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유언장’ 촉발…신동빈-신동주 추가공방 예고
김영식
ys97kim@naver.com | 2020-06-25 12:09:35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고(故)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20년 전 작성한 유서에서 롯데그룹을 이끌 후계자로 신동빈 회장을 지목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해당 유언장의 법적인 무효를 주장하며 반격에 나서 경영권 공방 2라운드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 신동빈, 명실상부 롯데 1인자 등극
25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지난 2000년 3월 신 명예회장 자필로 작성‧서명된 유언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도쿄 사무실 금고에서 발견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연됐던 신 명예회장의 사무실 정리 도중 발견된 유언장은 이달 일본 법원에서 상속인들의 대리인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개봉됐다.
공개된 유언장에는 롯데그룹의 후계자는 신동빈 회장으로 지정한다는 내용과 함께 그룹(한국‧일본 및 그 외 지역) 발전을 위해 협력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신동주 전 부회장에 대해서는 “연구·개발에 한해 참여하라”는 유언이 담겼다. 신동빈 회장은 해당 사실을 한‧일 양국의 롯데그룹 임원들에게 전달했다.
이와 관련, 유언장 공개 이후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사장 및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 이에 따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현 롯데홀딩스 사장은 대표직에서 물러나 이사직만을 유지하게 된다.
이번 주총 승리로 신 회장은 일본롯데 지주사인 롯데홀딩스를 이끄는 단일 대표이사 사장이자 일본 롯데그룹의 회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실질적으로 고 신격호 창업주의 역할을 이어받아 수행하게 된 셈으로, 향후 그룹 내 영향력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대내외 경제 상황이 어려운 만큼 선대 회장의 업적과 정신 계승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롯데그룹을 이끌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친 유언장과 관련해선 “‘롯데그룹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전 사원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라’는 명예회장의 유지(遺旨)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 신동주, “앞으로도 경영정상화 힘쓸 것”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유언장 공개에 강한 반발심을 드러내고 있다. 유언장이 법적 구성요건을 갖추지 못해 효력 자체가 없으며, 내용 또한 신 명예회장의 생전 발언과 완전히 다르다며 진위 여부가 의심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신 전 부회장은 유언장이 발견된 상황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신 명예회장 사후 5개월 동안 유언장의 존재를 부인해온 그룹이 왜 현 시점 공개한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일본롯데가 지배하는 곳인 신 명예회장 집무실 내 금고에서 유언장이 발견됐다는 데 대해서도 매달 금고 내 내용물을 확인‧기록하는 만큼 부자연스럽다고 했다.
특히 신 전 부회장은 앞으로도 롯데그룹의 경영정상화 실현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롯데가(家) 형제의 추가 경영권 다툼은 예고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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