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은 카리스마인가

최환금 국장
| 2019-12-26 22:04:33
▲리더는 강력한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신을 믿지 않는 일반인이 들어도 섬찟할 정도의 무서운 말이다. 


이는 극우 집회를 주도하며 연일 막말을 쏟아내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한기총) 전광훈 회장이 청와대 앞에서 집회 도중에 한 말이다. 

여기서 전광훈 회장의 교만 등 개인적인 문제나 발언의 잘·잘못을 가리자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신성모독 등 종교적인 내용을 언급하려는 것은 더욱 아니다.

전광훈 회장을 추종하는 이들은 한목소리로 외친다. “지금은 대한민국이 문재인 정권으로 인해 종북화·공산화돼 지구촌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는 위기를 맞았기에 자신들이 나섰다”며, “모두 나라를 구하기 위해 하는 일로서, 목숨도 내놓을 수 있다”고. 

과연 그럴까.

대한민국의 현실이 어쩌다 ‘때려잡자 김일성, 무찌르자 공산당’을 외치던 과거의 극우 보수 사회와 같은 모습을 보이게 됐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이는 전광훈 회장과 같은 개인을 통해 극우 집회로 나타나는 조직적인 문제다.

조직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되며, 결국 조직의 성공을 이끌어 내기 위한 원동력으로는 리더십을 들 수 있다.

교육학 박사 백형찬 교수는 ‘글로벌 리더, 세계무대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알아야 할 아홉 가지 원칙’이라는 책에서 리더가 갖춰야 할 자질로 판단력과 성실성·민감성·창의성 등을 꼽는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보면 누구나 “리더는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카리스마(charisma)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말로 ‘신의 특별한 은총’이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대중을 따르게 하는 자질로, 대중 또는 구성원을 복종하게 만드는 능력’으로 통한다. 

하지만 ‘특별한 은총’이라는 표현처럼 누구나 쉽게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은 아니며, 더구나 카리스마만 강하면 불안정하고 통제 불능에 빠져 파국을 맞기도 하기에 카리스마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복종을 강요하지 않음에도 스스로 복종하게 만드는 카리스마는 선천적 능력일까? 아니면 노력과 수양으로 나타나는 후천적 능력일까?

이에 대해 ‘카리스마는 타고난 것이 아니며 배워서 습득하는 것’이라고 리더십 코칭 전문가인 올리비아 폭스 카반은 단호하게 주장한다.

그렇지만 세대가 진화하면서 독단적·직선적 카리스마로 상징되는 예전의 리더십은 사라지게 되고 나눔과 공유에 가치를 둔 리더십이 공감을 받게 된다. 수직적인 상명하복 중심의 조직 문화가 구성원들의 참여와 조화를 중시하는 수평적인 조직 문화로 바뀌게 된다.

이는 ‘따뜻한 카리스마적 리더십’으로 표현되며, 이런 따뜻한 카리스마로 기업을 경영하는 CEO들도 늘어 나는 추세다. 이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경영을 강조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을 실현하게 된다. 이는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진리와 같은 이유다.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 역시 “일반적으로 카리스마가 있는 사람이 리더로서 적합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카리스마적인 리더는 결정을 빨리할 때만 필요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렇다면 다시 전광훈 회장의 조직적 문제를 보자. 누구나 그에게 카리스마적 리더십이 있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 그는 강한 리더십으로 대중을 이끌기보다 일방적 주장과 현혹의 말로 판단을 흐리게 한다는 지적이다. 

 

물론 이에 대해 ‘전광훈 죽이기’라며 반발하는 세력도 있으나 여기서 그에 대해 옳고 그름을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정치적으로도 제1 야당이 선거법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를 위해 필리버스터에 나서는 등 민생을 외면한 국회로 지탄받기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그대로 ‘묵과’하는 문 정부에게는 어떤 리더십이 있는가”라고 반문하게 된다.

그들이 일부든, 전체든 “문 정부가 강경이나 온건이나 심지어 반정부적인 모습도 모두 품어주기에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것 아니냐”고 따지는 판국이다. 

그렇다면 정부에 대해 이제 카리스마적인 강력함을 갖춰야 할 시점이라고 요구할 수 있다. 

이제껏 ‘따뜻한 카리스마’로 포용했다고 쳐도 지금 종교적으로든, 정치적으로든 민주주의를 악용하는 그들로 인해 정말 대한민국의 위기가 초래된다면 더는 지나쳐서는 안 된다. 

그래서일까. 전광훈 회장에게 경찰이 26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폭력 집회 주도’ 등 집회시위법 위반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전 회장과 함께 이은재 한기총 대변인 등 관련자 3명에 대해 신청한 것이다.

이들을 구속하는 것이 카리스마 있는 리더로서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 아니다. 한 나라의 지도자는 나라를 혼란에서 바로잡을 ‘강력한 카리스마’를 행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래야만 진정한 리더십, 카리스마 있는 리더로 인정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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