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각질 벗겨지도록 그리고 또 그리면 순간, 피어난다”

강화 마니산에서 서양화가 최길용을 만나다
이종학 기자
kichun9191@gmail.com | 2019-06-24 16:31:14
​강화도 화실에서 만난 최길용 화백. (사진=이종학 기자)


- 욕망들의 군무(群舞)

독특한 소재와 표현기법으로 주목을 받아온 최길용 화백.


최길용 화백은 진도에 위치한 조도라는 섬에서 어린 시절부터 장형인 동양화가 천강 최용적 화백과 함께 그림에 빠졌다. 그 이후 최 화백에게는 캠퍼스를 마주하는 것이 삶의 전부였다. 


강화도 마니산 자락의 작업실에서 여전히 캠퍼스를 응시하고 있는 그를 찾았다. 


“중견화가로서 수많은 대회에서 우수한 수상을 한 이력으로 최근 개인전을 마쳤는데,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하고 싶은가” 물었다.


“그리고 그려서 나가다 보면 어떤 풍경이 보이게 될 것이고, 그 풍경을 양심대로 담아낼 것이다” 


최 화백에게 다시 물었다. 


“그림이 독창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데 어디에서 그런 독특함이 나오는 것인가?”


그는 평화롭게 “화가의 눈이 일반인의 눈과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바라본 모든 광경이 각인돼 있기에 그것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나누고, 합치고, 색채를 더하고 빼고 거기에 열망을 부어 넣는다. 이것뿐이다” 

 


- 격(隔)과 융(融)까지
 

‘격’에서는 사물과 인간, 관념을 구분, 해체, 분리하고 각 개체 위에 물감을 중첩 시켜 개체가 속삭이거나 소리치게 한다. 그리고 불협화음을 합창하게 한다. 


‘융’은 개체가 서로 스미고 묶이려고 한다. 각 개체는 정체성을 유지한 채 서로에게 닿기를 욕망한다. 욕망들의 군무다.


여기에 빛과 어둠이 갈망, 분노, 회한이 용광로처럼 끓어오른다. ‘격’과 ‘융’은 감상자를 공명으로 이끌거나 감상자를 뒤흔들어 좌동을 일으킨다. 


그에게 거듭 물었다. 


“화가를 지망하는 이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조언은?”


“마음속 잡초를 뽑고 영혼의 각질이 벗겨질 때까지 죽도록 그리고 또 그린다. 그러면 어느 순간 피어난다”
이는 아마 최길용 화백 자신이 다짐한 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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