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東夷)족과 코비드19

성균관대 학부대학 겸임교수
최문형 교수
news@segyelocal.com | 2020-03-25 16:30:19
▲성균관대 학부대학 겸임교수

눈에 보이지 않고 정체조차 파악하기 힘든 바이러스가 지구촌을 뒤덮고 있다.

 

그 속에서 인간의 다양한 면모와 민낯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진원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는 일찌감치 폐쇄됐다. 

정부의 조치에 한 술 더해 우한시 외곽에 사는 사람들은 우한시민이 도시 경계를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여러 가지 수단으로 봉쇄했다. 

병 뚜껑을 닫듯 차단된 우한시는 지금도 갖가지 고통으로 얼룩져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한민국도 이 바이러스의 희생양이 됐다.

대구에서 순식간에 많은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한 때 대구 봉쇄령도 제기됐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달랐다. 오히려 사람들은 대구로 달려갔다.

의료봉사자들과 시민봉사자들이 앞다투어 들어갔다. 대한의사협회 소속 의사들과 개원의들이 병원문을 닫고 대구로 향했다. 

입관한 간호장교들과 퇴직한 의사들이 합류했다. 

부산하 공공단체와 개인기업, 자원봉사자 등 전국민의 눈과 손이 대구에 왔다. 

특히 대구와 동서로 마주한 전라도 주민들의 동참의지가 멋지다.

대구시와 달빛동맹을 맺은 광주시는 시민들의 사랑이 가득 담긴 기부물품을 직접 대구시에 전했다. 

지자체의 도움 뿐 만이 아니다. 전국의 구급대원들이 구급차를 가지고 대구로 갔고, 학계, 종교계, 예술계, 체육계 등에서 성금과 구호물품을 속속 들여보내고 있다. 

전국 곳곳의 기부와 자원봉사로 ‘코로나 의병대’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바이러스와 목숨을 건 전쟁을 치르는 중이니 적절한 표현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위대하다! 

봄볕보다 더 다사로운 기사들을 보다가 문득 얼마 전 수정증보해 출간한 책, <겨레얼 살리기>를 다시 펼쳐 보았다. 

시작부분에 ‘동이(東夷)’에 대한 설명이 있다. 중국인들이 우리 선조들을 지칭한 단어이다. 

‘동이東夷’란 말에서 ‘동東’은 강건한 기운을 상징하며 ‘이夷’는 유순한 기운을 상징한다.

‘동이東夷’라는 이름은 강함과 부드러움, 기상과 겸양이라는 우리 겨레얼의 양면을 떠올리게 한다. 

봄기운은 강한 생명의 힘으로 겨우내 움츠리고 있던 생명들을 깨우고, 대지는 자신의 품에 안긴 나무뿌리들을 자라나게 한다. 

봄기운이 힘찬 기운으로만 느껴지지만 사실은 연한 풀잎 하나 다치지 않는 섬세한 배려가 있고, 땅은 조용히 하늘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생명을 일깨워 자라나게 하는 꿋꿋한 힘을 그 안에 지녔다. 

대륙을 호령하는 기상과 기개를 지녔던 우리 선조들은 문(文)과 무(武)를 겸비해, 힘과 용맹을 명분과 의리에 따라 활용할 줄 아는 지혜까지 지녔다. 

유학의 비조(鼻祖) 공자가 고향 노나라를 떠나 뗏목을 타고 우리 땅에 와서 살고 싶다고 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다.

봄기운처럼 온화하고 생명을 사랑해 살리는 힘, 각자가 한 가닥 햇살임을 자처하며 핏줄의 아픔과 고통을 나누고 치유하는 동이(東夷)의 마음은 바이러스를 물리칠 생명의 기운으로 대한민국 곳곳에서 되살아나고 있다. 

대구와 경상도 지역에는 따뜻한 봄햇살 기운이 끊이지 않는다. 

불안과 슬픔으로 움추린 이 땅에 선조들의 사랑의 유산인 듯, 섬세하고 강렬한 봄기운에 희망을 걸어본다. 

대한국민 만세! 동이족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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