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회안전망 촘촘히 점검해야 할 연말연시
온라인뉴스팀
news@segyelocal.com | 2021-12-16 08:02:09
겨울 초입인데도 영하의 추위와 불황으로 몸 마음을 시리게 하는 요즘이다. 한파 예보에 이어 각종 밥상물가도 크게 오르고 있다. 팍팍한 살림살이의 서민들을 움츠러들게 한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달동네 주민들은 연탄 값 걱정이 앞선다. 한겨울을 나려면 적어도 800장은 있어야 하는데 영세 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등 빈곤층의 가계에는 큰 부담이다.
하지만 불우이웃돕기 손길은 예년과 같지 않다고 한다. 이미 지난 1일부터 전국 도심 곳곳에 구세군 자선냄비가 설치됐고, 지자체별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관하는 ‘사랑의 온도탑’도 세워졌지만 시민들의 호응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미적지근하다는 것이다. 그나마 기대했던 기업·학교·단체의 기부 참여도 예년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한다.
오랜 불황에다 2년 가까운 코로나19의 여파다. 이래서는 자선단체들이 올해 잡아 놓았던 당초 목표를 이루기 어려우리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불우이웃들에 따뜻한 손을 내미는 우리 사회의 나눔과 돌봄 정신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이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고되고 힘겨울 때 사랑하는 이에게 위로와 격려를 받으면 힘이 나고 에너지가 다시 샘솟는 것처럼 우리도 그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기꺼이 되는 것이다. 그들도 우리로 인해 에너지를 충전 받으면 그들도 그 누군가에게 아낌없이 배로 되돌려줄 것임을 확신한다.
그렇다고 지레 낙담할 것만은 아니다. 훈훈한 미담 사례는 올해도 계속 이어진다. 뜻 있는 단체와 개인 등이 불우이웃에게 금품 지원과 봉사를 하고 있다. 아름다운 선행으로 겨울 추위를 녹이고 있는 이들이다. 그러나 미흡하다. 코로나 사태 이후에는 지난해에만 바짝 기부금이 많이 모였다가 올해부터 쪼그라드는 양상이다. 경기 불황이 지속된 결과로 풀이된다.
기업과 기관 등 ‘큰손’의 기부액이 크게 줄었다는 대목도 눈여겨볼 만하다. 대한적십자사의 모금액은 △일반회비 △후원회비 △기부금품액 등으로 구분된다. 일반회비는 일반적으로 ‘지로용지’ 모금을 뜻한다. 매년 말 전국 각 가구에 발송되는 적십자사의 기부 독려 우편물이 이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모바일이나, ARS를 통해서도 모금이 가능하다.
후원회비는 후원자가 대한적십자사 측과 한 달 등 정기적인 기간을 약정해놓고 후원하는 형태를 이른다. 주로 소상공인·자영업자 명의로 기부가 이뤄지며, 기부액은 후원자의 의사에 따라 정할 수 있다. 기부 금품액은 기업과 기관 측의 후원에 해당한다. 기업과 기관 측이 일시적으로 제공하는 기부금과 물품을 모두 포함한 금액이다. 기부 금품액은 지난해 1517억1749만원으로, 전체 기부액의 약 66.8%를 점유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기부 금품액은 지난해의 4분의 1 수준이라는 것이다. 기업과 기관의 기부액 감소는 경기 불황에 따른 전체 기부액 감소의 ‘신호탄’과도 같다. 코로나가 끝날 기미를 좀처럼 보이지 않으면서 일반 시민이나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기부는 더욱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겨울을 따뜻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취약·소외 계층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소년소녀가장이나 독거노인 가구 등에 대한 연료비 지원과 연탄사용 가구에 대한 연탄쿠폰 지급을 확대하고 폭설이나 한파에 대비해 각종 시설의 안전점검 등 겨울철 사회안전망 서비스를 촘촘하게 점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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