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lon de Celine] 나는 마천루를 사랑합니다 boogie woogie~
Celine
jwhaha@nate.com | 2021-03-18 08:33:39
어린 시절 나의 집은 작은 흙벽돌 집이었다. 마당이 넓어 엄마는 마당의 한쪽에 구멍이 세 개 난 시멘트 벽돌을 쌓아 화단을 만들었다. 그곳에는 철마다 다른 꽃들이 피어났다. 봄에는 색이 다른 채송화들이 벽돌 구멍 사이사이로 작고 여린 몸뚱이지만 누구에게도 존재감이 뒤지지 않는 모습으로 피었으며, 여름에는 손톱을 붉게 물들이던 봉선화와 백일홍 그리고 키가 크고 붉은 칸나꽃, 꿀을 쪽쪽 빨아먹을 수 있던 샐비어가 늘 피어 있었다. 집 뒤뜰로 가는 길목에는 코스모스 숲이 있었다.
나는 시간이 날 적마다 코스모스의 향기에 취하여 꽃들과 벌들의 움직이는 모습이 신기해 한참을 들여다보곤 했다. 코스모스 뒤에는 커다란 해바라기 있었다. 태양을 향해 움직이는 해바라기의 뜨거운 여름과 가을을 알리는 코스모스가 함께 공존하던 시기가 되면 나는 늘 코스코스의 꽃봉오리를 꼭꼭 눌러댔다. 툭하고 터지며 나오던 꽃물의 향기가 주던 그 싱그러움을 참으로 좋아했었다.
남들은 벽돌집에 살고 있었으나 나의 집이 흙벽돌집이라고 해서 부끄럽지 않았다. 왜냐하면 우리 집은 늘 다른 가족들보다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사랑이 가득했던 집이었고 무엇보다도 화단의 꽃들을 바라보고 있는 일들이 나에겐 매우 행복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사람들은 과거와 달리 내가 살고 싶은 모양이 아닌 건설회사에서 만들어준 아파트에 사는 것이 일반화돼 있어 자신만의 개성이 사라진 지 오래됐다. 그러니까 같은 형태의 구조를 가진 그런 집 말이다. 정형화된 집에도 다른 것이 하나 있다면, 그 속에 들어 있는 가족의 이야기 그리고 장식적인 부분이 다르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렇게 정형화된 구조는 가족의 대화를 단절시키고 개인의 생활에 충실하도록 유도한다는 아쉬운 점을 가지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똑같은 구조의 집이지만 인테리어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집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그러나 그 본질에 있어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만든 자유로운 집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우리는 잊고 살아가는 느낌이다.
나 또한 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옆집과는 내 집은 다르다고 착각하며 살고 있으니 말이다. 정형화된 아파트에 대해서는 다들 알겠지만 나는 그 닭장 같이 똑같은 집이 싫다 하고 어른들은 자주 말하신다. 그러나 여기 하늘을 향해 치솟은 뉴욕의 마천루에 푹 빠져 있던 한 화가가 있다. 그가 바로 누구나 한 번쯤 들어 보았을 이름인 '피트 몬드리안((Pieter Cornelis (Piet) Mondriaan1872-1944)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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