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시중자금 1천2백조…“투자처 유도 필요”

김영식

ys97kim@naver.com | 2020-09-06 13:55:31

부동산·증시·뉴딜펀드 등 관심 조짐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시중에 길 잃은 돈이 무려 1,200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국내 확산 및 저금리 기조 강화에 따른 초저금리 시대 영향 등으로 결국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가파르게 올랐다는 분석이다.  


◆ 코로나19 및 초저금리 원인


6일 한국은행.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국내 단기 부동자금 규모는 6월말 기준 약 1,273조6,6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 예금을 포괄하는 M1(협의통화) 1,058조1,000억 원, 머니마켓펀드(MMF) 135조 원, 양도성예금증서(CD)·환매조건부채권(RP) 등 29조 원, 종합자산관리계좌(CMA) 5조3,600억 원,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 46조2,000억 원 등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1,089조 원에서 올 3월 1,148조 원으로 증가해 1,100조 원 대를 돌파하더니 3개월 새 다시 1,200조 원 대를 넘어선 것이다. 석 달 간 늘어난 부동자금 규모는 125조6,000억 원으로 월 평균 42조 원 늘어난 셈이다.


지난 3월까지 평균 20조 원씩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두 배 수준 가팔라졌다. 저금리 여파에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떠도는 자금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얘기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의 경우 사상 처음으로 0%대에 진입한 상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7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서 지난달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0.82%로 전월 대비 0.07%포인트 내려갔다.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도 0.94%로 하락해 첫 0%대 진입했다.


시중에 넘치는 자금이 부동산이나 증시로 지속적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이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는 최근까지 2,300선을 오르내리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행렬에도 소액투자자들의 매수세는 여전하다.


특히 최근 카카오게임즈 공모 청약에는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인 58조55억 원의 증거금이 몰리는 등 투자 ‘광풍’이 몰아치기도 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주택 매수세가 한풀 꺾이기도 했지만 집값 오름세는 여전해 그동안 관망세에 들어갔던 자금이 다시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관측에도 무게가 실린다.


아울러 최근 정부가 윤곽을 드러낸 ‘뉴딜펀드’에 시중 부동자금이 흘러갈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부동산 등으로 쏠리는 시중 유동성을 더욱 생산적인 투자처로 흐르게 만들기 위해 5년간 20조 원 규모의 ‘정책형 뉴딜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목표 수익률은 원금에 최소 연 1.5% 이상으로 설정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부동자금에 대한 세밀한 투자처 유도 등 더욱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투자자 관심도 그간 부동산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더 다양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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