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여름 ‘전력 보릿고개’를 막아야 한다

온라인뉴스팀

news@segyelocal.com | 2021-07-21 08:34:30

조만간 올해 최악의 ‘전력 보릿고개’가 닥친다는 우려다. 최근 연일 무더위에 산업용 전력 수요까지 몰리면서다. 2011년 9월 대정전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주 평일(12~16일) 전력 예비력은 하루도 쉬지 않고 10GW 아래로 떨어졌다는 게 전력거래소의 분석이다. 예비력은 전체 전력 공급 능력(정비·고장 제외)에서 그날 전력 수요를 빼고 남은 전력이다. 통상 예비력이 10GW 이상이어야 전력 공급이 안정된 상태라고 평가한다. 지난 13일 예비력은 8.8GW까지 내려갔다. 
기상청이 이번 주 후반 더 심한 더위를 예상한 터라 전력 수요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수출 경기 회복에 따른 산업 생산 증가도 전력 수요 증가를 부채질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산업용 전력 판매(119.6TWh)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했다. 특히 5월 산업용 전력 판매는 24.0TWh로 지난해보다 10.3% 늘었다. 특히 이번 주는 예비력이 전력 수급 경보 ‘준비’ 단계에 해당하는 4GW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전망이다. 수요 예측 실패다. 4차 산업혁명과 이상 기후로 전력 수요가 더 늘 수 있기에 발전소를 더 지어 공급량을 넉넉하게 잡아야 하는 데 소홀한 것이다. 
예비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두말 할 것 없이 탈원전에 따른 공급 차질 영향 탓이 크다. 실제 이 기간 전력 수요는 정부가 예상한 최대 수요(피크) 시기인 8월 둘째 주보다 1.2GW 작다. 하지만 원전 등 일부 발전소가 정비를 이유로 가동을 못한 탓에 전력 공급은 2GW 적고(8월 둘째 주 대비), 예비 전력 부족으로 이어지게 됐다. 
실제 현재 운영 중인 원전 24기 중 8기가 정비 중이다. 신고리 4호기는 화재로, 나머지 7기는 계획 예방 정비 중이다. 특히 격납 건물에서 공극이 발견된 한빛 4호기는 2017년 5월부터 4년 넘게, 원자로 헤드 관통관 용접재를 잘못 쓴 한빛 5호기는 지난해 4월부터 1년 넘게 보수 중이다. 
이런 현실이기에 탈원전 정책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예컨대 원자력발전위원회가 준공 4년을 넘겨 최근 운영 허가를 받은 신한울 1호기를 제 때 가동했다면 전력 수급 우려가 없었을 거란 지적이 뒷받침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이 일정치 않기 때문에 이를 백업(보완)하는 추가 발전원을 더 지어야 한다.
정부는 왜곡된 인식에 근거한 ‘졸속 탈 원전’ 정책을 이제라도 멈춰야 한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경주 지진을 이유로 국내 원전도 안전하지 못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국내 원전의 비계획 정지율(돌발정지)은 0.13으로 미국(0.8), 러시아(0.8), 프랑스(2.6)와 비교해도 세계 최고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게 증명되고 있다. 무리하게 추진하는 탈 원전을 지금이라도 중단하길 바란다.

[ⓒ 세계로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