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메가-리전’ 구축…경기남부 부동산 ‘들썩’

김영식

ys97kim@naver.com | 2024-03-28 13:31:37

국가기간산업 지정…반도체 매개로 거대 도시권 형성
▲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진행 중인 용인시 원삼면 일대 모습이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AI시대가 문을 열면서 세계 반도체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경기 남부권에 ‘메가-리전(mega-region)’을 구축해 활로를 모색하며, 글로벌 기업들의 합종연횡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투자가 이어지는 곳은 조 단위의 투자금이 몰려 수요를 창출하고, 첨단 산업도시 지위를 강화하는 만큼 수혜 지역 내 부동산 시장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올해 해당지역 1만2천여 가구 공급
28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용인·수원·화성·오산·평택·이천·안성 등 반도체 메가-리전 지역에 1만2,000여 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들 도시는 반도체라는 매개체를 통한 경제적 연결고리로 거대 도시권을 형성, 수도권 분양시장의 핵심축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현재 AI 생태계에서 AI반도체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추론한 결과를 도출해내기 위해 필수적인 부품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AI반도체 시장은 2026년까지 약 113조 원으로 작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반도체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자 정부·지자체·기업이 손잡고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 중 용인 처인구의 ‘첨단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가 단연 반도체 메가-리전의 심장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622조 원을 투자하고, 정부도 국가적 기간(基幹) 산업임을 인지하고 인프라 구축, 세제 혜택 등 지원사격에 나선다. SK하이닉스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에 반도체 생산시설(팹)을 2025년 3월 착공하고 2046년까지 총 4기의 팹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미국과 일본, 대만 등이 자국 내 반도체 클러스터 강화는 물론 해외 기업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자국에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민생토론회를 용인에서 지속적으로 여는 것에서 볼 때 경기 남부권에 투자가 이어질 것이며, 총선 이후로 좀 더 구체적 윤곽이 나올 가능성이 점쳐진다”고 말했다.
ⓒ부동산인포.

이런 대규모 반도체 투자 움직임은 해당 지역의 부동산시장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고용 기회 증가, 인구 유입, 상업 및 주거 수요 증가 등 가능성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부동산 침체 속에서도 용인, 안성, 수원 등이 속한 경부2권은 올 3월 중순 기준 작년 6월보다 아파트값이 1.41% 올랐다. 용인 처인구(2.79%), 수원 영통구(5.47%) 등 반도체 수혜 지역이 가격 상승을 리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용인 아파트값은 5년 전(2019년 3월) 대비 17.37% 뛰었고, 수원은 20.45%, 화성은 12.74% 급등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집값이 8.23%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가파른 모습이다.

[ⓒ 세계로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