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9명, 급여일 전에 월급 다 쓴다

최경서

noblesse_c@segyelocal.com | 2019-10-15 09:55:30

신용카드로 버티는 ‘월급보릿고개’…가족부양·생활비에 부담

 

 

[세계로컬타임즈 최경서 기자] 직장인 94.6%가 매월 급여일 전에 월급을 이미 다 사용해 버리는 이른바 ‘월급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는 통계가 발표돼 주목되고 있다.


벼룩시장구인구직이 직장인 201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월급 보릿고개를 겪고 있는 직장인은 무려 94.6%에 달한다. 이는 10명 중 9명이 겪고 있는 셈으로 거의 모든 직장인이 월급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이 중 51.3%는 월급 보릿고개를 매월 겪고 있으며 43.3%는 종종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예 겪은 적이 없는 직장인은 5.4%에 그쳤다.


월급 보릿고개를 겪는 주된 이유로는 ‘아껴도 줄어들지 않는 생활비 때문에’(22.5%)가 꼽혔다. 이어 ‘적은 월급 때문에’(20.5%), ‘고정 지출 때문에’(19.7%)가 나란히 뒤를 이었고 ‘계속 오르는 물가 때문에’(16.2%), ‘비고정 지출 때문에’(13.3%), ‘지름신 등 계획성 없는 소비 때문에’(7.7%)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또한, 다음 월급일 전까지 초과해 사용하는 금액은 평균 23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가 33만원으로 가장 많이 초과하고 있었으며 20대(18.7만원), 30대(24만원), 40대(29만원), 50대(33만원) 순으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월급 이상의 과소비를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이들은 평균 17.8일이면 월급을 전부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즉, 한 달의 절반은 월급이 없는 채로 추가 소비를 해야 한다는 셈이 된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15일~20일’이 32.4%로 가장 많았으며 ‘20일~25일’(27.7%), ‘10일~15일’(19.2%), ‘25일~30일(10.9%)’, ‘10일 이하’(9.7%)의 순이었다.


월급 보릿고개를 겪을 때 대처하는 방법으로는 ‘신용카드만 사용한다’(31.6%)가 가장 많았다. 이에 더해 ‘비상금을 사용한다’(20.2%), ‘약속을 잡지 않고 집에만 있는다’(13.7%), ‘안 쓰고 아낀다’(12.2%), ‘마이너스 통장을 활용한다’(9.6%), ‘가족이나 지인에게 돈을 빌린다’(6.9%), ‘투잡이나 알바를 알아본다’(5.8%) 등의 대처법들이 뒤를 이었다.

 
월급의 주요 소비항목으로는 ‘가족부양 및 생활비’(39.8%)가 꼽혔으며 ‘주거비’(17.8%), ‘대출이자’(14.1%), ‘적금·보험’(13.1%), ‘외식비’(8.9%), ‘쇼핑비’(6.4%) 등이 있었다.


유독 월급 보릿고개를 겪는 직장인이 많은 날도 따로 있었다. 직장인 27.2%는 ‘가정의 달 5월’에 월급 보릿고개를 겪고 있으며 여름휴가를 많이 떠나는 ‘7~8월’(26.9%)이 근소한 차이로 뒤따랐다.


이 밖에도 추석 연휴가 있는 ‘9~10월’(18%), 설 연휴가 있는 ‘1~2월’(14.8%), 크리스마스·연말 시즌 ‘12월’(13.2%)도 지출이 많은 날로 선택됐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에는 수입에 맞지 않는 과소비 탓에 이러한 결과가 나온 줄 알았다”며 “지난 달 월급을 다음 월급일까지 남겨놓는다는 게 현재 사회를 봤을 때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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