조정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여전히 전문가들은 내년 집값이 더욱 뛸 것이라는 비관론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추진 중인 이른바 ‘핀셋 부동산 정책’은 풍선효과 등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는 만큼 보다 큰 범위에서의 접근법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다가오는 2020,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에 대한 소망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자신을 ‘신혼 무주택자’라 소개한 성모 씨(서울 중림동 거주‧28세)는 본지에 “50년 내내 힘들게 일해 돈을 모아 단 한 푼 쓰지 않는다는 비정상적 가정 하에서도 서울서 내 집 마련하기 어렵다고들 한다”며 “이제 곧 태어날 아이를 생각하면 지금 살고 있는 전셋집이 너무 좁은데 어쩔 수 없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여전히 주택 미분양과 상가 공실률 등 빈집 관리 부실에 대한 지적은 유효한 상태다.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행복주택 미달 상황에도 신혼부부들은 내 집 마련을 위해 오늘도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있다.


결국 남아도는 집은 많아도 정작 내 집 마련은 꿈꾸기조차 힘든 사회. 다사다난했던 올해, 그리고 내년 대한민국을 살아왔고, 또 살아가게 될 ‘집 없는’ 사람들의 소박한(?) 소망이 이뤄질 2020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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