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처음처럼 안전(安全)도 초심을 기억하자”

익산소방서 방호구조과 김상곤 소방령
조주연 기자
news9desk@gmail.com | 2021-07-15 21:33:51
▲익산소방서 방호구조과 김상곤 소방령

[익산소방서 방호구조과 김상곤 소방령] 재난현장을 누비는 소방관으로서 매번 반복되는 출동이지만 똑같은 현장상황은 없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며 수없이 많은‘처음’을 경험한다. 첫출동, 첫걸음, 첫인사, 첫 만남 등 태어나서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우리의 삶은 처음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

 

여기서 문제는 우리가 이 처음이라는 녀석과 도통 친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뭔가를 처음 경험할 때 느껴지는 긴장감과 부담감은 늘 우리를 괴롭힌다. 잘하고 싶은데 내 맘대로 되지 않고 그런 마음도 몰라주고 누군가는 나를 다그친다. 그래서 우리는 처음을 두려워하며 한없이 작아진다. 하지만 처음이 꼭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우리는 처음을 거치며 좀 더 성숙한 나를 마주할 수 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소방관으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중앙소방학교 등에서 전문교육을 마치고 화재·구조·구급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소방관이면 누구나 재난현장의 처음이라는 두려움이 엄습하고 첫 근무의 부담감으로 짓눌린다.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그리고 걱정은 현실이 되어 첫 출동은 혼란의 도가니 그 자체다. 

 

만약 선배님들과 한팀이 아니라 단독으로 현장에 진입해야 한다면 아마도 지금의 제자리에 있지 않을게다. 방송으로 들리는 출동벨과 현장에서 다급하게 들려오는 요구조자의 목소리는 정신 차릴 틈이 없었다. 그러나 이거 하나 못해내면 나중에 뭘 할 수 있겠나? 라는 생각으로 버티면서 모르는 것은 선배님들에게 물어보고 끊임없이 공부한다. 그 결과 실수가 줄어들며 업무에 적응할 수 있고 지금은 모두들 맡은바 임무를 수행하며 후임들을 교육하고 상급자들의 신임을 얻을 정도로 성장한다.

 

만약 내게 주어진 임무를 회피하고 도망간다면 과연 국민에게 신뢰받는 소방공무원이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일을 처음 한다는 것 자체는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피나는 노력과 열정으로 일을 성사시켰을 때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짜릿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교훈도 얻었다.

 

소방관은 현장에서 활동하는 외근직원도 있지만 이들을 끊임없이 지원하기 위해서 행정업무를 수행하는 내근직원도 있다. 외근에 익숙하다 보면 내근을 해야 할 상황에서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에 모두들 힘들어한다. 하지만 이 또한 슬기롭게 이겨내며 “사람이 먼저, 도민안전 최우선” 슬로건 아래 현장을 누빈다. 인생은 처음의 반복이다. 우리는 누구나 늘 처음을 경험한다. 

 

이 과정에서 어떤 이는 포기하지만 어떤 이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자신의 한계를 돌파하며 한 단계 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성장했다고 해서 끝난 것도 아니다. 성장의 뒤에는 방심과 나태라는 짙은 그림자가 따라다니다 자칫 안전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초심을 지켜야 한다.

 

성장한 능력과 태도를 바탕으로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더 큰 성취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국가와 국민의 안전이 보장되고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될 때까지, 우리의 ‘수사불패 초산투혼(雖死不敗 楚山鬪魂)’은 늘 처음처럼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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