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합병 도운’ 국민연금…분식 논란에도 삼바 주식 매입
김영식
ys97kim@naver.com | 2018-11-20 14:21:29
증선위가 이번에 위법으로 결론 낸 회계법인들의 이른바 ‘삼바 기업가치 19조 원 부풀리기’를 그대로 받아들인 국민연금은 당시 결국 합병에 찬성했다.
하지만 이후 국민연금에 대한 삼성 합병 관련 의혹이 줄기차게 쏟아졌고, 문형표 전 이사장은 합병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이 분식회계 논란 이후에도 삼바 주식을 추가로 사들였으며, 삼바가 상장폐지될 경우 혈세 1조 원 규모가 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20일 유재중(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국민연금은 삼바 주식 203만주를 보유 중인 상태로, 이는 지난해 말 189만주보다 14만주를 더 매입한 셈이다.
거래중지 전일인 14일 종가기준(33만 4,500원)으로 환산하면 이는 6,790억 원에 달한다. 만일 한국거래소가 삼바의 상폐를 최종 결정할 경우 해당 금액은 고스란히 손실로 반영된다.
문제는 삼바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진 이후에도 국민연금이 이 종목을 계속 사들였다는 점이다. 유 의원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삼바 분식회계 의혹 관련 사안을 금융위에 공식 보고한 시점인 지난 5월 이후에도 국민연금은 해당 주식을 매입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삼바 지분율은 지난 4월 3%에서 최근 4% 이상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유 의원 주장의 골자다.
이와 관련, 유 의원은 “국민연금의 삼바 주식을 보유금액으로 계산하면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5월 금감원의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발표 후에도 주식을 계속 매입한 경위를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을 총괄하는 보건복지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삼바 분식 의혹 사건은 최근 이 부회장 승계 사안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음에도 당시 삼바 성장 가능성을 의심치 않고 찬성표를 던진 데 이어 최근 논란 이후에도 계속 삼바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의심 받는 국민연금 역할론에 대한 회의적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 세계로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