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詩]태양이 깨졌다

황종택

resembletree@naver.com | 2021-09-02 07:38:36

시인 한희정

태양이 깨졌다​


                           시인 한희정

 

아비는 사정없이 내려쳤다

생각은 베어진 것이 아니고

금이 갔다

둥글고 단단하여 날개를 달 수 없으면

버려야 한다

아비가 아닌 나는

구석기시대 이전의 남자다

본능은 지극히 단순하다

태어나고 죽는 것이 일상의 하늘이거늘

까마귀 날개에 묻어둔

내 사유의 밀도는

자살 바위 위에서 미련 없이 뛰어 내린다

퍽하고

박살 난 파편 그것은

나의 날개였다

장자의 하늘이 맑다

오륙도가 한 아이를 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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