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제조 기업’ 시몬스?… 갑질 이어 회삿돈 유용 의혹
김영식
ys97kim@naver.com | 2019-01-04 14:54:01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국내 2위 침대업체 시몬스가 잇단 의혹 제기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보다 앞서 일방적 계약 통보로 대리점에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이번엔 시몬스 대표가 외국인 가사 도우미를 불법 고용하고, 자택 인테리어를 위해 회사 공금을 유용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오너 리스크, 시몬스도 예외 아니다?…외국인 불법고용 의혹
4일 JTBC 단독보도에 따르면 시몬스 대표 안모 씨가 필리핀 여성을 불법 고용해 회사 직원으로 등록, 집안일을 시키고 딸에게 영어도 가르치게 했다는 내용의 폭로가 나왔다. 지난해 큰 파문을 일으켰던 대한항공 오너 일가가 받은 혐의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매체가 확보한 필리핀 여성 A씨의 지난 2011년 근로 계약서를 살펴보면 A씨는 시몬스 침대 해외 마케팅팀 직원으로 등록됐다. 이듬해 작성된 출장 명령서엔 A씨가 시장 조사 등을 목적으로 한 미국 애틀랜타 출장 기록이 담겼다.
하지만 A씨가 회사 직원으로 위장해 가사 도우미를 했다는 이른바 ‘불법 고용‘에 대한 정황은 업무 인수인계서에서 보다 명확해진다.
후임 도우미를 위해 작성됐다는 이 인계서에는 A씨가 시몬스 본사 안 대표 집에 거주하면서 초등생 딸을 상대로 영어를 가르치고, 청소 등 집안 일을 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함께 일했다는 또 다른 도우미는 'A씨의 미국 애틀랜타 출장도 안 대표 딸의 미국 연수에 동행한 것에 불과했다'고 확인했다.
문제는 A씨가 가사 도우미 일을 그만 둘 때까지 회삿돈으로 급여를 받아왔다는 점으로,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1년 간 2,900여만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안 대표는 자택의 인테리어 용도로 회삿돈을 끌어다 썼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시몬스 침대가 2년 간 법인 명의로 수입한 물품 목록을 통해 이 같은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시몬스 침대가 법인 명의로 2016년과 2017년 관세청에 신고한 수입 내역서에는 2억 원 주방가구 세트와 6,000만 원 냉장고, 1억 원 조각품 등이 포함됐다.
시몬스 측이 이런 물품을 수입한 시기는 안 대표가 서울 삼성동 자택을 지을 때와 겹쳐 있으며, ‘안 대표 자택 인테리어에 (해당 물품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부 폭로도 나온 상태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시몬스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외국인 가사도우미 고용 관련 이는 2011년 당시 발생한 일이며 최근에는 없었다”며 “일부 인테리어 물품에 대해선 직영매장에서 쓰기 위해 수입했다가 대표 개인비용으로 다시 구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시몬스 침대에서는 사측의 일방적 계약 변경 통보를 이유로 일부 대리점주들이 이에 반발, 지난달 초 불공정 거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시몬스 본사를 신고한 바 있다.
이후 시몬스 본사가 해명하는 과정에서 ‘일부 거상 대리점주들의 일방적 주장’이란 표현을 사용하면서 논란을 스스로 키웠다. 이들 점주가 참여한 ‘시몬스갑질저지비상대책위원회’가 즉각 반발한 것이다.
시몬스 침대, “일부 거상 점주들의 일방적 주장”…논란 자초
당시 비대위는 성명을 내어 “본사 해명은 사실관계를 완전히 왜곡한 것”이라며 “대리점들 사이에 분열을 야기하고 여론을 호도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대위 소속 대리점은 총 16개인데 대다수 매장은 월 매출 2,000만 원~1억 원 미만에 불과해 본사가 표현한 거상과는 거리가 멀다”면서 “이 사건의 본질은 대리점 매출이 많고 적음이 아닌 시몬스가 본사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리점들에게 현격히 불리한 체결을 강요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시몬스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가겠다’던 기존 입장은 잇단 의혹 속에 그 의미가 퇴색됐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 SNS 등 온라인상에는 시몬스 브랜드 자체에 부정적인 내용이 담긴 글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시몬스 침대가 오랜 기간 공들여온 소비자 신뢰가 단기간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 세계로컬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