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 기로 ‘우리 밀’ 수매 비축제로 부활하나

조정현

apple@segyelocal.com | 2019-02-07 09:21:48

값싼 수입 밀에 밀려 악성재고 쌓여 농가 재배지속 고민
정부, 수매비축 재개·품질 고급화 병행 경쟁력 제고 나서
[세계로컬타임즈 조정현 기자] ‘우리밀 수매 비축제’가 올해부터 재개돼 값싼 수입밀 탓에 재고물량 처리에 고심하고 있는 국산 우리밀 재배농가들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984년부터 중단됐던 ‘우리밀 수매 비축제’가 올해부터 재개된다. ‘우리밀 수매 비축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우리밀 1만여톤을 수매하기 위해 관련 예산 100억원을 확보하면서 35년여만에 부활했으며, 수매 예정량인 1만여톤은 2017년 생산 우리밀 3만7000여톤의 27%에 해당하는 양이다.

정부는 우리밀 수매비축사업을 aT에 위탁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수매품종 제한과 품질 등급별’ 매입 가격 차등화를 통해 고품질 밀생산을 유도해 국산밀의 경쟁력을 키울 방침이다. 이에 기존 품위 규격(농산물 검사규격) 외에 품종 순도(약 80% 이상)와 용도별 단백질 수준 등을 반영한 품질 등급 규격을 올해 신설한다. 

지난해 계약재배를 체결한 수매단체들로부터 ‘수매 대금’도 지급받지 못해 우리밀 재배 지속 여부를 두고 고민하고 있던 농가들은 국가 수매 비축제 부활에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 우리밀 재고 증가에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2008년 우리밀 자급률을 2020년 5.1%, 2022년에는 9.9%로 확대한다고 발표했지만 군대·학교급식 등 대형 소비기반 확충에 사실상 무관심한 상태로 일관했다.  

이에 따라 우리밀 자급률이 2008년 0.2%에서 2016년에는 1.6%로 8배까지 늘었음에도 수입밀 대비 4배가량 비싼 가격 탓에 경쟁력을 상실해, 마땅한 소비처 없이 재고만 매년 늘어나고 있었다. 

이 같은 악성재고 증가는 우리밀 자급률 하락으로 이어져 2016년 우리밀 생산량은 3만8705톤, 자급률은 1.8%로 증가세 였으나, 지난해 우리밀 생산량은 2만4115톤으로 급감했고 자급률은 0.8%까지 급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국가 수매비축제가 부활되면 재고 때문에 어려움에 처한 우리밀 재배농가들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2017년부터 재고로 쌓인 우리밀 1만여톤이 비축용으로 전환 될 경우 고질적인 재고와 수급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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