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섬 남동 해안가 마을 바위산 고지에 해풍이 일고 샘을 찾아나선 소녀가 무거운 물동이 이고 가는 늦저녁 북극성이 바오밥나무 위에서 빛나고 긴 가뭄에도 흰꽃을 피워낸 나무는 아득한 별의 광년을 생각한다 소녀의 머리에서 미끄러진 물동이 깨진 조각 틈새로 물이 쏟아져 흐르고 서러움에 우는 소녀 그녀는 어느 마지막 부족의 왕녀였을까 뿌리에 잎을 묶은 악마의 전설 품은 키 큰 바오밥나무도 그때 생겨났을까 소녀는 허기진 배로 나무를 기어오른다 두터운 줄기사이로 물소리 들으려고 몸통에 귀를 가져다 댈 때 거꾸로 일어선 나무는 소녀를 업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듯 곧장, 별똥별 하나가 별무리에서 떨어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