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에 쏠린 눈”…부산, 분양가 대비 두배 ‘껑충’

김영식

ys97kim@naver.com | 2020-12-22 09:24:30

분양권 가격 급등→분양시장 집중→청약경쟁률↑
▲ 신항 개발 호재 등을 탄 부산 일부 지역에서 분양가 대비 두 배 이상 가격이 오른 분양권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정부의 사실상 ‘전국 부동산 규제화’에 일부 지역에서 분양권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치솟는 분양권 거래가격에 부담을 느낀 실수요자들이 또 다시 분양시장으로 몰리며 청약경쟁률 역시 치열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규제지역으로 묶인 부산에서 최근 분양권 거래가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분양권 가격이 일반 분양가 대비 두 배 이상 뛴 단지들까지 속속 등장하며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 2년 새 4억 오른 ‘분양권’ 등장
22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이 부산시 동구 범일동 일대에 짓는 ‘두산위브더제니스 하버시티’ 전용 75㎡C형 분양권이 지난달 7억8,475만 원(27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주택형의 당초 분양가는 3억7,160만 원(27층 기준)으로 분양 이후 약 2년 간 무려 2.1배 오른 셈이다. 
또한 포스코건설이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 조성하는 ‘남천 더샵 프레스티지’ 전용 84㎡B형 분양권도 지난달 11억9,025만 원(4층)에 팔려나가며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해당 단지는 지난해 9월 5억3,100만 원(4층 기준)에 분양됐다. 분양권 가격이 분양가의 2.2배 수준에 달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부산시 사하구 괴정동 일원에 짓는 ‘힐스테이트 사하역’의 분양권 가격도 대폭 올랐다. 이 아파트의 전용 84㎡A형은 지난달 최고 7억6,792만 원(19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 주택형의 분양가가 4억7,452만 원(19층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61.8%나 오른 것이다. 
업계에선 이처럼 분양권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그리는 데 ‘유동성 확대’와 ‘초저금리 기조’, ‘안전자산 인식’, ‘도심 내 부족한 신규공급’ 등을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 
ⓒ 리얼하우스.

실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정부가 유동성을 확대하고 있는 데다 초저금리 기조까지 유지하면서 분양권 시장에 여전히 거대자금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아파트를 포함한 부동산 상품은 인플레이션 헷지(hedge) 기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안전자산이라 느끼는 여론 인식이 아직 강한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시장 흐름에 비춰 시장 불확실성이 강해질수록 부동산 관련 선호도가 높아지는 이유기도 하다. 
이 가운데 부산 도심지역은 재개발‧재건축 위주로 개발이 진행 중이라 신규 주택공급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분양권 가격 상승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같이 분양권 가격 상승으로 분양권 거래에 부담을 느낀 실수요자들이 부산 내 일반 분양시장으로 몰리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15일 1순위 청약접수를 받은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사하’는 평균 16.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치열한 양상을 보였다. 이는 2016년 이후 사하구 내 최고 경쟁률이다. 
또한 이 단지 1순위 청약에서만 1만4,355계좌에 달하는 청약통장이 몰려 사하구 분양시장에서 최대치를 보였다. 기존에 가장 많은 청약통장을 확보했던 ‘부산 e편한세상 사하2차(1만1219계좌)’보다 28.0% 수준 많은 수치다.
부산 수영구 분양시장에서도 대형건설사 아파트를 중심으로 역대급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일 1순위 청약을 받은 ‘힐스테이트 남천역 더퍼스트’는 109가구 모집에 6만824건의 청약통장이 몰려 1순위 평균 558.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경쟁률은 올해 부산 역대 최고 경쟁률이자 수영구 내 역대 최고치다. 
분양평가업체 리얼하우스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부산 주요지역이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데다 올해 6월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규제로 묶이면서 부산 부동산시장이 풍선효과를 톡톡히 누려왔다”면서 “실수요자들의 분양권 가격에 대한 부담이 갈수록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분양시장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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