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에 시민사회 “가벼운 형량” 한목소리

참여연대‧경실련 “소극적 아닌 적극적 뇌물공여 의사”
김영식 기자
ys97kim@naver.com | 2021-01-18 17:26:01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8일 판결에서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다.(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아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가운데 ‘2년6개월’이라는 형량을 두고 시민사회에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 “부실한 준감위 양형 미반영 다행”

참여연대‧경실련 등 주요 시민사회단체는 18일 오후 각각 성명을 내고 이 부회장에 대해 적용된 혐의 중 뇌물공여의 의사 관련 법원이 소극적이라고 본 데 대해 ‘사건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것’, ‘대법원 취지와 모순된 판단’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재판과정 중 설치를 권했던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감위)에 대해 “실효성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양형에 반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실형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앞서 대법원이 86억8,000만 원가량 횡령‧뇌물공여 등을 사실상 인정했음에도 당시 대통령 개입에 따른 것으로 이 부회장의 적극적 의사가 아닌 소극적‧묵시적 행위로 판단,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와 관련, 우선 참여연대는 “양형 판단에서 이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동의 필요에 의한 범죄가 아니라 대통령 요구에 편승해 묵시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판단한 것은 이 사건의 핵심적인 사실관계와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매우 큰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본인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이 부회장 스스로 적극적인 뇌물공여 의사를 밝히고 무려 86억6,000만 원에 이르는 회사 자금을 횡령해 제공한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가 삼성물산 불법합병 과정을 눈감아주거나 국민연금을 통한 부당지원 등을 요구한 전형적인 정경유착 범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질서에 미친 영향과 기업을 동원한 범죄행위의 중대성과 반복성, 국정농단과 탄핵으로 야기됐던 사회적 혼란, 대법원의 파기환송취지 등을 감안하면 2년 6개월의 징역형은 매우 부당한 판결”이라고 날을 세웠다. 

참여연대는 또 준감위 관련 법원 해석에도 부당함을 지적했다.

이에 “기업범죄의 경우 그 기업을 대상으로 적용돼야 할 준법감시제도를 오히려 기업 가해자인 재벌총수 개인에게 적용한 재판부의 잘못된 실험에 대해선 비판적 평가가 필요하다”면서 “재판부는 이번 사건에서 준법감시제도의 실효성을 점검한 취지를 정당하다고 봤으나 해당 기업에 대한 가해자이자 개인인 재벌총수의 형량을 낮추는 요인으로 반영하려는 것은 명백히 양형제도를 남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심지어 이 부회장의 경우 이렇게 잘못된 법리에 의해 준법감시제도를 양형에 반영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마저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비난의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삼성그룹이 지난해 9월에서야 해외 컨설팅 회사에 발생가능한 위험을 유형화하는 용역을 맡겼을 뿐 준법감시시스템 구축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게 참여연대 설명이다.

경실련 역시 이 부회장에 대한 재판부 양형을 두고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유감을 드러냈다. 

경실련은 “86억8,000만 원가량의 횡령‧뇌물공여 등이 인정된 대법원 유죄 취지에 따른 중형 선고가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적극적 뇌물공여였다는 대법원 취지와 모순되게 양형 결정에서는 소극적 뇌물공여였음을 사실상 인정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준감위 효력이 미미하다고 했음에도 이 부회장의 준법경영의지를 높이 판단하는 등 모순된 논리로 1심의 5년형에도 못 미치는 형량을 적용했다”며 “따라서 특검은 즉시 재상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록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에서 준감위 설치와 전문심리위 평가가 감형을 위한 도구로 활용되지는 않았지만, 이런 비정상적인 법리가 향후 유사 사례에 적용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음을 우려한다”고 했다. 

또한 경실련은 “따라서 사법부에서는 향후 재벌 총수 개인범죄에 대해 이런 작위적 논리를 적용하지 않음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중대 범죄를 저지른 재벌 총수가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온 이른바 3·5 법칙이자 사법부의 흑역사가 되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이 부회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도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각각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박상진 전 사장과 황성수 전 전무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 각각 선고됐다.

 

[ⓒ 세계로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