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우 석방…美 송환 불발에 여론 급속 악화

“면죄부 아니다” VS “재판장 대법관 후보 박탈하라”
김영식 기자
ys97kim@naver.com | 2020-07-06 16:22:39
▲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거래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가 법원의 미국 송환 불허 결정에 따라 6일 오후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거래 사이트 ‘웰컴투비디오’를 운영한 손정우(24)에 대해 법원이 미국 송환 불허를 결정한 가운데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특히 이번 재판장이 대법관 후보자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격 박탈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제기됐고 불과 수시간 만에 수만 명이 이에 동의했다.


◆ “국내 수사 위해 바람직한 ‘불허’ 결정”


6일 서울고등법원 형사20부(재판장 강영수)는 손정우에 대한 범죄인인도심사 청구 관련 세 번째 심문기일을 열고 ‘불허’ 결정을 발표했다. 


재판부는 범죄인인도 제도의 취지가 더 중한 처벌을 받는 곳으로 보내는 데 있는 게 아니라고 판단했다. 손씨를 미국에 인도할 수 있는 법적 요건은 갖춰졌으나, 수사관련 필요성에 비춰볼 때 계속 우리나라에 붙잡아 놓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우리 사회 아동·청소년 음란물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세계적 규모 사이트의 운영자였던 손정우의 신병을 국내에서 확보해 정보와 증거를 추가 수집하고 수사과정에 적극 활용하는 것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현재까지 확인된 웰컴투비디오 회원 346명 중 한국인이 223명이라는 점도 근거로 덧붙였다. 이 223명과 아직 확인되지 않은 회원들을 추적하려면 국내서 손정우를 조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이유다. 


이어 송환 불허 결정에 대해선 “손씨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 결코 아니다”라며 “손씨는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정당한 처벌을 받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결국 앞서 손정우가 밝힌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조사받고 싶다’던 희망은 이번 법원 결정으로 현실화된 셈이 됐다. 인도심사는 단심제라 불복 절차가 없어 손정우는 이날 오후 1시께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났다. 


손정우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약 2년8개월 간 외부 추적이 쉽지 않은 ‘다크웹’에서 ‘웰컴투비디어’를 운영하며 4,000여 명에게 아동·청소년 대상 성착취물을 제공, 그 대가로 4억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유포된 영상 중에는 생후 6개월 된 신생아가 성착취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손정우는 이 사이트 서버를 직접 관리하면서 공지에 ‘성인 음란물은 금지한다’는 문구를 적어올렸다. 


앞서 1심은 손정우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바 있다. 이어진 2심에선 손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고, 손씨가 상고하지 않으면서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당시에도 여성단체‧전문가들은 ‘성인지 감수성 결여’를 이유로 재판부의 ‘솜방망이’ 처벌을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손정우는 지난 4월 27일 형기를 마쳤으나 검찰이 인도구속영장 집행을 완료하며 다시 구속된 상태였다. 


◆ 성난 여론…“성착취범 천국 대한민국”


법원의 이번 불허 결정에 따라 결국 손정우의 국내 처벌은 미국보다 훨씬 가벼울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가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성범죄의 법정형 자체가 상대적으로 낮고, 수사기관과 법원도 아동‧청소년 성착취 범죄에 대한 문제의식이 미약한 상태에서 형사사법 제도가 운영돼왔다는 비판은 오랜 기간 제기돼 왔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모든 죄목의 형량을 각각 매겨, 이를 더해 적용하기 때문에 손정우는 최소 75년에서 최대 100년 이상 감옥살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엄격한 전망까지 제기된 바 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손씨를 미국으로 보내 엄중히 처벌함으로써 정의를 실현하고 유사범죄를 방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는데 공감한다”면서도 “대한민국이 주권국가로서 손씨의 신병을 확보해서 주도적으로 형사처벌 권한을 행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한편, 여론은 이번 재판 결과에 대해 매우 빠른 속도로 악화되는 양상이다. 


재판 직후 게재된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강영수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의 대법관 후보 자격 박탈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은 글이 올라온지 불과 수시간 만인 6일 오후 3시 기준 8만5,000여 명이 동의했다. 


강 부장판사는 대법원이 지난달 18일 공개한 권순일 대법관 후임 후보 30명 중 1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쓴이는 “계란 한 판을 훔친 생계형 범죄자가 받은 형이 1년 8개월이었다”면서 “세계 온갖 나라 아동의 성착취를 부추기고 그것으로 돈벌이를 한 자가 고작 1년 6개월 형을 살고 이제 사회에 방생된다”고 분노했다. 


이어 “세계 최대의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를 만들고 그 중 가장 어린 피해자는 세상에 태어나 단 몇 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아이도 포함돼 있는데 그 끔찍한 범죄를 부추기고 주도한 손정우가 받은 형이 1년 6개월”이라며 “아동 성 착취범들에게 그야말로 천국과도 같은 나라가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그것을 두고 당당하게 ‘한국 내에서의 수사와 재판을 통해서도 해결이 가능하다’라고 말하는 것은 판사 본인이 아동이 아니기에, 평생 성 착취를 당할 일 없는 기득권 중의 기득권이기에 할 수 있는 오만한 발언”이라면서 “기본적인 도덕심에 반하는 판결을 내리는 이 같은 자가 감히 대법관 후보 자격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후보 자격 박탈을 청원한다”고 썼다.


또 다른 ‘손정우 미국송환 거절 사법부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 글에는 “주권국가를 주장하기 이전 법원 불신을 누가 자초했나”라며 “공감 능력없이 여지껏 판결한 한심한 판사들”이라는 비난이 담겼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누리꾼 분노도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성범죄는 날이 갈수록 진화하는데 형량부터 판사들까지 바뀌는 게 하나도 없어 답답하다”, “성범죄자들 다 한국 귀화하겠네. 판례랍시고 솜방망이 처벌 더 공고히 하고 있는 미친 판사들”, “억울한 피해자들은 어디에서 보호를 받아야 하나? 가해자 천국 대한민국”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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