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사고기업 오명’ LG그룹…“구광모, 면피성 대책 멈춰야”

환경운동연합, 독립적 민관조사기구 구성 제안
김영식 기자
ys97kim@naver.com | 2021-01-20 16:32:14
▲ 최근 7년 새 화학사고 최다 기업으로 LG그룹이 지목된 가운데, 지난 13일 발생한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화학물질 누출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보호장비를 갖추고 있다.(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LG그룹은 지난 7년 사이 가장 많은 화학사고를 일으킨 기업으로 꼽힌 가운데 안전관련 문제 인식 제고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환경단체의 지적이 나왔다. 


◆ ‘7명 부상’ 파주공장 사고…“예견된 참사”

20일 환경시민단체 환경운동연합은 전날 환경부 화학물질안전원이 공개한 2014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발생한 화학사고 통계 및 자체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600여 기업 가운데 LG그룹은 이 기간 화학사고 최다 유발 기업으로 지목되며 오명을 썼다. 

LG그룹에선 특히 2016년과 2018년을 제외한 매해 화학사고가 되풀이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613건의 사고 중 최소 15건이 LG에서 발생했으며 총 17명이 다쳤다. 

LG관련 사고 15건 중 3분의 1은 앞서 정부가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정기검사를 유예해준 지난해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지난해 4월 경북 구미 LG디스플레이에서는 이송배관 중간에 있는 밸브 사이로 수산화나트륨 61리터(ℓ)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 1명이 다쳤다. 이후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같은 공장에서 화학물질인 메틸피롤리돈을 옮기는 과정에서 잔류물이 날려 1명이 큰 부상을 입었다. 

특히 지난 13일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에서 관 교체 작업 중 액체 상태 세척제인 수산화테트라 메틸암모늄이 누출돼 7명이 다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환경단체는 ‘이미 예견된 사고’라며 우려를 더했다.

환경운동연합은 6개월 전에도 같은 공장에서 배관교체 작업 중 화학물질이 누출돼 작업자 1명이 인명피해를 입는 등 2014년 이후 LG그룹 내 반복적이고 유사한 화학사고들이 확인됐다고 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지난 13일 발생한 파주공장 화학물질 유출사고는 예견된 참사였다”면서 “사고는 사고가 발생하기 전 조짐을 보인다. 사고가 난지 불과 6개월 만에 같은 장소, 같은 유형의 사고가 발생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LG그룹 전체 화학사고 중 배관‧밸브 관련 화학물질 누출·화재사고가 전체 화학사고 중 60%를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인명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5년 전남 여수 LG화학에서 ‘비스페놀A 저장조 상부 배기관 누출 사고’로 인한 5명의 부상을 시작으로, 지난 13일 LG디스플레이 화학사고의 7명 부상자까지 포함하면 공식적으로 집계된 인명피해만 17명에 이른다.

LG그룹의 화학사고 기업에 대한 오명은 국외로까지 뻗친 상태다. 지난해 5월 인도 남동부 안드라프라데시주 소재 LG폴리머스 인도 공장에서 발생한 가스누출 사고로 현지 주민 1,000여 명이 피해를 입은 가운데 총 14명이 숨졌다. 

이와 관련, 환경운동연합은 LG그룹 구광모 회장이 화학사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는 있으나, 해마다 유사한 화학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 대책이 아닌 ‘보여주기’식 면피성 행위에 불과한 것 아니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LG그룹이 지금까지 일으킨 각종 화학사고를 교훈삼아 면밀히 조사하고 정확히 원인 규명해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으로 이어졌다면 이처럼 유사한 사고가 한 그룹 내에서 반복해 발생할 리 없다”고 했다. 

이어 “화학사고가 나야만 해당 사업장이 어떤 화학물질들을 취급하는지 알게 되는 현 상황에서 작업자와 주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면서 “LG그룹은 선도적으로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 취급정보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환경운동연합은 화학사고가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심각한 재해라는 점을 감안해 민관이 참여하는 사고조사를 위한 독립기구 구성을 정부와 LG그룹에 제안했다.

환경운동연합 정미란 생활환경국 국장은 “화학사고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객관성‧독립성‧전문성을 담보한 민관합동 화학사고 조사기구를 구성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독립적인 조사기구를 구성해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화학사고 대응 체계를 정비하고, 실질적인 예방대책을 국민 앞에 내놔야 LG그룹에 대한 국민의 불안과 불신이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세계로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