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학계 “경험 못한 피해 가능성…3단계 불가피”
김영식
ys97kim@naver.com | 2020-08-24 14:15:47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1일 연속 세자릿수를 이어가는 등 재확산세가 뚜렷한 가운데 전문가‧집단의 3단계 격상 요구가 날로 거세지고 있다.
이미 3단계 요건 일부가 충족된 현 상황에서 자칫 격상 시점을 놓칠 경우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사회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경고가 감염병 유관학계로부터 제기됐다.
◆ “정부 제시한 3단계 요건 이미 충족”
대한감염학회 등 유관학계는 24일 ‘코로나19 급증에 따른 전문학술단체 성명서’를 내고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은 불가피하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들은 “전날 전국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상향 조정됐으나 이런 수준의 조치로는 현재 유행 상황에 대응하기에 역부족”이라며 “같은날(23일) 현재 국내 신규 확진 환자가 400명에 육박했고 지난 2주간 2,000명을 넘어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월 28일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를 1~3단계로 제시하면서 일일 신규 확진 환자 수, 감염경로가 불명확한 환자의 비율, 집단발병 양상, 방역망 내에서 발생하는 환자의 비율 등을 기준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에 학계는 “현재 상황은 당시 정부가 제시한 3단계의 기준을 이미 충족했다”며 “방역 조치는 조기에 적용돼야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병상이 급속도로 포화돼가는 등 장기간 버텨온 의료체계도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에 이르렀다”면서 “방역에 성공하지 못하면 경제를 비롯한 사회의 여러 가치들도 지키지 못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역학적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유행은 쉽게 잡히지 않고 이전에 우리가 경험해온 것과는 다른 규모의 피해를 남길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의 유행을 억제하지 못하면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나와 내 가족을 잃게 될 수도 있으며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경제적인 피해도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학계는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정부의 거리두기 단계를 넘어서 국민들께서 적극적으로 행동해 주기를 부탁드린다”며 “가급적이면 대면활동을 최소화하고 불가피한 모임 속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꼭 실천해주시길 바란다. 부디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4일 0시 기준 국내 확진자 수는 266명으로 나흘 만에 200명대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이를 두고 최근 확산세가 진정됐다고 보는 전문가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주말 기간 검사 수 감소 ▲서울 신규 확진자 1/3 등 ‘깜깜이’ 환자 급증 ▲의료계 파업 등을 그 이유로 꼽고 있다.
한편, 이번 성명에 참여한 곳은 대한감염학회,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대한소아감염학회, 대한응급의학회,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대한임상미생물학회, 대한중환자의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 한국역학회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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