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노후화에 사고 우려 불구 이용…외면은 말아야

[연중 시리즈] K-safety 운동 - 케이블카 안전진단
민진규 대기자
stmin@hotmail.com | 2019-09-30 22:47:14

▲ 서울 한복판에 솟아오른 남산의 풍광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남산케이블카는 50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사진=남산케이블카 홈페이지)

 

[세계로컬타임즈 민진규 대기자] 최근 전라남도 목포시는 대표적 관광지인 유달산을 잇는 국내 최장 해양 케이블카 운행을 시작했다. 아름다운 남해 다도해를 감상하는 케이블카는 경남 통영과 사천, 전남 여수, 부산 해운대 등에 많은데 무슨 차별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통영이 관광객 유치에 성공하자 전국적으로 지방자치단체가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명분으로 케이블카를 설치하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다. 

다른 수십 개 지방자치단체도 케이블카 짝사랑에 빠지면서 한국이 ‘케이블카 공화국’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스위스 알프스와 같은 고지대에 설치돼 관광객의 편의를 제공했지만 한국에서는 평지와 섬을 가리지 않고 장마철에 독버섯 피듯이 생기면서 환경파괴뿐만 아니라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강원도와 양양군이 설악산 오색약수터에서 소청봉까지 설치해달라고 요구한 케이블카는 무산됐다. 부산에서는 수백억 원을 투자한 케이블카가 흉물이라며 철거해야 한다는 용감한 목소리를 내는 시민단체도 생겨나고 있다. 

▶ 공중에서 느끼는 추락 공포도 신체 상해 못지 않은 충격

1961년 궤도운송법에 따르면 궤도는 ‘사람이나 화물을 운송하는데 필요한 운송체계'를 말하며 삭도를 포함한다고 정의돼 있다. 일반적으로 케이블카와 스키장의 리프트는 삭도시설, 모노레일은 궤도시설로 구분한다. 

1962년 서울의 남산에 관광용으로 케이블카가 설치된 이후 57년 동안 전국에 관광용 케이블카가 수십 대가 운행 중이다. 케이블카가 많이 건설되고 절반에 가까운 케이블카가 설치된 지 20년이 넘어 안전사고도 끊이지 않는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케이블카의 안전사고는 사상자가 발생하거나 차량이 추돌한 경우, 30분 이상 운행이 정지된 경우에만 인정한다. 이러한 기준을 충족한 안전사고는 2014년 8건, 2015년 5건이던 사고는 2016~2017년에 ‘0’건으로 줄어들었다가 2018년부터 증가하고 있다 

1993년 서울 남산 케이블카 운전자가 운전 부주의로 추돌하면서 승객 21명이 부상당했다. 1995년에는 케이블카 운전자가 음주 후 운행하다가 승객 3명이 다친 사고가 발생했다. 2009년에도 강풍이 불어 안전을 이유로 케이블카가 중간에서 멈춰서 승객 12명이 공중에서 공포에 떨어야 했다. 

2019년 7월 12일 밤 서울 남산에서 운행되고 있는 케이블카가 난간과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운행담당자가 도착지점을 20m 앞두고 속도를 줄이지 않아 안전펜스와 추돌했다. 케이블카 내부에 탑승해 있던 20여명 중 7명이 부상당했다. 전방 주시를 소홀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7년 8월 충청북도 제천시 청풍면 케이블카 신축공사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당했다. 임시로 설치한 케이블 고정용 지주 받침대를 신규 받침대로 교체하던 중 지주가 바닥으로 넘어졌다. 제천시 청풍면 물태리 종합운동장에서 비봉산 정상까지 편도 2.3km를 잇는 공사이다. 2011년 9월부터 사업을 추진했지만 자금확보 등의 이유로 착공이 늦어졌다.

케이블카의 안전사고는 승객이 사망하는 정도로 심각한 경우는 많지 않지만 부상이나 공포감을 조성하는 사고는 많은 편이다. 정부가 관리하는 안전사고의 기준에는 미달하지만 운행 중 정지하는 사고는 빈번하다. 

공중에 매달려 오도가도 못하며 추락에 대한 두려움이 초래하는 공포도 신체 부상에 못지 않은 충격이다. 케이블카 안전사고를 소홀하게 취급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 사고는 사소한 고장이 원인철저한 점검이 사고 예방

사고발생 가능성 평가 케이블카는 운행 시간과 횟수를 감안하면 사고발생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특히 정부기관이 공식적으로 안전사고 인정할 정도의 사고는 1년에 10회 이내로 발생할 정도로 드물다. 

2016년과 2017년은 안전사고가 전무했다. 하지만 탑승객의 입장에서는 보고되지 않는 안전사고라도 두려워해야 한다. 

최근에 발생한 케이블카 안전사고의 원인을 살펴보자. 

2015년 11월 전남 해남의 두류산 케이블카가 갑자기 멈춰 승객들이 3시간 가량 방치된 사고가 발생했다. 119 소방대가 출동해 수십 미터 상공에 갇힌 승객들을 구출하는 탈출작전이 전개됐다. 쥐가 전기공급장치 속에 들어가 합선이 발생해 전력공급이 차단된 것이 사고의 원인으로 밝혀졌다. 

2019년 2월 25일 대구시 이월드에서 케이블카의 운행이 갑자기 멈추면서 승객들은 10분간 공포에 떨어야 했다. 케이블카에 설치된 센서가 오작동을 일으킨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은 놀이기구로 새로 설치한 케이블카를 운행하기 시작한 첫날이었다. 승객들은 안전하게 대피했지만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2019년 7월 21일 전라남도 여수시 해상케이블카가 운행 중 약 4분 동안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케이블카에 탑승해 사고를 당한 승객은 어른 117명, 어린이 7명 등 총 124명에 달했다. 사고원인은 습도가 높아 센서가 오작동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7월 정기점검에서 센서 오류 가능성을 적발하지 못했다. 

2019년 3월에는 낙뢰로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8년 9월 프랑스 몽블랑에서 운행 중인 케이블카 정거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총 8개의 케이블 중 5개가 불에 탔지만 인명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같은해 6월과 8월에도 고장으로 운행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해 불안감이 증폭됐지만 운행은 지속됐다. 알프스 관광산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케이블카의 안전사고는 기계와 전기계통의 사소한 오류가 대부분이지만 몽블랑의 사례와 같이 케이블카 정거장의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케이블, 케이블카, 기계 장치 등의 안전점검을 주기적으로 철저하게 시행하는 것이 유일한 사고 대비책이다. 

노후화된 시설도 사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적자로 유지보수예산을 충분하게 편성하지 못하는 운영업체도 다수 있을 것으로 추정돼 걱정스럽다.

▶ 방어 능력은 없지만 사고발생 가능성은 낮아 다행

사고 방어능력 평가 공중에 매달린 철제 케이블에 매달린 케이블카에 탑승한 승객이 안전사고 시 방어할 능력을 갖는 것은 불가능하다.

케이블카 내부에 안전벨트도 없으며, 지상으로 탈출할 수 있는 사다리나 밧줄도 비치돼 있지 않다. 

추돌이나 고장에 속수무책(束手無策)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2014년 5월 대구 앞산에서 운행 중인 케이블카가 오작동으로 급 출발해 10m를 하강하다가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정원은 48명인데 승객 30여명이 탑승해 있었다. 급발진은 4회나 반복됐고 10여명이 부상당했다. 2016년 10월 경남 통영케이블카가 운행 중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승객들은 케이블카 내부에서 대기할 수밖에 없었다. 

케이블카는 강풍만 불어도 운행을 전면 중단할 정도로 안전관리에 철저하지만 사고가 발생하면 승객은 방어능력이 전무해진다. 

케이블카 캐빈이 흔들리거나 외부의 시설물과 추돌하면 승객들은 부상을 피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너무 공포에 질릴 필요는 없다.

운행 중 멈춰서더라도 탈출을 하려고 시도하기 보다는 내부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것이 안전하다. 수동으로 운행을 재개할 수도 있고, 헬리콥터나 고가 사다리로 탈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케이블카는 출발지와 도착지를 연결하는 케이블이 끊어지지 않는 이상 추락하지 않는다. 

영화에서 보는 것과 달리 지난 수십 년 동안 케이블이 끊어진 사고가 전무한 것도 추락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사고 가능성이 낮은 것도 승객의 안전장치를 늘리는 규제가 만들어지지 않은 이유일 것으로 판단된다. 사고 방어능력은 전무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사고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기 바란다.

▶ 안전지침만 지켜도 추락 사망하는 사고 발생하지 않아 

자산손실의 심각성 평가 수십 년 동안 케이블이 끊어져 케이블카가 추락해 탑승자가 사망하는 사고는 전무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전이 100% 담보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2014년 8월 10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 설치 중이던 케이블카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건설하는 중이었고, 탑승자도 없어 다행스러웠지만 안전 불감증이 낳은 사고였다. 

운행 중이던 케이블카에서 탑승자가 추락해 사망한 사고는 종종 발생한다. 

2011년 11월 12일 대구 팔공산에서 운행 중이던 케이블카의 문이 열려 탑승객이 15m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다. 사망자는 지체장애 2급으로 몸이 불편한데 문이 열린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2018년 10월 중국 윈난성(云南省) 쿤밍(昆明]) 위치한 덴츠호에서 운행 중이던 케이블카에서 여성이 추락해 사망했다. 운행 중인 케이블카의 문은 자동으로 닫혀 열리지 않는 구조인데 추락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케이블카는 수십 혹은 수백 미터 상공에서 운행하기 때문에 탑승자가 추락하면 사망할 수밖에 없다. 

운행이 중단돼 소방대가 구조활동의 일환으로 탈출을 시도하는 것도 어린이나 노인들에게는 안전하지 않다.

케이블카 내부에서 장난을 치거나 문을 강제로 열려고 시도하지 않는 이상 추락할 가능성은 없어 자산손실의 심각성 평가도 너무 엄격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된다. 

▶ 특별한 경험이라도 자주 이용 않아 미래 전망은 불투명

안전 위험도 평가 케이블카의 안전은 사고발생 가능성이 낮지만 사고 방어능력은 보통, 자산손실의 심각성은 해로움 등으로 보통 수준의 위험을 나타내고 있다. 

케이블카의 안전위험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Moderate : 보통 수준의 위험’으로 안전관리 및 감독기관인 행정안전부 담당자, 케이블카 운영업체 책임자 등 선임 관리자의 주의가 필요한 수준으로 판단된다.

아마 사람들은 특정 지역에 방문했을 경우에 처음 한번 정도만 케이블카를 탑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당연하게 방문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즐길 사람은 많지 않고, 국내 유사한 관광지에서 다시 케이블카를 이용하려는 사람도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우후죽순(雨後竹筍)으로 생긴 케이블카사업의 미래가 밝지 않아 시설을 안전하게 관리할 유지보수 예산을 제대로 확보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환경파괴 논란을 차치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한 이후 사업을 검토해야 그나마 세금낭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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