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작품전시가 개최되고 있으며, 수많은 작업자가 자신의 작품을 탄생 시키기 위해 내적 외적으로 고군분투 중이다. 하지만 관람객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작가의 작업 결과물인 작품을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힘들다. 갤러리에서 작가와 깊은 대화를 나누기 전에는 완벽한 소통이 아닌 순간의 감성 소통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사진작가 변성진의 <예술가, 그게 뭔데?>는 이런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갈하기 위한 취지에서 시작됐다. 예술을 위해 자신의 삶을 사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작가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예술이란 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등등 예술가 이야기를 군더더기없는 질의·응답 형식으로 들어봤다. 관련 릴레이 인터뷰 중 세 번째로, 한복 등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미를 카메라에 담아낸다는 양희진 작가 이야기를 들어봤다. ▲ 2021 잇다스페이스 소록 ‘상량문’ 전시 장면.(사진=작가 제공) Q: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전통을 담는 사진작가 양희진입니다. 주로 한복을 소재 삼아 다양한 서사, 민담, 잘 알려지지 않은 설화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사진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유럽에 거주하며 겪었던 일들이 지금의 작업에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국을 떠나 멀리서 바라보았을 때 우리나라의 아름다움과 멋을 비로소 알 수 있었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지인이었던 한복 디자이너에게 제안해 협업하는 것으로 첫 한복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단순한 사진 기술자가 아닌 사진작가로서 제작의 모든 부분에 관여해 작품을 만들어오고 있습니다. 종종 예산이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지만 사진 전시나 여러 한복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작업 또는 활동 사항이 궁금합니다. A: 평소에는 행사나 제품, 웨딩 등의 상업 촬영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개인 작품 활동에 구애받지 않고 온전히 투자하고자 다양한 촬영 현장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비용을 들이는 데 많이 고민하지 않기 때문에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전시공간이나 특정 브랜드에 먼저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그에 맞춰 작업을 준비하는 편입니다. 예술과는 관계없는 직종에서 8년간 직장생활을 하다 사진에 늦게 뛰어든 만큼 상업과 예술, 경계를 가리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작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패션에도 관심이 많은데 최근에는 색동과 탈춤을 소재로 한 작업이 해외 매거진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국내외 할 것 없이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다운 멋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 소풍(15x20cm).ⓒ양희진 작가 Q: 지금 하는 일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A: 해외에서 시간을 보내는 시간 동안 문득 의문이 들었습니다. 한국에 대해 알지도 못한 채 의무적으로 여행을 다니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외국인 친구에게 제대로 된 설명조차 할 수 없던 저 자신을 보며 고민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이 덕분에 더욱 우리나라의 전통과 서사에 더욱 관심을 두고 특히 한국의 색, 아름다운 청색과 다양한 색깔의 한복에 매료됐습니다. 저의 작품 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이 우리 것에 공감하며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나갔으면 합니다. 한국의 정서와 멋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문화적 측면에서, 더 발전하고 알려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과거의 것을 다루며 당시엔 의미가 없던 것들 또한 재조명되고 제가 설정한 것들이 새롭게 재탄생함으로써 가치가 부여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작업을 이어가며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자신만의 색을 더욱 또렷이 만들어 가기 위해 고민하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Q: 추구하는 작업 방향 또는 스타일이 있다면. A: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면 핸드폰을 꺼내 들어 메모하곤 합니다. 여러 데이터가 쌓이고 촬영을 위한 하나의 시안을 완성 시킵니다. 작은 소품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디테일한 것에 더욱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지난 개인전 ‘아비’ 때처럼 쌀가마니를 장인들에게 의뢰해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촬영 현장에서는 계획에 없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즉흥적인 연출을 자주 하는 편입니다. 함께하는 작업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둡니다. ▲ 두선(59.4X81.4cm).ⓒ양희진 작가 Q: 내가 생각하는 예술이란. A: 공감입니다. 예술에 대해 그 가치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작가로서 단순히 미감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프레임에 담기는 것 하나하나가 유의미해야 한다 생각하고, 그것들을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비로소 공감과 소통을 끌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시대 사회, 문화적 분야에 따라 다를 수 있는 부분을 메우기 위해 기술적인 부분 또한 감성적인 부분의 결합이 이뤄지며, 그러한 것들의 작업에서 공감을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더욱 다양한 한국적 소재를 다루며 꾸준한 전시 활동을 할 계획입니다. 또한 사진뿐 아니라 다양한 매체(영상, 설치 등)를 활용해 여러 관점의 해석과 미적 영역을 폭넓게 확대하고 실현해내고자 합니다. ▲ 환기.ⓒ양희진 작가 [인터뷰: 변성진 작가/ 자료제공: 양희진 작가/ 편집: 김영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