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연임, ‘채용비리 의혹’ 발목?
김영식
ys97kim@naver.com | 2019-02-26 14:43:22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이르면 3월 초 차기 은행장 후보자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현 함영주 행장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선 함 행장의 3연임 가능성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다만 KEB하나은행 노조가 함 행장의 ‘채용비리 의혹’을 이유로 연임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년 연속 ‘2조 클럽’ 달성 등 탁월한 실적 배경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전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함 행장을 포함한 은행장 후보군에 대한 압축 작업을 마무리했다.
후보군에는 함 행장을 비롯, 황효상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등 부행장 그룹과 하나캐피탈 윤규진 대표 등 계열사 CEO 그룹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추위는 이번 주 내에 차기 KEB하나은행장 최종 후보자를 결정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내달로 임기가 만료되는 함 행장의 경우 그간의 경영 능력 면에서 인정받으며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함 행장은 지난 2015년 통합은행 출범 이후 KEB하나은행을 무난히 이끌고 있다는 점과 지난해 2조92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2년 연속 ‘2조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는 점 등에서 탁월한 경영 능력을 평가받고 있다.
함 행장은 또 통합은행 출범 이후 숙제로 남았던 하나은행-외환은행 간 ‘화학적 결합’에 성공해 KEB하나은행의 인사·급여·복지제도 일원화를 이뤄냈다.
하지만 최근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구속 등으로 금융권 채용비리와 관련, 여론의 높은 관심이 함 행장에게도 쏟아지고 있다는 게 연임 성공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함 행장은 현재 채용비리 혐의와 관련해 1심 재판을 진행 중인 상태다.
앞서 검찰은 함 행장이 지인으로부터 취업 청탁을 받아 이를 인사 담당자에게 지시‧관철했으며, 사전에 남녀 합격자 비율을 임의로 정해 채용절차를 진행했다는 등을 이유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노조, “함 행장 연임? 실적 이유로 면죄부 주려는 한심한 여론몰이”
이를 이유로 함 행장의 ‘자격성’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는 노조의 반발 역시 높아지고 있다.
KEB하나은행 노조는 전날 성명을 내고 함 행장 연임에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이들은 지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3연임 역시 강력 반대하기도 했다.
노조는 “함 행장의 경영능력 우수성을 뒷받침할 객관적 근거가 없으며, 되레 하나·외환은행 제도통합이 예정보다 1년 넘게 미뤄지게 된 단초를 제공, 결국 조기 통합의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반발했다.
이어 “채용 비리 혐의로 은행의 브랜드 가치를 실추시키는 도덕적 결함을 지닌 함 행장은 더 이상 은행장 자격이 없다”면서 “함 행장은 채용 비리 재판 결과에 따라 임기 도중 물러나야 할 수도 있다”고 연임 저지 의사를 밝혔다.
전국금융산업노조(금융노조) 역시 함 행장의 채용비리 혐의를 지적하며 “연임은커녕 법의 심판으로 단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역시 전날 성명을 통해 “검찰 수사 결과 부당 청탁에 따른 채용비리 지시와 남성 위주 성차별 채용비리 개입도 확인됐다”면서 “함 행장의 연임 관측은 실적을 이유로 면죄부를 주려는 한심한 여론몰이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함 행장이 있어야 할 곳은 안온한 행장실이 아니라 준엄한 심판이 내려질 법정”이라며 “하나금융그룹과 KEB하나은행의 임추위가 그를 후보 선정에서 배제하는 것이 청년들에게 지은 죄를 조금이나마 갚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함 행장 스스로 연임을 포기하고 임추위도 후보 선정에서 배제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임추위는 오는 28일 한 차례 더 회의를 열어 후보군을 추려 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에 최종 후보 결정을 맡긴다. 이후 행추위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자 선정 작업이 이뤄지면 이사회에 최종 보고된다. 정기 주총은 다음달 22일로 예정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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