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제시청, 시장 배우자 의전 논란…"행안부 준수사항 알았다면 안했을 것"
조주연
news9desk@gmail.com | 2018-08-19 11:24:16
[세계로컬신문 조주연 기자] 전북 김제시청 한 간부 공무원의 김제시장 배우자를 수행, 의전하는 듯한 모습이 반복적으로 포착되면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이미 2년 전 관련 내용을 담은 준수사항을 각 지자체에 통보했음에도 김제시 O 과가 해당 준수사항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한 지경이다.
박준배 김제시장이 취임하고 일주일이 지난 7월 초 한 시민으로부터 '김제시 공무원이 시장 배우자를 수행,의전하는 듯 하다'는 제보가 본지에 입수됐다.
제보내용을 취재 하던 중 지난 7월 13일 오전 김제시 한 농업단체 행사장에서 김제시장 배우자 A씨가 포착됐다. 제보자가 언급한 O과 S과장이 A씨 곁에 함께 있었다.
개회식 수십분 전 행사장에 함께 등장한 두 사람은 나란히 동선을 함께 했고 간혹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개회식이 시작되자 A씨는 내빈석에 앉았고 S 과장은 A씨의 지근거리에 머물면서 좀처럼 A씨로부터 눈을 떼지 않는 듯 보였다.
개회식이 끝나자 S 과장은 곧 바로 행사장 내에 설치된 각 읍, 면동 음식부스를 향하는 A씨의 뒤를 따랐다. 분주하게 식사 준비를 하던 시민들을 향해 A씨가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네면 S과장이 "시장님 사모님이에요"라고 거들었다. 간간히 S 과장이 먼저 시민들을 향해 "시장님 사모님 오셨어요"라고 외치는 모습도 보였다.
적어도 그 순간 만큼은 시청직원인지 사모님 수행비서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 상황이었다. 몇 달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수없이 들었던 "시장 후보입니다"라고 외치는 선거 운동원들의 모습이 순간 오버랩 되기도 했다.
그렇게 S과장의 "시장님 사모님이에요"라는 수십번의 소개멘트는 약 50여분 동안 이어졌다.
행사장 내 모든 음식부스에 있는 시민들을 만나는 동안 위 같은 모습은 똑같이 반복됐고 오후 12시 50분께서야 마무리 됐다.
행사장을 떠날 때도 이 둘은 함께 동선을 같이 했고 행사장 밖의 한 식당으로 A씨와 S과장이 함께 들어가는것 까지 확인됐다.
3시간여 시간동안 A씨와 함께한 S 과장이 보여준 모습은 사실상 수행, 의전에 가까워 보였다.
지난 14일 19시 40분께 김제시 도작로 인근의 지역 시민단체 행사장에서 김제시장 배우자 A씨를 다시 볼 수 있었다. 김제시청 공무원 S 과장은 이곳에서도 함께였다. A씨는 수십분간 이곳에 머물렀으며 행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떠났다. A씨가 자리를 뜨자 S 과장도 함께 행사장을 떠났다.
정부는 지난 2016년 6월 '일부 지방자치단체장 배우자와 관련된 위법·부당한 사례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이러한 잘못된 업무처리 관행을 바로 잡고자 한다'며 지방자치단체장 배우자와 관련된 업무처리에 있어 준수해야 할 지침을 마련,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한 바 있다.
주요내용으로 '단체장배우자의 인사개입, 사적 해외출장시 경비지원 금지, 관용차량 사적 이용 금지, 사적 활동 공무원 수행 및 의전 지원금지' 등 7개의 사항이 담겨있었다.
이 중 다섯번째 항목에는 '공무원이 지자체의 단체장 배우자에 대해 의전을 해야 할 법규나 규정, 의전편람 등 근거는 없으며, 단체장 배우자의 공적,사적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비서요원 등으로 전담 배치 지원하는 것은 법령에 위반되는 사항' 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와 관련해 S 과장은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먼저 농업단체 행사와 별 연관성 없어 보이는 O과 S 과장이 농업단체 행사에 참석한 이유에 대해서는 "시정설명 기간이었다. 오후에 부량에 시정 설명회가 있었고 인근에서 열린 해당 농업인 행사를 참석했다. 그런 행사는 간부들이 보통 참석한다. 저는 (농업인 관련행사에) 안 빠지고 갔었다. 당연히 시청 간부들이면 가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O과 간부가 김제시 농업단체 행사에 꾸준히 참석하는지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이어 7월 13일, 수십분 동안 김제시장 배우자 A씨를 시민들에게 소개한 것과 관련해서는 " O과는 전례가 사모님(지자체장 배우자) 들과 같이 있었다. (사모님이) 뻘쭘하니 있어서 짧은 생각에 소개만 해드렸다. 보는 시각에 따라 잘못 되었다고 생각한다면 송구하다"고 해명했다.
행안부 준수사항과 관련해서는 "처음 들어봤다. 행안부의 준수사항은 저희한테 시달된 것도 없었고 읽어본적도 없어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김제시 해당 부서가 이 부분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점은 사실상 정부의 지자체에 대한 정책기조 전달 시스템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어 S과장은 "저희 업무성격이 여성업무를 보고 기존 해 오던 전례대로 해왔던 것 뿐이다. 옛날부터는 그렇게(지자체 배우자 관련) 해오긴 했다. 여성업무보는곳에서 관례적으로 했다. 이런것(자지단체장 배우자에 대한 준수사항)들이 있었더라면 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시민단체 행사장에 함께 모습을 보인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행사에 지역 여성단체 관계자들이 관여해서 참석했던것 뿐인데 그곳에 사모님이 계셨다"고 해명하며 "사모님이 오늘 광복절 공연이 있는데 같이 가지 않겠냐고 제안해서 함께 행사장을 빠져나갔다"고 주장했다.
유독 청렴과 정직을 강조한 후 민선 7기 김제시장에 당선된 박준배 시장이 S과장의 이러한 행보에 어떤 처방을 내릴지 기다려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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