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는’ 확진자 상승 곡선…남은 과제는?

자가격리 이탈↑…“풀어진 긴장감 변수”
해외발 유입 변수에 ‘재양성’도 급증
김영식 기자
ys97kim@naver.com | 2020-04-14 16:43:45

▲ 최근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두 자릿수 발생에 그치고 있으나 일선 의료진의 분투는 이어지고 있다.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 이후 3개월여가 흐른 가운데, 최근 며칠 새 일일 확진자 발생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발현 초기 폭증세가 완연히 꺾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중대본)에 따르면 13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대비 25명 늘어난 10,537명, 사망자도 3명 증가한 217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방역당국 발표 이후 사망자가 5명 더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지금까지 총 222명을 기록 중이다.


일일 확진자 수 25명이라는 기록은 지난 2월 20일 가장 적은 수치로, 최근까지의 급증세를 감안하면 코로나19의 국내 위세가 한풀 꺾였다는 때이른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달 13일 기준 누적 완치자 수가 확진자 숫자를 넘어서기도 했다.


외신 등을 통해 국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집중 부각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한국의 대응능력도 주목받고 있다. 각 지자체별 조사 결과 국내 입국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요인 중 하나로 풀이된다.


장기간 사회적 거리두기 등 변화된 일상에서 오는 피로감 누적과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는 봄철 도래 등 각종 요인으로 최근 방역 관련 ‘심리적 균열’ 조짐이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정부‧방역당국‧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전염성 강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경계를 여전히 늦춰선 안 된다고 당부하고 있다. 수치상 드러나는 통계 결과와 실제 생활 속 방역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취지다.


강력한 처벌 능사?자발적 협력 되찾아야

서울 지역 확진자 약 40%해외유입 사례

 

최근 심리적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자발적’ 방역활동이 무색해져가는 모습이다. 문제는 자가격리자들의 무단이탈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양상의 원인을 ‘도덕적 해이’에서 찾고 있다. 정부‧지자체 차원에서 시민 자발적 협조를 구하기 위한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기 위해서는 확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들을 철저히 격리하고 추이에 따라 치료 방향을 결정해야 하는데 이들 스스로 지침을 어기고 거리를 활보하게 되면 결국 일반인 전염 가능성이 높아져 또 다시 확산 불씨가 될 수 있다.


최근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무단으로 자가격리를 이탈한 사람에 대한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서는 지난 10일 미국서 입국한 60대 남성 A씨가 자가격리 기간 사우나·음식점 등을 돌아다닌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경찰은 구속영장까지 신청했다.


이 남성은 입국 당시 허위로 전화번호를 기재했으며, 경찰 경고 이후에도 한 차례 더 자가격리 장소를 이탈하는 등 알 수 없는 행동을 이어간 바 있다.


서울 서초구에서도 미국발 입국자 20대 여성 B씨가 지난 4일 당국의 자가격리 지시에도 5일~6일 이틀에 걸쳐 카페·약국·음식점 등을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일부터 모든 입국자에 대해 2주 간 자가격리를 의무화했다. 감염병예방법도 강화해 자가격리 지침 위반의 경우 기존 300만 원 이하 벌금에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형으로 처벌을 조정, 5일부터 시행 중인 상태다.


중대본 자료분석 결과 12일 기준 자가격리자 5만8,037명 가운데 이탈자는 총 113명이다. 비율은 낮지만 폭발적 전염력을 갖춘 바이러스임을 감안하면 무증상자라 하더라도 얼마든지 이들에 의한 지역사회의 대량 감염 가능성은 열려 있다.

 

▲ 코로나19 확산 변수로 해외유입 사안이 오랜 기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특히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212명 가운데 자가격리 이탈자가 113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방역당국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오랜 기간 지속된 해외발 입국자에 따른 2‧3차 감염 문제도 여전하다. 특히 서울 지역에서 이 같은 경향이 포착된 가운데, 서울 확진자수 613명 가운데 해외유입 관련 사례는 237명(39%)에 달했다.


서울 성동구에 따르면 최근 뉴욕서 입국한 유학생 2명이 13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평소 방을 같이 이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뉴욕발 입국자 가족 4명도 전원 양성 판정으로 병원 이송됐으며, 동작구 30번 환자와 송파구 38번 환자 역시 미국발 확진자였다.


특히 전날 증가한 25명 확진자 가운데 무려 12명, 절반이 해외유입 사례에 해당한다는 사실에서 정부는 “긴장을 늦추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재양성 원인 바이러스 재활성화 추정

따뜻한 봄날에 느슨한 방역의식 우려

 

이런 가운데, 앞서 중국과 일본에서 확인된 ‘재양성’ 사례가 국내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본 집계 결과 완치 판정 뒤 재확진 받은 인원은 누적 116명에 이른다.


신규 확진자가 최근 일주일여 두 자릿수까지 떨어진 데다 완치자 비율도 70%를 넘어선 상황에서의 이 같은 ‘재양성’ 사례 급증은 우리 사회 긴장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격리해제된 이들이 돌아간 일상을 통해 또 다시 감염 전파의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방역당국은 심각하게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정은경 중대본부장은 “지금까지 재양성자에 따른 2차 전파는 없는 것으로 보고받았다”면서도 “재양성으로 인한 2차 전파도 모니터링하면서 재양성자 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가 신종 바이러스인 만큼 아직까지 재양성에 대한 정확한 사유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방역당국은 재감염 가능성보다는 기존 바이러스의 재활성화 쪽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총 116명의 재양성 환자 중 대구 48명, 경기 10명, 경북에서 35명 각각 발생했다.


정 본부장은 “재양성 환자가 20대와 50대에 많이 나타나고 있지만 전체 연령대에 분포된 상황”이라며 “재양성 사례에 대해선 사례조사와 각종 검사를 진행 중인 상태”라고 말했다.


최근 따스한 바람을 동반한 완연한 봄 기운에 나들이객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감염병 확산의 또 다른 변수로 지목된다. 실제 부부동반 강원도 여행에 나선 경기도 주민 6명 가운데 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시민들의 느슨해진 감염 예방 인식에 주의가 요구된 상황이다.

 

▲ 코로나19의 최근 '수치상' 호전 상황에도 방역당국의 고심은 여전히 깊은 모습이다.

방역당국 역시 긴장의 끈을 놓지 말 것을 당부하며 국민 달래기에 나선 모습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신규 확진자 수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지만 절대 방심해선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금이 코로나19 피해를 확실히 줄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고비”라고 말했다.


이어 “내일은 총선으로 인한 휴일이고 날씨도 완연한 봄날이 계속되고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천이 더욱 약화되지 않을지 걱정되는 상황”이라면서 “투표장에서도 줄을 설 때 1m 이상 충분한 거리를 유지하고 발열 체크와 비닐장갑 사용 등 수칙 준수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현재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2차 기간 2주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정부는 생활방역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고심하고 있다.


오는 19일 거리두기 종료 시점이 임박했지만 지난 12일 부활절과 오는 15일 총선 등 사람 간 밀접 접촉 가능성이 큰 국가적 이벤트가 연달아 진행됐거나 예정돼 전혀 방심할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3일 “생활방역 체제로의 전환은 많은 국민께서 기대하는 것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말해 정부 차원의 깊은 고심을 드러낸 바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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