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준석 대표의 포용적 리더십이 절실하다

온라인뉴스팀

news@segyelocal.com | 2021-08-18 09:55:23

국민의힘에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 크고 무겁다. 우리의 전통과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에 대한 지지를 한데 묶어 보수정당의 방향성을, 보수주의 정치철학의 틀을 바르게 세워 나가야 한다. 국민의힘의 환골탈태가 요청된다. 제1야당이 건실해야 집권층의 ‘독선’을 막을 수 있고, 국민 신뢰 속에 집권도 가능할 터이다. 그런데 당 내홍(內訌)에다 국민의당과의 통합마저 무산됨으로써정권교체에 경고등이 켜졌다.
무엇보다 내년 3월 20대 대선을 성공적으로 관리해야 할 국민의힘 당 대표와 일부 후보들 간 분열상을 보이는 건 퇴행적 행태다. 국민의힘이 예비후보 경선 토론회를 축소해 정책 발표회로 전환하며 토론회를 둘러싼 당내 갈등 진화에 나섰지만 “(윤석열) 금방 정리된다”는 이준석 대표의 발언이 공개되면서, 말의 진의여부를 떠나 ‘공정한 경선관리’에 대한 의구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서병수 선거관리위원장’ 카드가 사실상 불발된 가운데 차기 선관위원장 인선을 놓고 갈등이 다시 점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대선 경선을 앞두고 당 대표와 대권 주자 간 갈등으로 당이 아수라장이 됐다는 성토가 쏟아지고 있는 배경이다. 당 홈페이지의 당원 게시판에서는 해당 발언을 두고 “탄핵하고 비대위를 가야 한다”, “당 지지율을 말아먹고 있다” 등의 원색적인 비판 글마저 계속 올라오고 있을 정도다. 정권 교체를 바라는 유권자가 여전히 절반을 넘나드는 상황에서 국민 기대에 역행하는 행태이다.
여기에다 4·7 재·보선 직후 합당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최근 실무 협상에서 대선 후보 선출 방식, 당명(黨名) 변경 여부 등을 놓고 국민의 힘 이 대표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기나긴 감정싸움만 벌이다가 없던 일로 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야권분열의 모습만 재연하면서 중도와 보수가 연합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정권교체’란 목표는 ‘빈말’이 됐다.
이번 대선은 나라 미래를 두고 철학이 판이하게 다른 양 진영 간 대립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4년여 동안 봐온 정책폭주를 이어갈지, 반대 길로 갈지에 대한 국민 뜻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선 야권의 단일대오 형성이 필수인데 두 야당 대표는 시대적 책무를 방기한 것이다.
최근 중도층이 표심이 국민의힘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이동하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국민은 이러한 야권의 분열양상을 보고 과연 정권교체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만약 안 대표가 독자 출마를 결심하게 된다면 민주당이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유력한 야권 후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후보 적합도가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에 오차범위 밖으로 밀려났다. 당 내부적으로는 경선 준비위원회 주최 토론회로 촉발된 이준석 대표와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갈등이 이번엔 녹취록 파동으로 번지면서 좀처럼 사그러지지 않고 있다. 야권의 내년 대통령선거 정권교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현 시점, 이준석 대표의 포용적 리더십이 절실하다. 지금은 당권 경쟁이 아닌 정권교체가 대의이다. 그렇다면 당 중진 및 대선 후보들과 협의하고 갈등을 조정하는데 힘써야 한다. 이 대표가 전통적 보수당원까지 아우르는 리더십을 발휘할 때다. ‘당내 통합’이란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한다면 한국정치의 참신한 세대교체와 정권 교체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사실 지금처럼 진보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국 정치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선 ‘깨끗하고 따뜻한 보수’가 살아나야 한다. 건전 보수가 화합의 정신으로 새롭게 재건되지 않으면 자멸하게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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