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택의 세상만사] 윤석열 선대위 비전 제시하길

news@segyelocal.com | 2021-12-13 14:36:21

▲나경택 칭찬합시다 운동본부 총재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의 갈등, 이준석 대표의 잠행 소동 등 진동 끝에 후보 선출 31일 만에야 닻을 올렸다. 

 

윤 후보는 연설문에서 “지겹도록 역겨운 위선 정권을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며, “아흔아홉 가지가 달라도 정권교체 뜻 하나는 같다면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다. 무조건 단합을 역설할 것은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여전히 잠복해 있음을 반증하는 발언이다.


실제로 지난한 달 국민의힘 내부에서 벌어진 알력은 실망스러웠다. 비전과 정책 노선 투쟁과는 거리가 먼 권력다툼 성격이 짙었다.
■ 지각 출범…갈등 속 선대위

이른바 ‘윤핵관’으로 불린 윤 후보 측 일부 인사들이 “조건없는 합류선언이 없으면 끝”이라며 최후통첩 운운하자, 김 위원장이 “주접을 떤다”는 반응까지 보였다.
이 대표는 사실상 당무를 거부한 채 지방을 돌았다. 이 과정에서 윤 후보는 정치력과 리더십에 한계를 드러냈다. 결국 실망한 지지층 반발이 거세지고 지지율이 흔들리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골든 크로스’ 분석까지 나온 뒤에야 부랴부랴 갈등을 봉합했다.
비록 선대위를 지각 출범시키긴 했지만 그동안 무엇 때문에 선대위 갈등이 벌어졌고, 뭐가 해소됐는지도 불분명하다.
국민만 우롱당한 느낌이 들 정도다. 문제는 윤 후보가 지난 한 달을 선대위 문제에 매달려 허송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윤 후보 주변에선 반문 깃발만 펄럭였을 뿐 구체적인 국정 비전이나 정책 공약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여태껏 정제된 대표 공약 하나 내놓은 게 없다.
주로 문제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고 이를 뒤집겠다는 말만 해 왔을 뿐이다. 최저임금제와 주52시간에 대한 일부 중소기업인의 고충을 거론하며 “비현실적 제도는 다 철폐해 나가겠다”고 말해 이미 뿌리를 내리고 있는 제도를 어떻게 철폐한다는 것이냐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젠 달라져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바로잡는 것도 필요하지만 ‘윤석열표’ 국가 비전 제시가 더 중요하다. 선대위가 구성된 만큼 이젠 “공정”, “정권교체” 구호를 넘어 어떤 나라를 만들겠다는 건지, 경제와 복지는 어떻게 바뀌는 것인지에 대해 좀 더 국제적인 공약과 정책을 서둘러 내놔야 한다.
윤 후보는 출범식 연설에서 “민주당 정부가 코로나 중환자 병실을 늘리는 데 쓸 돈을 표를 얻으려고 전 국민에게 무분별하게 뿌려댔다”며,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을 심판하고 지겹도록 역겨운 위선 정권을 반드시 교체하자”고 말했다. 대선에서 지면 향후 지방선거와 총선에서도 패할 수 있다며 100가지 중 99가지가 달라도 정권교체의 뜻 하나만 같다면 단합하자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우선 선대위 잡음부터 정비해야 한다. 이 대표는 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를 일컫는 ‘윤핵관’을 겨냥한 발언을 했는데, 선대위에서 어떻게 정리됐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김종인 위원장이 김병준 위원장의 경제관에 대한 질문에 “경제상식이 없는 사람이 시장경제를 내세워 자유주의자 처럼 행세한다”고 한 것도 향후 주도권 갈등을 짐작하게 한다.
차제에 윤 후보는 자리 사냥꾼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선대위 안팎에는 과거 정권에 몸담았던 이들과 정파를 옮겨 다니며 승리의 떡고물을 노려온 구태 정치인이 몰려든다고 한다. 출범식 전날 인사 잡음이 나기도 했다.
윤 후보 공약에 기대를 

연설에서 윤 후보는 자신이 꿈꾸는 대한민국은 ‘기본이 튼튼한 나라’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자유와 공정’을 강조했다. 정부는 공정한 경쟁여건을 조성하고, 민간은 창의와 상상을 발휘하는 경제를 만들어 경제성장과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취약 계층을 보호하는 사회안전망을 더 두툼하게 마련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가 성·연령·소득별로 다층적인 갈등과 위기에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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