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 두 달째…일본 여행 안 가니 ‘동남아’가 뜬다
김영식
ys97kim@naver.com | 2019-08-28 11:10:57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일본의 경제보복 이후 들불처럼 번진 국내 ‘노 재팬’ 열기가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 한국인 여행객들의 일본 방문이 크게 줄어든 대신 동남아시아 국가를 찾는 현상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일본이 결국 한국에 대해 수출심사 우대국, 즉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결정을 오늘부터 전격 시행함에 따라 향후 국내 여행업 전반에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와 컨슈머인사이트는 공동으로 한일 갈등이 본격화한 지난 7월 첫째주부터 8월 둘째주까지 총 7주 간 매주 500명의 한국 여행객들의 행태 및 계획 등을 조사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이들 기관이 내놓은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에 따르면 해당 기간 동남아 국가인 베트남이 해외여행 예정지 점유율 14.0%를 기록, 1위로 떠올랐다. 이는 지난해 동기 10.8% 대비 3.2%p 오른 수치다.
반면, 지난해 1위였던 일본은 13.5%로 집계되면서 지난해 25.8%에서 12.3%p 급감, 선두 자리를 내줬다. 대만은 7.0%, 태국은 6.7%로 전년 대비 2.3%p와 1.0%p 각각 오르며 한일 갈등의 반사효과가 집중됐다. 다만 중국과 홍콩은 큰 변동이 없었다.
◆ 일본여행 불매 ‘극적 감소’…“3주 만에 반토막”
이 기간 한국인의 여행 예정지를 ‘주별’로 분석한 결과, 한일 갈등이 촉발된 지난 7월 첫째주 직후 일본여행 계획은 매주 기록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1주엔 22.0%로 2위 베트남을 큰 격차로 앞섰으나 7월 4주에는 12.8% 반토막 난 데 이어 8월 2주에는 6.2%에 그치며 태국(8.8%)보다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대만은 4.3%p, 태국 3.2%p 각각 올라 베트남에 이어 2, 3위를 차지했다.
홍콩의 경우 7월 5주까지 꾸준히 상승하다가 8월 들어 주춤하며 2주차에는 3.6%로 주저앉았다. 계속되는 대규모 시위 영향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이 기간 해외여행 계획률은 42.1%로 전년 대비 2.1%p 상승했다.
일본여행의 이탈은 컸지만 해외여행 전체 수요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간 일본 여행 위축이 아웃바운드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와는 달리 지금까지는 ‘목적지 재편’으로 제한돼 드러나고 있는 모습이다.
연구소 관계자는 “근거리·저비용 기조 안에서 대안으로 대만, 태국 등 가까우면서도 인기가 주춤했던 지역이 다시 뜨고 있다”며 “국내 여행이 유력한 대안이 되도록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기간 국내여행 계획은 70.4%로, 작년보다 1.6%p 올랐다. 주별 추이 역시 여름휴가 피크기간 이후 감소 폭은 전년보다 둔화됐지만, 이는 평소보다 이른 추석 연휴의 영향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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