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칼럼] 존경받는 리더
황종택
resembletree@naver.com | 2021-08-20 09:00:01
■과제 지향과 관계 지향 리더십
리더는 두 유형이 있다. 상황이 아주 좋거나 나쁠 때는 과제 지향 리더가 효과적인 반면, 보통 상황에서는 관계 지향 리더가 효과적이다. 수평적 리더십과 다원적 소통이 필요한 시대다. 여하튼 리더의 권력 기반은 첫째, 상대가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는 능력, 즉 '보상'이다. 둘째는 상대가 싫어하는 것을 강제할 수 있는 능력, 즉 '처벌'이다. 사람들은 보상을 얻기 위해, 그리고 처벌을 피하기 위해 리더를 따른다. 권력의 셋째 기반은 '합법성'이다. 합법성을 부여받으면 사람들은 그를 따르게 된다.
넷째, 상대가 리더를 좋아하거나 매력을 느끼거나 존경한다면, 그 리더는 '참조성(reference)'에 기반을 둔 권력을 갖는다. 다섯째 권력 기반은 '전문성'이다. 어떤 영역의 전문성이 있다고 생각되면 사람들은 그 전문가의 말을 따른다. 끝으로, '정보성'도 권력의 기반이 된다. 반드시 어떤 영역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특정 정보를 그 사람만 가지고 있다면, 그 사람은 정보성에 기반을 둔 권력을 갖게 된다. 이 여섯 가지 권력의 기반 중 몇 가지를 함께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리더 출현도 예전에 힘과 하드웨어에 의존하던 세상이 점차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변해 가면서, 근래에는 부드러운 리더십, 수평적 리더십, 따뜻한 리더십, 힐링(healing) 리더십 등이 각광을 받으며 '바람직한 리더'의 이미지가 호감을 주는 여성상에 조금씩 근접해 가고 있다. 여성적인 소통 방식이 구성원을 배려하는 관계지향 리더십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리더란 모든 일에 무한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특히 사회지도층, 정치인은 자타가 리더라 칭한다. 많은 책과 동서고금의 위대한 지도자들을 통해 정립된 ‘좋은 리더십’ 원칙에는 공통점이 있다. 책임은 리더가 지고 공은 아랫사람에게 돌려라, 나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관대하라, 솔선수범하고 겸손하며 정직하라, 구성원들을 공정하게 대하라, 결단력 있게 행동하라, 실수와 실패에서 배워라.
요즘 한국에서 유행하는 리더십은 이런 보편적인 원칙에서 벗어난, 뭔가 새롭고 독특한 것이다. 대통령의 말처럼 한 번도 경험 해보지 못한 나라의 리더십인가. 비상식적이지만 해외에서도 주목한다는 점에서 ‘K리더십’이라고 부를 만하다. K리더십에서는 책임은 아랫사람이 지고 공은 리더가 갖는다. 그러고 보니 감사원장, 검찰총장이 현 정부를 뛰쳐나와 대선전에 나오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내로남불’ 경계해야 할 지도층
K리더란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엄격하다. 불리한 일에는 입을 닫고, 유리한 일은 과장한다. 편 가르기를 통해 갈등을 조장해 나의 입지를 강화한다. 요즘 여권의 대선주자들의 갈등조장, 편 가르기, 아니면 말고 식 행태 등을 이해하면 어느 정도 답이 보인다.
청해부대 코로나 집단감염 사태에서 왜 대통령이 사과 대신 훈계를 하는지, 더욱이 군통수권자로 군의 최고 사령관이라면 당연히 사과하고 했어야 하는 것인데 국방부 장관이 대신 사과하는지 찜찜할 뿐이다. 모더나 백신 계약 발표는 대통령이 하고, 백신 예약 대란 사과는 질병청장이 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버린 것 역시 K리더십인가 보다.
K리더십은 ‘내로남불’이라는 이름으로 외국에서도 명성을 얻는 중이다. 위키피디아 영문판에는 지난 5월 ‘naeronambul’이라는 표제어가 새로 등재됐고, 로이터통신은 ‘내로남불: 임기 마지막 해를 맞는 문 대통령에게 위선이라는 조롱이 뒤 따른다’는 제목으로 기사를 냈다. 이 얼마나 조롱적인 단어이고 대한민국 국격의 추락인가. 차기 대선에서는 진정한 리더십을 지닌 지도자를 세우는 유권자(국민)들의 조심스러운 선택이 요구되는 해이기도 하다. 가짜 뉴스, 드루킹과 같은 여론몰이에서 냉정하고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존경받는 리더십은 지도층이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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